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도저히 풀 수 있는 데가 없어서 예전에 눈팅 많이 하던 옵지에라도 올려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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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언제인진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뭔가 이상했어..
학교에서 수업을 듣잖아? 특히 시험 기간에 선생
님들이 중요한 부분이니까 꼭 들어라 할 때, 분명히 꼭 집중해서 들어야지 생각하고 필기하다가도 1,2 분 있으면 멍 때리다가 나도 모르게 정신 차리고 보면 이미 끝나 있고 그랬어.
친구들이랑 얘기 하다가도 중간에 멍 때려서 그냥 알아듣는 척만 한 적도 많았어.
그리고 야자를 할 때도 4시간 동안 난 중간 난이도 되는 문제집을 2장을 겨우 풀었는데 다른 애들은 6,8장씩풀더라..
난 그냥 전체적으로 느렸어.
난 분명 빨리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를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기본적으로 두 배는 느린 것 같아.
웃긴 게 급할 수록 관심 있을 수록 중요할 수록 시간이 빨리 가더라.. 절대 좋은 게 아니야.,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하고 싶은데 조금만 하다보면 두 시간 씩 지나가 있어 아직 제대로 뭐 하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퀄리티는 좋은 편이었지 집중은 하니까.. 시간이 두세 배 씩 지나갔지만..ㅎㅎ
항상 시간에 쫓겨다녔어. 남들 하는 시간에 맞춰야 하니까 두 배 세 바로 신경 쓰면서 퀄리티는 더 떨어지고.. 시간만 있으면 남부럽지 않게 할 수 있는데... 내 평생의 한이었지 ㅋㅋ
준비물 숙제도 까먹고 물건 잃어버리고... 이제 돌아보면 그동안 어떻게 산 건지 ㅋㅋㄱㄱㅋㅋ
엄마는 그래서 항상 나한테 뭐라 그랬어. 천성이 게으르다. 천성은 안바뀐다. 계속 그렇게 살고싶냐...
공부 성적도 안좋았으니 더 그랬지.. 도저히 집중이 안되더라 ㅋㅋ
고3 때까지 2G폰 와이파이 안되는 거 써도 집중이 안돼..
국어 수학만 죽어라 파도 점수가 안오르더라 현상유지만 간신히 했어. 잘 풀면 뭐해 속도가 느려서 시간 초과 아님 빨리 풀어서 실수 나와서 망하는데..
그러다보니 게임에만 관심있게 되고 그럴수록 혼나고 욕먹고 맞고 쫓겨나고 ㅋㅋㅋㅋ
수많은 욕설 중에 딱 이 말만 가슴에 새겨지더라. 넌 천성이 게을러 빠져서 평생 그렇게 살 거라고. 천성은 안바뀐다고...
집 나가고 우울증까지 겹치니까 대학교 공부 하는데 아예 집중이 안되더라 ㅋㅋ 그래서 지금은 휴학하고 우울증은 많이 나았어 ㅎㅎ
일머리도 더럽게 없었고 알바도 악바리로 했지 맨날 같은 거 실수하고 까먹고 매일 나 스스로 다그치면서 성실 하나 내세우면서 했었어.
그러다 휴학하고 알바를 새로 구했는데 내가 봐도 나 자신이 문제가 있어보이더라. 멀티테스킹도 아예 안되고 느리고 버벅거리고..
조용한 ADHD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한번 찾아봤어.
난 여태까지 내가 그냥 좀 느린 성격이겠지..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며 회피하면서 살다가 내가 장애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니까 너무 충격적이었어... 내가 여태까지 욕먹고, 스스로 욕하고, 다그치고, 울고, 혼자 화내고 고민하던 모든 수많은 컴플렉스들이 다 ADHD 증상들이더라...
나는 과잉행동 쪽은 아예 없는데 주의력 결핍 쪽이 심한 케이스더라구.
ADHD 설문지 증상 증상자들 후기 에세이... 그냥 내 인생 그 자체더라.. 지금까지 내 행동에 소름끼치도록 아귀가 딱 맞아떨어졌어.
성인 ADHD는 아동 ADHD와 다르게 완치가 불가능하다더라. 아마 아동 시기에는 뇌 발달이 진행 중이라 교정이 가능한데 성인은 이미 성장이 끝나서 그런 것 같아. 성장기에만 키가 자라는 것처럼ㅎㅎ
약을 평생 먹어야 한대. 약 부작용으로 식욕 사라짐, 억지로 음식 먹으면서 생기는 구역질, 각성 효과로 인한 불면증은 무조건 생긴다 하더라고!
그냥 안먹으면 안되나 싶지만 그러면 사회생활 자체가 안될 것 같아서. 지금 간호학과 다니는데 조금만 실수해도 큰 일 생기는 게 의료계인데... 진짜 사람 하나 죽이겠구나... 싶더라구
그렇다고 이런 약 먹으면서 3교대를 버틸 수 있을까? 방금 내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미래가 다 무너지더라.
그 도파민 각성제 약 하나 안 먹어서 지금까지 전전긍긍대며 살아온 인생이..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내가 너무 서러워
이제 뭐 먹고 살지?
푸념글 올려서 미안해 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