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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롤은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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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랭겜 돌리고 강제서렌 당했는데 이렇게라도 분을 풀어보고자 글 쓴다..

그냥 어떤 병신이 석 ㅈㄴ 나가서 과거회상(?) 하며 쓴 글이니까 읽을거면 그냥 재미로만 읽어줬으면 한다.




















나는 올해 17살 되는 급식이고, 롤은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시작했다. 아마 요네가 출시되고 직후에 시작했던 것 같다.

오버워치를 많이 하던 시절 슬슬 오버워치에 질리는 것을 느낀 나는 새로운 게임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같은 검도관에 다니던 친한 겜잘알 친구에게 할 게임이 없냐고 물어본 게 롤을 접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롤을 시작했다. 새로 나왔다는 신규 챔피언의 컨셉과 스킬셋이 재밌어 보여서 그 챔피언을 할 생각으로 롤을 처음 깔았다.

튜토리얼을 마친 나는 보상으로 받은 이즈리얼과 럭스로 봇전을 돌렸다.

그리고는 곧 나에게 롤을 권유했던 친구와 일반겜도 돌리기 시작했다. 물론 포지션은 원딜로 시작했다.

당연히 롤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팀원에게 때때로 욕을 먹기 일쑤였고, 처음으로 사람같이 한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은 이상하게도 나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파랑 정수를 모아서 처음으로 챔피언을 샀다. 그 챔피언이 요네였다.

난 요네를 잘 하고 싶었다. 그래서 게임할 시간이 나면 일반겜에서 미드선을 외치며 요네 픽을 박았다. 라인이 튕기면 탑을 가기도 하고, 원딜을 가기도 하고, 정글을 가기도 하였다. 물론 요네로.

요네 원챔을 하리라 다짐했다. 내가 이 게임을 하면서 게임 내적으로 어떤 일이 있던 요네만큼은 잘 하고 싶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나고,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처음 만난 친구들과 게임을 계기로 친해지고, 같이 게임을 하게 되었다.

개중에는 나와 다른 친구들에 의해 롤을 처음 시작한 애들도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와 5인큐를 돌리는 게 일상이 되었을 무렵, 골드 티어였던 친구에게 들은 말이 있다.

게임을 지지리도 못 한다는 말.

맞는 말이었다. 랭겜도 돌리지 못하는 레벨에, 롤보다는 다른 게임을 많이 했으니까.

지금 와서 생각하면 못 하는 게 당연한 일이고, 잘 하고 싶으면 더 열심히 하리라 가벼운 다짐만 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인데도 지금보다도 생각이 성숙하지 않았던 당시의 나는 괜히 자존심이 상했다.

그 이후로 나름대로의 맹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템트리라는 말을 알게 되고, 사이드 개념을 알게 되고, 아이템은 막 가는 것이 아닌 챔피언, 상황별로 달리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롤을 배워 가는 것이 즐거웠다. 당장이라도 소환사의 협곡에서 요네를 픽하고 날뛰고 싶었다.

하지만 내 손가락은 따라주지 못했다.

돌아오는 E에 달린 저지불가 판정은 활용하지 못했고, 사거리를 재지 못해 솔킬을 따이기 일쑤였다.

친구들과 5인큐를 할 때면, 할 줄 아는 게 미드 요네밖에 없는데 어느새 나보다 늦게 시작한 친구가 탑 라인에서 1인분을 하는 것에 이상한 조바심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글로 써내리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의 흑역사지만 당시의 나는 꽤나 진지했다.

그렇게 중학교 1학년이 지나갔다. 내 롤 실력은 미미한 발전만을 이룬 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쟤 롤 ㅈㄴ 못한다고 놀리기라도 했지만, 나중에 가니 오히려 동정해주기 시작했다. 내가 그때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게임에 임했다면 지금 아이언에서 썩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중학교 2학년, 나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역시나 친구들과 친해진 계기는 취미생활이었다. 게임, 애니메이션, 프라모델 등등 반 친구들과 겹치는 취미가 많았던 덕에 내향적인 나도 새로운 지역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5인큐를 돌렸다. 결과는 당연히 같았지만.

