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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너무 하기 싫은데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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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게임을 할 때면 항상 즐거웠던 것 같다.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같은 잼민 게임들부터 이런저런 모바일 게임, 젤다 같은 닌텐도 콘솔 게임들까지.

게임 하는 시간은 항상 즐거웠고, 몇시간 재밌게 즐기고 나면 후련했다.

그리고 나서 책을 읽던 공부를 하던 내 할 일을 했다.

그런데, 롤을 시작하고 나서는 무언가 이상해져버린 기분이다.

시작한지는 3년쯤 된 것 같다.

처음에는 일반 게임만 주구장창했다.

일반겜은 재밌었다.

이런저런 챔프도 써보고, 스킨 욕심도 생겨나기 시작해 태어나서 처음 현질이란 것을 해보기도 했다.

(지금까지 70 정도 쓴 듯)

본계정만 2년 동안 일반 2000판을 박았을 정도니 말 다했다.

그래도 롤 말고도 다른 게임들도 간간히 했고, 여전히 내게 게임은 즐기는 것이었다.

그러다 처음 랭겜을 시작해보게 되었다.

이기면 점수가 오르고, 지면 떨어졌다.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인 일반겜과는 많이 달랐다.

점수가 떨어지면 복구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큐를 돌리게 되고, 점수를 올리면 흐름을 타야 한다는 생각에 또 큐를 돌리게 되었다.

정말 중독처럼 롤을 했다.

새벽에 부모님이 깨어나시기도 전에 몰래 혼자 일어나 랭겜을 돌렸고, 피씨방은 일상 루틴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시험 성적은 개판이 났다.

나름 좋은 성적에 자부심이 있던 터였는데, 충격이 컸다.

그럼에도 큐를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눈 앞에는 아무 감정도 없이 그저 큐를 돌리고 있는 내 자신이 있었다.

너무 한심했다.

어느새부턴가 더는 내게 게임은 즐기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롤은 내게 재미를 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항상 비는 시간이 생기면 어김없이 롤을 켰다.

그것 말고는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다른 게임들은 눈에 들어오지조차 않았다.



롤을 너무나도 미치도록 그만하고 싶다.

그런데도 그게 안 된다.



하루에도 시간만 생기면 전적을 확인하고 유튜브로 롤 강의나 찾아 듣는 내가 너무 병신 같아서 미칠 것 같다.

롤 그까짓거 마스터 달고 챌린저 달면 뭐하나.

현실의 내가 바뀌는 건 단 하나도 없다.

그걸 알면서도 큐를 돌리는 내가 너무 싫다.

롤을 하면 할수록 인생이 나락으로 빠져가는 기분이다.

롤에 바친 내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후회스럽다.



인강 틀어놓고 1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아트록스 템트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날 보니 너무 병신새끼 같아서 푸념글 싸질러 본다…

수능이 2년 남았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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