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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기 1 - 공포의 폐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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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내용을 먼저 올릴까 하다 얼마전에 인기글 갔던 폐가 근황에 나온 알포인트 촬영지 답사기 올려보기로 함.

밑에 부분은 잡설이니 바쁜 현대인의 삶을 영유하는 옵붕이들은 건너뛰고 사진 부분만 봐도 무방. 나처럼 할 일 없는 시간 빌게이츠들은 심심하면 읽어줘잉

우선 글 쓰기에 앞서 이 글에 쓰인 모든 사진은 내가 직접 찍은거고 저작권도 나한테 있음..  인증 ㄱ imageimage 요 카메라 3대가 내 여행에 동반해준 내 애인들임.

 본인은 저번에 사진 무더기로 투척했었던 휴가 중인 항해사 옵붕이임. ㅇㅇ 아직도 휴가 중임. 쉬는 것도 한 3, 4달 까지 재밌더라… 그 때 까지는 뭘 해도 재밌음. 주로 방에서 엘든링이나 갓오브워하고 롤이나 했고, 저녁 8시에 일어나서 오전 11시에 잠드는 0군의 삶을 보냈지만 그래도 즐겁더라ㅋㅋㅋ 근데 그게 3달을 넘어가니 슬슬 삶이 무료하고 지루함.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승선이 또 연기되었다는 말을 들음. 인사팀은 대체 무얼 하는건가… 다음 승선이 3월달이란 말을 듣자마자 홧김에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예매해버렸음. 원래는 체코를 가려 했는데 이 시기에는 항상 날이 흐린 관계로 다음 기회로미룸.

 우선 앞뒤 안재고 1월 10일 날 가서 2월 1일날 돌아오는 캄보디아 왕복 비행권을 끊었지. 참고로 캄보디아는 코로나 관련 규제가 전무해서 돌아올 때 48시간 이내 pcr테스트만 받으면 아무 문제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나라야. 그러고 나서 여행 정보를 좀 알아보고 대강의 계획을 짠 다음에 숙소를 예매했음. 원래 계획은 수도인 프놈펜에서 6일,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에서 10일, 다시 프놈펜에서 7일 정도로짰음. 여행 다닐때는 계획 빡빡하게 짜서 다니는건 성미에 안맞드라… 어렸을 때 체력 좋을때는 그렇게도 다녀봤는데 너무 지치고 이렇게 다닐 바에는 차라리 패키지여행을 다니는게 낫겠다 생각할 정도였음. 그래서 정말 대강 다닐 목표만 정하고 숙박을 예매함. 여행의 목표는 좋은 사진 찍기! 근데 예매하고나서 여행 유튜브들을 찾아보다 보니 수도 프놈펜에서 150키로 떨어진 곳에 알포인트 촬영지가 있다지뭐야?? 심지어 촬영지는 현재 호텔로 개조되어 숙박도 가능하다고 하드라. 바로 숙소를 추가 예매했음. 

 알포인트 촬영지는 보코산 국립공원 맨 위에 있는 프랑스 식민 지배시절의 리조트임. 식민 지배 받을때 프랑스인들이 지들 쓸라고 지어놓고 나중에 물러가면서 그대로 방치가 된 케이스인데 흉흉한 소문이 많이 도는 곳이었음. 귀신 목격담도 많고 실종된 사람도 많다드라. 보코산 국립공원은 근처에 있는캄폿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30키로 정도 들어가야 하는데 그래서 캄폿에서 1박, 알포인트 촬영지에서 1박 하기로 했음. 알포인트 촬영지는 1박에 2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라 도저히 못하고 1키로 정도 떨어진 곳에 4성급 호텔이 7만원 정도길래 거기로 잡음.

 그래서 한 3일정도 프놈펜 구경하고 (이 이야기는 반응 좋으면 2편에서) 캄폿으로 이동함. 캄폿 도착한다음날 아침 일찍 툭툭기사한테 물어봐서 보코산 까지 데려다 달라고 함. 이 나라는 툭툭이라는 3륜 이동수단이 가장 대중적으로 쓰임. 아니 근데 이 양반에 25달러를 부르잖아? 너무 비쌈… 이 나라에도 카카오 택시같은 어플이 있는데 그 어플로 찾아보니 10달러 정도면 간다는 거야. 바로 부름. 근데 기사님이 잘 가시다가 갑자기 기사님 댁으로 꺾어버림. 여기가 완전 로컬 현지인들 사는 시골 동네같은 느낌이었어. 이거 납치된건가, 장기 털리는건가 오만 생각이 드는데 여기서부턴 오토바이로 들어가야 한다 하심. 아, 넵.  그러고 본인 툭툭을 집에 두고 오토바이를 가져오셔서 뒤에 타라고 하심.

