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벽풍
목숨이 다하려고 하는 여자가 있었다.
여자는 나쁜 일에 손을 더럽혔기 때문에, 붙잡혀, 고문을 당한 뒤
불에 태워지는 처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는 외쳤다. "내 아들을 빼앗은 남자가 이 나라의 왕이다. 왕을 죽이지 못한 채
불타 죽을 수는 없다"라고 증오의 말을 뱉었다.
문득 앞을 보자, 아름다운 푸른 눈을 한 백마가 있었다.
더럽지 않은 백마를 향해 여자는 욕을 내뱉다가, 이내 되지 않아 자식이 생각나자,
흐느끼며 울었다. 죽고 싶지 않아. 죽이고 싶다. 정신이 들자 여자는 백마에
올라탄 채 왕 앞에 있었다. 어느 새인가 낯선 칼날을 쥐고서.
미친듯이 웃은 여자는 왕을 죽인 뒤, 도망치기 위해 백마에 올라타려 했지만
이미 백마의 모습은 없었고, 갑자기 여자의 몸은 그 자리에서 불타 재가 되었다.
어디선가 가벼운 바람이 불었고, 재는 날아올라, 금새 하늘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