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병장의 철갑옷
예. 나는 어떤 시대에도 왕에게 충성을 다했습니다.
아무리 가혹한 전장에서도, 아무리 엉뚱한 명령에도
국가와 왕을 위해서라면 이 몸을 걸고 왕을 지켜 왔습니다.
그러나 그 왕은 전투 중 생명을 잃어버렸습니다.
아직 즉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왕이었기 때문에 후계자도
계시지 않습니다. 도대체 나는 누구를 섬겨야 하는 것입니까?
탄식하는 것도 필요 없네요.
나의 일은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니까.
나의 사명은 왕을 섬기는 것이니까.
그래서 찾고 있습니다.
이 갑옷 속에서 박살나 흩어진 뼈와 살을 대신할 인간을.
나를 입어줄, 새로운 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