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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에 스카우트 리포트가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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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LCK 스토브리그는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S급 선수들의 행방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유망주들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젠지의 경우 2군 유망주인 페이즈를 기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상황입니다. S/A급 선수들의 연봉이 높아지면서, 그 동안 유망주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팀들이 눈을 돌리며 생겨난 변화로 보입니다.

기존 스포츠에선 이러한 유망주 발굴을 위해 스카우팅 리포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카우팅 리포트'라고 검색만 해 봐도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는 도서가 나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유망주 기용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에도 스카우팅 리포트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흐름에 발맞춰 이번 연재본에는 만약 <롤> e스포츠에 스카우팅 리포트가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만들어질지 생각해보는 내용을 담아 봤습니다.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스카우트 리포트가 생긴다면?

  스카우트 리포트란 스카우터가 선수의 능력 및 특성을 요약해서 올리는 보고서를 말합니다. 야구, 축구, 농구와 같은 기존 유명 스포츠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팀에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 특히 현재 가치가 낮지만 미래 가치는 높은 유망주를 영입하기 위해 작성됩니다. 

특히 야구의 스카우팅 리포트는 20-80 스케일이 활용되는 걸로 유명합니다. 20-80 스케일은 평균을 50으로 설정하고 최저 점수는 20, 최고 점수는 80으로 설정하는 평가 기준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0점에서 100점이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20-80 스케일이 통계적인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균 50을 기준으로 표준 편차를 10으로 잡는 'T점수'를 만들면 80점은 대략 상위 0.1%, 20점은 대략 하위 0.1%를 의미하게 됩니다. 즉, 20-80점으로도 대부분의 선수를 평가할 수 있으며 이 범위에서 벗어나는 선수들은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용성도 떨어진다는 의미기에 이런 방법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롤>의 스카우트 리포트 또한 야구와 같이 선수의 전체 능력을 몇 가지 종류로 나누고 숫자로 그 수준을 표현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5툴 플레이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야구에서는 5가지로, 육각형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축구에서는 6가지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롤> 선수의 능력을 이야기할 때 주로 육각형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롤>의 스카우트 리포트 또한 6가지 능력을 기반으로 작성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롤>의 능력은 일반적으로 그 선수의 컨트롤 능력을 의미하는 피지컬과 판단력을 의미하는 뇌지컬로 나누어집니다.

또한, <롤>의 게임적 요소는 라인전/교전/운영으로 나누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6가지 능력을 나누면 피지컬/컨트롤/교전/라인전/판단력/팀워크로 나눌 수 있어 보입니다. 흔히 <롤>에서 사용되는 '피지컬'이라는 용어를 피지컬과 컨트롤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뇌지컬'이라는 용어를 판단력과 팀워크로 나눈 다음 게임적 요소인 교전과 라인전을 추가한 것입니다.

피지컬을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눈 이유는 피지컬 능력과 실제 게임에서 보여주는 컨트롤은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야구에서는 실제 선수의 신체 능력과 게임 내 발휘되는 장타력이 다르기 때문에 '파워'가 가진 의미를 선수의 실제 신체적 능력을 나타내는 로 파워(raw power)와 실제로 게임에서 보여주는 장타력인 게임 파워(game power)로 나눕니다.

뇌지컬은 본질적으로는 그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는 능력이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주로 오더 능력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분리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다만, 팀 내에서 모든 선수가 오더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넓은 영역을 포괄하기 위해서 팀워크라는 용어를 쓰는 게 적절해 보입니다.

점수 스케일은 사람들이 비교적 익숙한 0-100 스케일을 사용하는 게 적절해 보입니다. 사실 점수 스케일보다 더 중요한 건 해당 점수가 가지는 의미입니다. 야구에서 20-80 스케일이 널리 쓰이는 이유도 점수의 의미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야구 스카우트들은 모든 선수를 줄 세워서 통계적으로 정확히 나누지 않으며, 이 선수가 대략 어느 정도 구간에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점수를 줍니다.

<롤>에 점수의 의미를 부여해 보면 100점은 세계 최고 수준, 80점은 LCK 올 프로(ALL PRO)급, 60점은 LCK 평균 수준, 40점은 LCK CL 평균 수준, 20점은 LCK CL 하위권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야구의 20-80 스케일은 통계적인 기반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LCK는 뛸 수 있는 선수의 수가 야구에 비하면 훨씬 적기 때문에 이러한 통계적 분류를 따르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은 전세계에서 1~2명이라는 점, LCK 올 프로급 선수는 3~5명이라는 점, LCK 평균 수준은 5~8명 정도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분류가 통계적 기반의 본질을 잘 구현할 수 있어 보입니다.


