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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헤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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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로 옵지 랭킹 1위에 간 적이 있는데,

오늘은 그 남자친구와 1131일째이자,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하루째 되는 날이다.



나는 그 전남자친구와 좋게 헤어지기 위해 '좋게 헤어지는 법'에 대해 엄청난 구글링을 해 보았지만,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때의 나처럼 좋게 헤어지는 비법이 절실한 사람들을 위해 이 글을 남긴다.



헤어진 이유는 이러하다. 나는 개강을 하며 너무 많은 일들을 하게 되었는데,

친구들은 내 일정을 보며 '몸이 세 개면 할 수 있겟다' 라고 말하곤 했다.



시간이 갈 수록 나는 연락을 하기 힘들어졌고,

그 분께 드리는 연락이 내게 '일'이 되기 시작했다.



일이 미뤄지면 미안한 마음이 쌓이게 되었고,

평소 당당하고 씩씩한 성격이라 생각했던 나는, 그를 회피하게 되었다.



우리는 서울, 부산 장거리 커플이었다.

만나지 않고도 열렬히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일보다 그를 사랑하는 일은 꽤 어려웠다.



그는 헤어짐을 직감한 듯 했고, 나를 만나러 왔다.

내 자취방에서 함게한 추억을 함께 정리하고

다행히도 2년 전 그와 주워 왔던 고양이는 내 몫이 되었다.

그는 아들같던 고양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늘 그를 피하던 고양이는, 뭘 알기라도 하는지 조용히 그에게 안겼다.



나는 그에게 '세상은 너무 넓고, 나는 너무 어리다 그치?'하며 첫 울음을 터뜨렸는데,

그는 삼국지 명언 같다며 좋아했다.

울다 코를 풀어 던지는 나에게 꼬부기냐며 장난을 쳤다.



우리는 국밥 집에 가서 개진상 짓을 했는데,

밥을 먹으며 엉엉 울었다.

너무 감사하게도 사장님께서는 휴지를 가져다 주셨다.

나는 초인싸이다ㅋㅋ 친구가 얼마나 많은데... 앞으로 친구들과의 해장은 이 가게만 올 생각이다.



맹인인 언니에게 풍경을 설명하는 동생이 그려진 그림을 사랑하던 그는,

맹인인 척 하던 나에게 20대를 다 바치고 떠나갔다.



그는 나에게 '네가 나한테,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면 배신하는 거라며.' 라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사랑한다 말했다.

그가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나는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기다리겠다.' 라고 말했다.

내가 사랑만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말이었다.

나는 기다리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그렇다고 기다리지 말지도 말라고 했다.



사실 지금 많이 울고 있는데,

오빠는 지금 기차 안에서 울고 있겠지? 진짜 부끄럽겠다 ...

진짜 고마워 미안해 사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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