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내가 우을증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 테스트 해보면 약한 우울증이라는데 모르겠어. 그냥 너무 힘들어. 의욕도 없고 게임만 주구장창하다가 비눗방울 터지듯이 사라지고싶어. ㅈ살도 생각해봤어. 죽고 싶지는 않더라. 그래서 내가 살아야하는 이유을 생각해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그림 좀 잘 그리면 뭐해 나보다 잘그리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키도 작고 얼굴도 못생겼고 운동신경도 안좋고 힘도 약하고 공부도 못하는데. 살아가야 할 이유가 도무지 생각이 안나더라. 정신병원 가기는 싫어. 정신병원 가는게 이상한 것도 아닌데 그냥 싫어. ㅈ살할까 말까 수십번 고민해봤어. ㅈ살하진 않더라도 ㅈ해라도 하고 싶었어. 그리고 그 상처를 부모님한테 보여주고 그냥 날 쉬게 놔두면 좋겠다고 하려고 했어. 근데 안되더라. 내가 ㅈ해한 흔적을 누군가한테 보이는게 너무 싫어. 내가 얼마나 힘든지 말하고 싶어도 말할 사람이 없어. 말하기가 싫어. 부모님께 말하면 분명 들어주시겠지. 근데 내 이런 모습을 부모님한테 보이기가 싫어. 아무한테도 보이고 싶지가 않아. 그냥 날 다시 한번 볼 가능성이 약간이라도 있는 사람한테 털어놓기가 싫어. 나한테 무슨일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한테 뭐리 말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아. 이런 소리나 하는 나한테 복에 겨운 줄 모른다느니 아프리카 애들은 너보다 더 힘들다느니 할 수도 있어. 나도 수없이 생각했던거니까. 근데 내 옆에 있는 애가 100kg짜리 추를 들고 있다고 해서 내가 들고있는 30kg짜리 추가 가벼워지는건 아니잖아. 그냥 아무한테도 못할 말 익명의 힘이라도 빌려서 밀하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