  뒤에 타고 가는데 국립공원이라 그런지 진짜 자연 경관들이 잘 보존되어있는 느낌이었음. 햇살은 살짝기분좋게 따끔거리고, 높은 산지대에 풀냄새를 머금은 살짝 촉촉하고 시원한 공기, 불어오는 쾌청한 바람에… 정말 환상적이더라구. image image가는 길 중간중간에 원숭이들도 있어서 심심하지 않았고 종종 마주치는자전거나 오토바이, 차들도 반갑고 하여튼 내 인생에서 손에 꼽히는 즐거운 경험이었어. 다음에는 오토바이 하루 렌트해서 혼자 다녀와 볼라구. (하루에 10달러 정도면 빌릴 수 있음)

호텔에 도착하고 기사님께 10달러 지불했음. 근데 생각해보니 여기는 인터넷도 잘 안터지는 곳이 많은데 여기서 캄폿까지는 어케 돌아가지 싶음. 호텔에서 불러주는 버슨느 분명 ㅈㄴ 비쌀테고 대안이 없는난 탈 수밖에 없게 될거같아서 기사님께 다음날 12시에 날 픽업해 줄 수 있냐고 물었지. 15달러에 콜 하심. 가는 김에 오토바이에서 툭툭으로 바꿀 때 기사님 댁 동네 잠깐 둘러보면서 사진좀 찍어도 되냐고여쭤보니까 흔쾌히 오케이 하시드라. 참고로 호텔에서 불러주는 버스는 50달러였음 개꿀 

 여튼 그리하여 호텔에 체크인 하러 들어감. 이야…  imageimageimage 이런 외딴 곳에 4성급 호텔이 덩그라니 있고 외관은무슨 페허처럼 되어있는데 안은 정말 쌈박하게 되어있으니까 벌써부터 괴리감에 오금이 저려버림. 짐을 풀자마자 알포인트 촬영지로 향함. 거리는 대략 2키로 정도 되길래 뭐 천천히 다녀오면 1시간 반 정도면 사진도 찍고 다 하겠지 하고 나섰지. 

 길을 가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이 도로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종종 여행객들이 오갔음. 주변에는 폐허가 가득하고 비주얼이 정말 압도적이드라. image image 거기다가 이 산 고지대는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순식간에덮쳐와서 아무것도 안보이게 만들고 또 순식간에 맑아지는 미친 기후를 지닌 덕에 개쫄림. 알포인트가특수효과가 아니라 진짜 그냥 아무것도 안보임. 30미터 정도 앞에 있던 폐허가 밀려오는 안개에 순식간에 안보이게 되고 한 10분 지나면 다시 멀쩡히 돌아오는데 내가 서있는 곳이 갑자기 저승이 되었다가문득 정신 차리니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야. 안개가 진짜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더라…진짜 여행이 아니라 모험을 하는 기분이었음. 

중간에 버려진 예전 경찰서가 있는데 스산한 느낌 제대로.  image image 못참고 들어가버림. 이상한 냄새도 나고 진짜너무 어두운데 갑자기 무슨 바스락 소리 나서 소리 지르면서 뛰쳐나옴 ㅋㅋㅋㅋ  image그 이후로 2층은 올라갈 엄두도 못내겠드라 image

 다시 길을 좀 가다보니 갈림길이 나옴. 옆에 작은 길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미리 다운받아둔 지도를 확인해 보니까 이 길이 호숫가를 따라 빙 한바퀴 돌아서 가는 길이더라구.  image 이런 스산한 곳에 호숫가는 못참지 하고 바로 샛길로 샘 ㅋㅋㅋㅋ 근데 갈수록 안개가 짙어져서 아무것도 안보이는거야. 죽 가다보니앞에 뭐가 희끄무리하게 보인다? 솔직히 개쫄려서 잠시 멈춤. 안개가 걷히고 나니까 건물이 있더라고. 꽤나 번듯해보이는 숙박시설 같은 느낌이었는데 묘하게 조용해… 가까이서 가보니까 폐허더라구. image  이 건물 사진을 이리저리 찍다보니 다시 안개가 낌.  image그래서 이제 다시 이동해볼까 하는데 지도상에는호수가 옆에 있다고 뜨는데 이게 시벌 보이질 않는거야… 쫄보라 다시 멈춤 ㅋㅋ 좀 지나니 건너편 건물윤곽이랑 호수가 얼추 보이기 시작함.  image그래서 조심해서 길이나 따라가자 하고 호수를 반바퀴 돌아서 지나갔음. 가다보니 아깐 안보였던 폐허처럼 보이는 건물이 떡하니 놓여있는 거임. 그리고 그 앞에 개 한마리. image image 이 놈이 무슨 지옥의 파수견마냥 늠름하게 앉아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만 보는데 내가 뭘 해도 미동도 않고 쳐다보기만 함. 진짜 쇠파이프를 드릴로 갈아내는 듯한 긴장감이었음. 이 새키가 내가 지를넘어가자 마자 미친듯이 달려들지 않을까 해서 끝까지 아이컨택 하면서 천천히 뒷걸음질 쳤는데 끝까지 쳐다보기만 하고 움직이지도 않드라. 대체 무슨 생각하고 있었을까… 쟤가 살아있는 개인지, 이승의존재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무섭드라. 여튼 개를 뒤로 하고 폐가를 지나는데 여긴 비교적 오래되보이지않는 쓰레기가 놓여있더라?? 사람이 사는 곳인가 했더니 안에 사람 소리가 들림!! 어떻게 살고 있는걸까 이런 귀곡산장같은 곳에서… image

