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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티어에선 서폿이 승률 높이기 제일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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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본계로 다이아 입성을 시도했으나 에메랄드1에서 3으로 수직강등당한 어느 날…. (중간에 비에고는 부포지션 정글로 잡혀서 한판 해봤던 거입니다. 대리 절대 아님.)

전적 검색한 팀원들이 매번 도구네, 혜지네 운운하면서 계속 비꼬아가지고 지쳐서 랭겜을 포기했습니다. 심지어 당시에 저랑 티어가 비슷한 친구랑 바텀 듀오로 같이 티어 올리던 때라 혼자 게임할 때면 비꼬는 강도가 좀 셌네요. 남친 밤에는 어떻냐고 물어보던데 ㅆㅂ 나 남자야 게이 ㅅㄲ들아

아무튼, 이후로 친구가 같이 하자고 말하지 않으면 롤은 키지도 않게 되는데, 문득 스스로의 실력이 궁금해져서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부계를 새로 만들고 일겜을 돌리기 시작해봤습니다. (아직 30렙도 못 찍어서 계속 일겜만 하는 중)


image.png 엄...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솔로 라인은 숙련도가 별로 없어가지고, 아무리 부계라지만 라인전조차 제대로 못하겠더라고요. 내가 어떻게 이딴 실력으로 에메랄드까지 왔나 생각이 들 정도로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어쩌다 라인전을 터뜨리긴 하는데, 그거는 상대가 나보다 못한 경우라 이겨도 성과가 없더군요. 서폿 유저인데도 왜 다른 사람들이 서폿을 비하하는지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멘탈이 나가서 부계도 게임을 안 돌리고 그냥 본계 부계 죄다 계삭하고 롤 접을까 고민하던 순간, 며칠 전에 발상을 거꾸로 해봤습니다.

어차피 서폿은 못하는 사람이 ㅈㄴ 많다. 잡히면 싫어하는 사람도 많아서 제대로 안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 게임을 시작할 때 못하는 사람이 서폿을 할 확률이 필연적으로 높다.내가 서폿 기량을 높이고 서폿으로 포지션을 잡기만 해도 웬만하면 못하는 서폿을 상대할 수 있게 된다. → 못하는 서폿을 만나면 꽁승. 잘하는 서폿을 만나면 기량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다음에 못하는 서폿을 만나면 더욱 쉽게 꽁승이 가능.

내가 조금만 노력해서 서폿 기량을 키운다면 다른 라인에 비해 훨씬 높은 승률을 보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천상계 친구의 게임을 실시간으로 관전하거나 프로들의 경기, 여러 강의 영상을 보며 로밍 타이밍이나 와드 박는 위치 등을 자세히 배우고 우선 부계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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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인데다가 일겜이고 가끔은 트롤 때문에 흐지부지해졌지만, 그걸 감안해도 효과는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조금만 공부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니 엄청난 리턴으로 돌아왔네요.

아예 라인전을 박살내서 상대팀의 멘탈을 흔들 각오로 게임을 하니 조기항복을 계속 받으면서 손쉽게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에메랄드 본계 구간에서도 먹힐지는 아직 의문인데, 이 자신감으로 임한다면 박살내지는 못하더라도 승률은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서폿의 기량이 낮은 건 사실이고 그걸 비난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무리에 동조하고 끼어들어 비난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약간의 노력만으로 능력치를 올려 그 못하는 사람을 상대로 이기고 승률을 높여 이득을 취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이 듭니다.

내가 못하는 서포터들 욕한다고 내 점수가 올라갑니까? 남들 다 비난하느라 바쁠 때 나 혼자서라도 기회로 여기고 쟁취하는 게, 비록 속물적으로 보일지라도 더 낫다고 봅니다. 모르는 사람한테 욕먹는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면서 승률, 점수를 높이는 것도 아닌데 잘못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오히려 이런 제 생각이 하위티어에서도 안 먹히는 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현재 게임을 보면 그냥 답답해요.

서폿이 라인전도 못해, 시야 먹을 줄도 몰라, 라인 개념을 몰라서 원딜 몰래 CS 먹기 바빠, 로밍은 단어조차 몰라, 킬 먹고 싶은데 라인에 홀로 서자니 상대한테 발릴 것 같아서 두려워가지고 원딜한테 기생하고, 라인전 지면 무지성 원딜탓하기 바빠…….

서폿이 못하니까 원딜도 자연스레 라인전부터 제약이 생기죠. 그렇게 바텀 2명이 불안정해지면 상체메타, 하체메타 할 것 없이 그냥 게임 자체가 불안해집니다. 그럼 재미가 없고 스트레스만 받게 돼요. 게임은 재미있으라고 하는 게 제일 큰 이유 아닙니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흐리는 겁니다.

저는 꽁승이 아니라 짜릿한 승부를 원합니다. 실력이 비슷한 유저와 매칭돼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그런 경기를 하고 싶어요. 서폿 유저가 그런 경기를 원한다면 현재로선 상위 티어에 입성하는 것밖에 없는데, 하위 티어에 있는 나날만큼은 십중팔구 낮은 수준의 게임을 해야된다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내가 잘났다는 게 전혀 아닙니다. 처음으로 내건 전적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저는 못합니다. 근데 이런 나조차 서폿으로 게임을 하면 너무 쉽게 이기는 사실이 개탄스럽습니다. 물론 내가 솔로 라인에 대한 공부는 안하고 바텀에 대해서만 자세히 파고든 이후로 손쉽게 승리했듯이, 솔로 라인도 공부하면 보다 나아지긴 하겠으나 당장은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하위티어에서는 서폿이 승률 높이기 제일 좋은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필요없는 말이 많아졌습니다. 그냥 서폿의 인식이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서 하소연이라도 할 겸 오랜만에 적어봤습니다. 모르는 사람의 글을 이렇게 읽어줘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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