난 더 롤에 매진했다. 좋아하던 닌텐도는 쳐다도 보지 않았고, 게임할 시간이 나는 대로 롤에 몰두했다.

80레벨, 90레벨을 넘어 어느새 소환사 레벨이 세 자릿수가 되었고, 티어가 높은 친구들과 유튜브의 가르침을 받으며 요령있게 롤 실력을 키워왔다.

중간에 내 실력에 현타가 와서 잠시 롤을 접기도 하고, 다시 복귀하고서 뭔가 깨달은 듯 더 잘 풀리는 게임과 발전한 내 피지컬을 보고 신기함을 느끼기도 했다.

원챔으로는 티어를 올릴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메이지를 연습하기도 했다. 상대가 어떤 챔피언이 나와도 후픽으로 카운터를 뽑을 수 있게.

라인이 튕겼을 때를 대비해 다른 라인에서도 1인분은 할 수 있는 챔피언을 몇 개씩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14시즌이 찾아왔고, 주변에 티어가 높은 친구들과 지인들(제일 높은 사람은 그랜드마스터)의 칭찬에 힘입어 자신감도 갖춘 채로 전 시즌 아이언 2의 굴욕을 만회하고자 랭겜을 돌렸다.

그런데 결과는?

시궁창이었다.

배치는 3승 2패, 아이언 1 16LP에 안착했다. 전 시즌에 아이언 2에서 고전하던 걸 생각하면 나름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올라가질 못했다.

솔랭에서 마지막으로 라인전을 진 지는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래 됐고, 미드의 영향력 덕에 먹은 초중반 오브젝트는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런데 난 이 티어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한 시라도 빨리 이 시궁창을 탈출하고 싶었다.

나는 이 곳을 간과했다.

이 곳은 단순히 롤을 못 하는 애들이 있는 곳이 아니다.

인간이 덜 된 새끼들도 있는 곳이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해도 데스를 적립하면 일단 욕부터 박는 새끼들이었다.

나는 이것이 그냥 게임일 뿐이고, 버그도 안 고치는 게임 하나 따위에 열폭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있었고, 화를 내지 않았다.

내가 직접 당하기 전까지는.

미드도 이기고, 바텀도 이기고, 오브젝트를 싹 다 우리 팀이 챙긴 상황.

탑에서 자꾸 데스가 나왔다.

정글이 먼저 욕을 박았고, 탑도 한 마디 욕으로 대응했다.

서폿이 거들었고, 단 다섯 마디의 채팅 이후 채팅창에는 정적과 함께 서렌이 올라왔다.

한 명, 두 명.. 나는 세 번째에 반대를 눌렀다.

당연히 빈정이 상해서 감정적으로 올린 서렌이고, 게임 시간 17분에 킬 스코어 16대 6이면 당연히 승기는 우리 팀 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탑 빼고는 진 라인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반대표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서렌 투표는 찬성4, 반대1 .

게임을 그대로 졌다.

모두 이게 일상이라는 듯 채팅창에는 무미건조한 헛웃음만 올라올 뿐이었다.

내 스코어는 5/1/1, S-

잃은 점수는 36점.

나는 그대로 롤을 껐다. 롤이 정신병이라는 걸 드디어 체감했다.

좆같다.

사람들이 왜 롤을 하면서 패드립을 달고 사는 지 알 것 같다.

내가 젤다 할 시간을 포기하며, 마인크래프트 할 시간을 포기하며 돌린 내 협곡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내일 이 시간이면 랭겜을 돌리며 욕지거리를 혼자서 중얼거릴 나를 생각하니 너무나 허탈하다.

제발, 간절히 바라건데, 이 티어를 빨리 탈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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