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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에 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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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왼쪽 발톱 4번에는 무좀이있다.

군대에서 생긴녀석인데 처음부터 발톱무좀은 아니었다.

처음 발견했을때는 발등의 20퍼센트를 차지할정도로 넓게 퍼져있었다. 살도 벗겨지고 빨갛게 진무르던 상황에

약을 발라도 효과가 없었다.

황산테르나르빈. 당시 약성분이었다.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하게 되고 전투화 벗고 있을 시간이 많아지자 이 무좀녀석을 없앨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군대 선임이 가지고 있는 약을 빌렸다. 우연찮게 염산테르나르빈 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조금 다르려나 했었던 것. 효과는? 신기하게도 약을 바꾼후 전체적으로 퍼져있던 무좀은 빠르게 사라져갔다.

일주일 후.. 무좀 환부가 눈에 띄게 사라졌다. 마무리를 제대로 짓기 위해 그 이후로 틈틈이 약을 발랐다.

어느날.

발을 살펴보니 무좀의 무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발톱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꼇다. 발톱이 약간 거칠어진 느낌?.

시간이 더 흐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두어 달 정도 약을 지속적으로 발랐다. 그리고 어느덧 나는 전역을 했다. 사라진 일반 무좀과 그대신 생긴 4번5번 발톱의 발톱 무좀을 가진 채로.

전역을 했다.

공부와 운동 복학 준비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4번5번 발톱무좀이 가끔 눈에 들어왔지만 약을 따로 바르진 않았다. 약을 발라도 바뀌는 게 없었고, 무엇보다 간지럽거나 피부가 벗겨지거나 냄새가 나거나 하는 일반무좀의 증상같은건 없었다. 그냥 외관상 보기좋지 않다뿐이지 고쳐야 한다는 필요성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전역하고 이년쯤지났을까. 비타민을 사러 들렀던 약국에서 발톱무좀약을 발견한다.

오 이거다.

생각난김에 남아있던 4번5번발톱무좀을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발톱을 갈아내고 그위에 약을 바른다. 일정 시기간격에 맞춰 이걸 반복한다.

몇달의 시간이 흘렀다. 5번 새끼발톱의 무좀이 사라졌다. 그런데 4번녀석은 사라지지않는다. 5번의 재발방지를 위해 사후 관리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4번 치료에 신경을썻다. 그렇게 일년. 사라지지 않는다.... 어느날은 발톱을 갈다가 출혈이 날정도였다. 그렇게까지 발톱을 갈아내고 약을 발라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유가 뭐지? 종류가 다른가.

5번발톱의 회복에 만족하고 4번녀석은 어느순간 포기했다. 그로부터 몇년의 시간이 지났다. . 나는 취직하면서 일을 시작했고. 구두와 안전화를 신고 오래있어야 하는 일이었다. 평소보다 더욱 발쪽 청결에 신경을 썼는데,

어느날부터 4번 발톱아래쪽에서 가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


딱히 다른 증상은 없었다. 무좀이 새로 생기거나 번지거나 하지는 않는것 같았다. 그냥 발톱이 더 두꺼워지면서 심하지 않은 가려움이 느껴지는 정도?

그래도 혹시 모른다. 이녀석을 끝장내고 싶어졌다.

다시 발톱을 갈고 약을 발랐다. 그렇게 두어달. 일주일에 한번 발톱을 갈아내고 약으로 매일 코팅을 했다. 어느날. 발톱을 갈아내다가 피가 나기 시작한다. 아...또 이런건가... 이러다가는 또 안될거같은데..

고민하던와중 엄마가 새로나온 무좀약을 사다줬다. 흡수력이 더좋아졌단다.

그후 일주일이 지난다. 뭔가 발톱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뿌리부터 새로 솓아나는 발톱의 모습이 상당히 정상적이다.

이주일. 발톱의 상당부분이 좋아졌다. 한달후. 왼쪽 4번발톱의 온전한 모습을 몇 년만에 보는것 같다. 감격스럽다.

내몸에 빌붙어살던 이 곰팡이 녀석이 드디어 가는구나. 아. 그렇지 방심하지 않는다 아모른직다 니깐.

이후 약을 바르는 걸 더 신경을썼다.

어느날.


이상하다... 일은 그만둬서 신발신을 일은 전보다 적어졌다. 아침저녘으로 신경써서 발을 씻는다. 인터넷에서 발톱무좀 재발은 외관상 사라진지 1년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해서 약바르는 것도 빼먹은 적이없다.

발톱모양은 완벽하게 정상이 되었는데...

왼쪽 발가락 사이 틈에 가려움이 느껴진다.. 피부에 각질이 생기고, 틈이 벌어진다..

뭐지?

발톱무좀은 없어지고 발가락사이에 일반 무좀이 생겼다.

발톱무좀약뿐만아니라 발가락사이까지 약을 바르기 시작한다.

약 일주일이 지난후. 약이 독한지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완전히 벗겨지고 피하층이 보인다. 너도 곧 없어질거다 으하하.

또 일주일 후. 발가락 사이의 무좀은 많이 사라진다.

웃긴건. 발전체로 가벼운 무좀 증상이 보인다.

약을 발전체까지 도포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달. 드디어 완전히 증상이 사라졌다.



무좀의 시작과 끝을 목격하면서 뭔가 이상한 재미있는 생각을했다.

무좀은 내가알기로 곰팡이 균으로 알고있다.

곰팡이 균은 하나의 생물체가 아니다. 집단의 모임이다. 내발에는 그동안 하나의 곰팡이a가 있던것이 아닌 곰팡이균들이 집단 거주를 하고있었던 것인데.

마치 인간종과 같이 집단을 이루고 지능을 가진것처럼 움직인다.

군대 시절 어떤 계기로 취약해진 내 발에 닿게 된 녀석들은 뿌리내리고 개척하며 창궐한다. 그 세는 걷잡을 수 없이 내 왼쪽발 왼쪽 구석에 넓디 넓은 영역을 차지한다.(이당시 내 별명은 썩발이었다.)

약을 발라도 그 세는 꺽일줄을 몰랐다.

새로운 약을 접하면서 이 무좀제국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기존의 영역을 포기하고 두개의 성을 쌓고 은둔한다.

이게 4번5번 발톱왕국이다.

몇년후 발톱무좀약의 침투속에서 5번발톱에 숨어있던 녀석들은 완전히 사라진다. 하지만 4번발톱의 녀석들은 버틴다 끝까지. 시간이 지나고 적의 공격은 더이상 없다. 하지만 다시금 세력을 넓힐 엄두는 나지 않는다. 대신 안으로 들어간다 반지의 제왕 모리아 산속의 드워프들처럼.

세력을 옆이 아니라 지하로 뻗던 녀석들은 이 발가락의 주인에게 가려움을 느끼게 해버렸다.

서식지가 갈려나가고, 무방비로 노출된 지역에 약품성분들이 파고든다.

시간이 지나 녀석들의 오랜 본거지였던 발톱을 벗어난다. 근처 가장 깊고 습한 지역을 찾아 도주했다.발가락 사이말이다. 그곳도 안전하진 않았다. 최대한 버텨보지만 결국 발가락 사이도 곧 공격에 노출되고 세력이 약해진다. 안쪽으로 파고들지만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고 결국 쫒겨났던 과거의 정복지로, 발 전체로 다시금 퍼져나가보지만 얼마못가 약에 노출되어 제거 된다. 더이상 이동할 곳도 퍼질곳도 없다. 발가락 사이의 깊게 깊숙히 숨어본다.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살아남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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