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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친구라는 게 많이는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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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행복도 그리 큰 기준을 두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과의 대화.. 그리고 그 시간을 즐기기만 하더라도 인생은 행복해진다.

나의 꿈을 응원하는 사람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것. 그러한 망상도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사실 나는 어릴적 친구를 많이 못 사귀었다.

내 어눌한 말투, 폭력에도 저항하지 않던 소심한 태도.

이 두가지가 한 사건을 만나고 나를 완전히 고립시켰다.

하루하루 죽고 싶다, 바다로 가고 싶다, 하늘, 돌, 물, 날붙이 등등 어느 것이라도 나를 이제 편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천번, 수만번은 반복했다.

생각에 먹구름이 끼었고, 나는 나의 인생의 방향감각마저 상실한 채 그렇게 완만한 경사를 따라 조금씩 지나가니 어느덧 지옥문을 두드리려 했다.

그러던 나에게 한 사람이 손을 뻗었고, 나의 울음을 듣던 그 사람은 자신과 함께 나아가자며 나를 다시 힘든 오르막으로 올려보내고 있었다.

힘든 2년이었다. 여전히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고, 결국은 아버지가 나서 가해자들을 찾아가기까지 하는 등 많은 일들이 폭풍처럼 지나갔다.

하지만 정체하기 싫었던 나는 그 폭풍 속에서도 나만의 집에서 나를 의지한 채 공부, 운동 등의 노력만을 반복했다.

중3이 되던 무렵, 나를 싫어하던 이들을 어느 순간 위에서 내려다 보기 시작했고, 키가 커지고 살이 빠지며, 몸에 근육이 붙기 시작하니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처는 아직도 나의 마음 한켠에 찌릿한 느낌을 기억하라는 듯 그들의 눈길에 반응했고, 그때를 기점으로 나는 내 주변에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만을 두기로 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난 뒤에도 같은 반 학생들, 다른 반의 학생들을 가리지 않고 나를 지속적으로 바라보았지만 그저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약속만 공고히 할 뿐이었다.

고2 때 나에게 다가온 후배가 두명 생겼다.

나를 다시 어려운 길로, 그러나 오르면 오를수록 삶의 빛이 그림자를 드리워내는 그 길로 보낸 친구와 같이 누구보다 나를 격려해주고 응원한 두 후배였다.

비록 기숙사가 남녀로 갈라져있어 바로 도움을 주진 못했으나 언제나 그 친구와 함께 빛을 가져오며 나를 포함한 넷은 누구보다도 서로를 챙겨줬다.

그랬던 내 과거가 어제 결실을 맺은 것 같았다.

그 친구와 후배 둘을 다시 만났다.

술집에서 서로 소주와 맥주를 까서 먹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대화를 시작했다.

첫 주제는 내 재수생활이었다.

어찌보면 그 주제가 먼저 나올 것 같았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고, 힘들때마다 도움을 주던 실질적인 리더가 그때 당시의 나였다.

모의고사만 보면 상위 1% 내외에 들었으며, 내신보다도 정시가 더 강했던, 의대에 가버린 다른 친구도 고대 정도는 지금과 같이 하면 뚫을 수 있다고 응원했지만 결국 국립대 공대에 들어가 군 전역 후에 다시 공부한다니..

당연히 그들은 그때는 그러더니 이제야 다시 하는 것이냐며 핀잔을 줄 게 뻔했다.

그게 뻔했는데.. 그들의 대답은 달랐다.

나를 믿는다고 해줬다. 언제나 노력을 했기에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을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먼저 알았고 덕분에 가지도 못했을 곳을 가게 만들어줬다면서 진심으로 응원을 해줬다.

눈물이 흘러나올 때 후배 두명은 잠시 자리를 비키더니 친구가 내 눈의 눈물을 초등학생일 때의 그날처럼 다시 닦아주며 말했다.

이번만큼은 다른 사람보다 스스로를 도와주라고, 그리고 더 높은 자리로 향하라고 해줬다.

내가 성공해야 할 이유는 그 술자리에서 하나 더 추가되었다.

나를 믿어주던 그 친구에게 다시 믿음을 보답하기로.. 그리고 10년 가량을 가슴에 담아두던 그 마음을 동등한 자격이 될 때, 그때에 진정 풀어서 더 많은 행복을 주기로 했다.

오늘도 점점 내가 발전하는 느낌이 든다.

나의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곳이었는데 그들의 격려가, 그리고 그녀의 응원이 나를 지치지 않게, 그리고 기나긴 길을 같이 걷게 해주는 지팡이가 되어준다.

제대로 된 친구가 없다고 하는 자들에게 묻고 싶다.

너희들은 진정한 친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이 질문에 대한 나 자신에게 하는 대답은 나의 삶을 비추는 횃불, 등대, 혹은 부축해주는 사람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삶을 직접적으로 자신들에게 투영하고 나의 마음 한켠에 들어와 언제든지 생각의 파편으로써 나를 이끌어주는 그런 사람이 친구가 아닐까?

혹여나 그런 사람이 진짜 친구라고 동의한다면 지금 없다고 하더라도 분명 가까운 시일내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베푸는 건 어려울지라도 그 베풂을 통해 심어진 친구라는 작물은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나의 삶이 일부가 될 것이기에, 그리고 한번 베풀면 그 이후는 힘들지 않다는 걸 나는 경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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