# <롤>의 스카우트 리포트 구성요소

  피지컬은 <롤>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사실 앞서 분류한 교전/라인전/컨트롤 부분에서도 사용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피지컬적인 부분은 이러한 능력과는 구분될 필요가 있습니다. 축구나 농구에서 피지컬은 선수의 타고난 신체적 능력을 말합니다. 즉, 그 선수가 얼마나 빠르게 뛸 수 있고 얼마나 신체적으로 강인한지를 나타냅니다. 피지컬이 그 선수가 상대방 선수를 얼마나 잘 막아내는지, 얼마나 강력한 슈팅을 차는지를 나타내지는 않는 것이죠.

남들보다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진 메시나 커리 같은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피지컬과 다른 능력은 구분될 필요가 있습니다.

<롤>에서 타고난 신체적 능력은 반응속도, 손 빠르기, 스킬 심리전 3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반응 속도는 상황에 대해서 훨씬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 손 빠르기는 스킬을 훨씬 유연하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능력, 심리전은 말 그대로 상대방과의 눈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전이 판단력이 아닌 피지컬에 들어가는 이유는 상대방과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서 발휘되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피지컬 능력은 다른 능력이 더 잘 발휘뒤도록 할 수 있습니다. 판단력은 상호작용이라기보다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기에, 심리전은 판단력보다는 피지컬에 가까워 보입니다.

컨트롤은 스킬 적중률/스킬 활용력/무빙으로 다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스킬 적중률은 말 그대로 스킬을 잘 맞추는 능력, 스킬 활용력은 스킬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능력, 무빙은 스킬을 회피하는 능력입니다.

스킬 적중률과 스킬 활용력을 구분하는 이유는 회복이나 실드와 같은 유틸리티 스킬들이 존재하며, 광역기 스킬의 경우는 맞추는 것이 우선이긴 하지만, 보다 다수에게, 필요한 상황에 맞추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컨트롤 능력은 항상 피지컬 능력과 함께 발휘되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지만, 컨트롤은 잡기술과 같이 전체적으로 챔피언 스킬 사용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으며, 피지컬은 그 이외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전은 교전시에 발휘되는 능력이며 포지셔닝/교전 능력으로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교전은 2:2 교전이 아닌 5:5 한타를 의미합니다. 포지셔닝은 교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이며 한타 때 좋은 위치에 자리잡는 능력입니다.

교전 능력은 딜러들의 경우 DPM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탱커들의 경우는 이니시 능력을 비롯해 상대를 방해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전 능력은 피지컬 능력과 컨트롤 능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교전 때 발휘되는 '피지컬 능력'이나 '컨트롤 능력'이라고도 말해볼 수 있습니다.

라인전은 챔피언 폭/딜 교환 능력/CS 수급 능력/로밍 능력으로 분류될 것입니다. 챔피언 폭과 로밍 능력 때문에 사실 라인전보다는 포지션 숙련도라는 용어가 더 적절해 보이지만, 라인전이라는 용어가 훨씬 일반적이기 때문에 라인전이라는 용어를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챔피언 폭은 말 그대로 얼마나 다양한 챔피언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능력입니다. 다만, 프로 수준의 경기에서는 얼마나 많은 챔피언을 다룰 수 있는지가 아닌, 메타에 적합한 챔피언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으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딜 교환 능력은 상대 라이너와의 딜 교환을 통해서 라인전을 유리하게 이끌어내는 능력입니다. 솔로 킬 능력도 여기에 포함될 것입니다. CS 수급 능력은 말 그대로 CS를 놓치지 않는 능력입니다. 로밍 능력은 다른 라인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글의 경우는 라인전보다는 초반 15분 동안의 효율성이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라인전(포지션 숙련도)도 물론 피지컬, 컨트롤 능력의 영향을 받지만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라인전은 챔피언 숙련도뿐만 아니라 상대 챔피언과의 구도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합니다. 솔로 랭크에서 아무리 뛰어난 피지컬과 컨트롤 능력을 가졌더라도, 원하지 않는 포지션에 배정되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죠.

판단력은 다소 분류하기 어려운 능력입니다. 흔히 뇌지컬이라고 불리는 능력은 운영이나 오더 능력으로 발휘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력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발휘되기 때문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를 들자면 상대 정글 위치 판단, 라인 조율 능력, 대미지 계산 능력을 들 수 있습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판단력이 좋은 선수는 불필요한 데스가 없기 때문에 평균 데스가 적은 경향이 많습니다.

팀워크는 오로지 프로 경기에서만 존재하는 능력이며 오더 수행 능력/오더 능력으로 구성됩니다. 외부에서는 팀의 오더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다소 판단하기 어려운 능력입니다. 물론 전체적인 움직임을 파악할 수는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오더 능력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는 있습니다. 프로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0부터 향상시켜야 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많은 유망주들이 처음으로 난관을 겪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실제 프로 팀이 이런 스카우트 리포트를 사용할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이러한 방식으로 <롤> e스포츠 씬에도 스카우팅 리포트가 생긴다면 유망주 발굴 및 선수들 기량을 평가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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