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의 지팡이
내가 알고있는 것은 상실뿐.
커다란 무언가가 결핍된, 비어있는 몸.
메꾸기 위해 구제를 해주는 것은, 복받치는 공허로부터 외면하기 위해.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은 이전의 나.
고개를 갸웃하며 물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새하얀 작은 아이.
"천사가 노래하는거야?"
나를 몰아세우는 것은 공포뿐.
도망쳐도 쫓아오는 어둠이, 도망칠 수 없는 업(業)이.
삼켜져 버리고 싶지 않아, 싶지 않아, 라고 외치고 있다.
나에게 남겨진 것은, 기억뿐.
젊고 미숙하여 헤매다가도 나아가는 강한 눈빛.
그 눈빛에, 언젠가 다시, 눈에 띄는 것을 기대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