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수 없는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에게는 소원이 있었다. 그 소원은 달에 가는 것, 하지만 소년은 달에 갈 수 없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달에 갈 수 있을까?'
소년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이윽고 소년은 절벽에서 도약해 달에 가기로 결심했다.
커다란 보름달이 뜬 밤이였다. 소년은 절벽에서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절벽 아래에서 치는 파도 소리,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 풀벌레들의 소리
소년은 각오를 다지고 절벽에서 힘차게 도약했다.
도약의 순간, 소년은 생각했다.
'이런 방법으로 갈 수 있을리가 없는데.'
희망과 각오로 가득찼던 소년의 마음은 두려움과 공포로 바뀌었고, 소년의 몸은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차디찬 바닷물을 해치며 소년은 뭍으로 나왔다. 상처도, 고통도 없었다. 하지만 공포는 각인되었다.
소년은 바다를 쳐다보았다. 바다에는 커다란 보름달이 비춰져보였다. 소년은 바다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떠올리며 다시 절벽 위로 올라갔다.
소년은 도약했다. 다시, 또 다시, 소년은 계속 도약했고, 소년의 몸은 바다로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어느덧 달이 지고 해가 떴다. 소년은 멈출 수 없었다. 매일 밤, 소년은 도약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많은 달들을 보았다.
신월의 밤이었다. 달빛 없는 밤은 생각보다 어두웠다.
소년은 생각했다.
'그녀가 있었더라면 좀 더 밝았을탠데'
소년은 절벽 너머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소녀를 생각하며 모든 잡념을 몰아냈다.
소년은 힘차게 도약했다. 별을 밟고 도약하고 또 도약했다. 마침내 소년은 달에 도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