계속 길을 가다보니까 도중에 길이 끊겨있고 그냥 풀밭이 나옴…  image예전에 어디서 구글맵에 업데이트가10년 넘게 안되는 길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아 이게 그거구나 싶었음. 그래도 내가 걸어온 길이 20분은 걸어왔는데 돌아가긴 아깝고 앞으로 600미터만 더 가면 된다길래 까짓것 함 가 보입시다 하고 갔지. 그게 내 인생에 가장 ㅈ같고 무서운 경험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음.



가도가도 그냥 허리까지 오는 풀밭에 안개가 다시 끼기 시작해서 또 아무것도 안보임. image지도 상에 큰 길은 100미터 정도 떨어져있다는데 나 혼자서 안개속에서 풀밭을 걷고있는거임… 심지어 조용해서 소리는 어찌나 잘 들리던지 큰 길가에서 사람들 도란도란 떠드는 소리가 내내 들림. 가다 보니 풀밭으로 뒤덮인 계단이 있드라?  image못참지 하고 올라가봤는데 거긴 도저히 들어갈 용기가 안나서 다시 뒷걸음질 쳐서내려옴 ㅋㅋ image

 그렇게 계속 안개를 헤치고 풀을 헤치면서 걸어가는데 이건 무슨 데스스트랜딩을 현실에서 하는 새기가 따로 없는 거임.  image imageimage지도 상에는 6,700 미터를 이동하는데 거의 30분이 걸린것 같음. 그 요지경 미친 마경을 뚫고 나가니 갑자기 큰 길이 나오더라. 거기엔 알포인트 촬영지가 있었고 사람들이 모여서 막 즐겁게 대화를 하고 있었음. image 진짜 공포영화만냥 나 혼자 이세계에 있다가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 듦. 여튼 알포인트 촬영지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들어가 보기도 하려고 했는데 투숙객만 드갈수 있다더라. 근데 투숙객이 하루에 한 명이 안된다 함 ㅋㅋ 실제로 들어가면 갑자기 정전이 되거나 특히 4층 아무도 없는 방에서 tv소리가 들린다던지 하는 경험담이 있음. 페인팅을 다시 했어도 무서운건 매한가지임 ㅋㅋㅋㅋ  imageimageimageimage

 아까 여기서 사람이 자주 실종됐다고 했는데 내가 풀밭을 헤쳐나가보니 알겠더라구… 사람 한명 안개속에서 길 잃고 실종되는거 일도 아님. 심지어 인터넷도 안터져서 지도 다운받아간거 없으면 그냥 조난당하는 거임. 소름돋게 몇 백미터 옆에선 도란도란 사람들이 수다를 나누고 있고….

하여튼 30분 정도 촬영을 마친 뒤 이번엔 큰 길을 따라 내려가기로 결정. 큰 길은 확실히 안전하고 사람들도 자주 지나다니더라. 한 시간에 한 10팀 정도의 여행객을 마주칠 수 있음. 한 10분 정도 걸어가니까 저 멀리서 교회가 보임. image  image image이 교회도 버려진 폐허이고 생각보다 유명한 관광지더라구. 바로 올라가서사진 찍었는데 분위기 개작살남. image image image image 한국어 낙서도 있드라 ㅋㅋ… 이런 데 까지 가서 낙서좀 하지마라…

뒤에 옛 radio staition이 있다고 해서 올라가봄.  image거기서 보니까 내가 뭔 개짓거리를 하며 이상한 길로다녔는지 한 눈에 보이더라구 ㅋㅋㅋㅋ  image앞으론 큰길로만 다니겠읍니다ㅠㅠ 여튼 거기서 만난 외국인형누나들 사진좀 찍고 잡담 좀 하다 다시 내려와서 호텔로 돌아감.  image

다음날 12시에 기사님 마중와있길래 타고 기사님 댁으로 가서 로컬 분위기 맘껏 맛보며 즐거운 사진촬영함.image image image image 기사님네 막둥이 image image image image 소… 암…소.. 섹시

간단 후기 정리



보코산 국립공원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 매우 즐거운 곳이며 각별한 경험이 될 것임. 큰길로만 다니면 위험요소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고 사람들도 자주 다녀 안전함. 위에 있는 호텔은 시설도 굉장히 좋고 만족스러웠음. 다만 오래 전에 없어진 길이 구글맵에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꼭 큰 길로 다닐것. 그리고 영화나 사진이나 유튜브로 보는 것 보다 직접 가보면 훨씬 훨씬 무서워서 그런 공포영화 매니아나 폐가 매니아는 죽기전에 꼭 한번 가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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