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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랭일기) 아브딱의 정글마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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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스터 이 유저이다. 롤을 처음하던 시절 일겜에서 어쩌다 정글이 걸려 시작한 마스터 이. 뒤지게 못해서 있는 욕 없는 욕 다 처먹었던 시절이었다. 하는 챔프가 몆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한 정글러, 그리고 마스터 이. 스킬셋과 컨셉이 마음에 들게 되었고 점차 내 최애픽이 되었다. 그렇다고 실력이 좋은건 아니었지만. 실력이 좋았으면 지금 브론즈는 탈출했겠지. 제기랄.

마스터 이를 한 지는 기껏해야 3년 정도. 하지만 내 마스터 이에 자신감을 얻게된 건 반년도 채 안된다. 작년, 그러니까 2021년, 나는 솔랭에서 큰 일을 겪었다. 실버 승격전에서(브1 100포인트, 승격전 2승 0패) 19연패.. 점수와 mmr, 그리고 내 멘탈까지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아이언1 0포인트.. 정말 '고작 게임 때문에' 삶의 의욕을 잃었던 시절이었다. 단지 진 것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무서워지고 내 픽에 자신이 없어지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너무나도 무성했다. 그렇게 한동안 랭크를, 아니 롤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잠깐 친구들과 롤을 한 판 하게 되었다. 그닥 달갑진 않았지만 마스터 이를 픽했고 게임을 했다. 하지만 여전한 자기의심, 망가져버린 멘탈, 그리고 바닥을 치는 실력. 그렇지만 그 사이에 새로 생겨난 희망. 게임을 보는 눈이 생겼다. 단순히 내 플레이가 아닌 전체 상황을 보는 눈. 정글러라면 꼭 필요했던 것이 생겨났다. 솔랭 19연패를 단순히 팀탓으로 여기며 자기합리화를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팀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맞지만(미드박치기하는 누누라던지, 던지는 서폿 애니비아와 유미라던지, 무시정 남탓충과 정치질이라던지...) 나 자신의 문제가 더 컸던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걸 깨닫고 나는 나보다 잘하는 친구들과 5인큐로 일겜을 주구장창 했다. 골드, 플래티넘, 실버 등등, 나보다 잘하는 친구들이기에 매칭은 당연히 나보다 실력이 높은 사람들이 잡혔다. 거기에서 나는 마스터 이만을 플레이 했고, 많이 졌다. 지면서 습득했다. 오브젝트 챙길 타이밍, 갱킹과 역갱, 카정, 사이드푸쉬, 어그로 끌기같은 정글러로서의 플레이와, 알파 타이밍, 명캔, 상황에 맞는 템트리 올리기 같은 마스터 이로서의 피지컬 플레이. 마스터 이와 관련된 것은 발젭님의 영상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자신이 생기고 능동적으로 게임을 이끌어가면서 캐리해내는 것도 성공하며 조금씩 의욕을 되찾았다. 그렇게 다시 솔랭 첫판. 무난하게 이겼다. 그리고 오랜만에, 실로 오랜만에 팀원에게 칭찬과 함께 캐리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내 티어가 아이언1 이었으니 어느정도 먹힌 거겠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점수를 올려갔다.

사실 점수나 티어가 목적이었으면 친구에게 부탁해서 서폿으로 버스받고 올라갈 수도 있었을거다. 그렇지만 티어에 맞는 실력을 스스로 갖고 싶었고 부끄럽지 않은 실력이 되고 싶었다. 어쩌다 시작한 정글러 마스터 이 였지만 지금은 친구들 사이에서의 나만의 시그니처 픽이 되었다. 아직 티어나 실력은 많이 부족하다. 아직 한참 멀었지. 브4에서도 일명 쌉캐리, 양학수준의 플레이를 못하는데 더 높은 티어에서는 어떻게 살아남겠나. 여전히 고쳐야할 문제는 많지만 천천히 마스터 이와 함께 성장해보려 한다.

닉네임은 귀찮으니 안가렸다. 볼테면 보고 욕하라면 하라지 뭐.. image imag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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