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스타나 유튜브 같은 곳 보면 이런 거 있잖아 살면서 알아두면 절대 후회 안 할 꿀팁 자기 관리 꼭 하자! 안 하면 도태된다...
난 이런 글이 좆같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첫째 이런 글 쓴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 모름 이 사람이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어떤 가치관을 가졌고 어떤 배경에서 자랐으며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음.
하다못해 롤 강의 하는 사람들도 나는 어떤 챔피언 혹은 라인으로 어디 티어까지 올렸다 이렇게 먼저 얘기를 해야 아 이 사람이 개소리를 싸지르는 건 아니구나 하고 납득이 되잖아. 실제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해도 "그래도 그 사람이 거기 까지 올라갔는데 그 사람이 맞겠지~ 그럼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됨. 게임 뿐만 아니라 운동 트레이너, 학원 강사들, 등등 남들에게 어떤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주는 일은 전문적인 지식이 있고 이를 다년간 훈련하고 다져왔다 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가능한 행위라고 생각함. 애초에 본인 의견을 남한테 얘기하는 거니까.
당연히 인터넷 글이면 거를 건 거르고 맞다 생각하는 건 실천 및 활용하고 그러면 되는 거 아는데 생각해보면 진짜 전문가들은 조언을 잘 안 주려고 함. 물론 확실한 답이나 정해진 왕도가 있는 길이 있는 분야도 있을 수 있음 (예를 들면 롤, 라인 관리 라던가 기본적인 사이드 운영 등등..) 근데 인생관 혹은 가치관처럼 불확실성으로만 이루어진 분야에 관해 인터넷이라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 글을 쓰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함. 물론 그런 글 혹은 영상을 보고 자극을 받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 근데 그런 사람들은 인터넷 글 이 아니었어도 본인 경험을 통해 남이 뭐라 안 해도 알아서 잘 할 사람이었던 거임. 반대로 그런 얘기를 듣고 자괴감이 생기거나 오히려 의욕을 잃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님? 바로 내가 그럼. 본인이 한 말이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은 안 하는 거 같음.
그럼 니가 그런 글을 안보면 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현실에서는 같잖은 조언 하는 사람 보면 걍 피하면 되는데 인터넷에 뜨는 건 피할 수가 없음. 그냥 슥슥 스크롤 하다보면 하루에 한 번 씩은 이런 글 꼭 보게 됨. 할 거 다 하고 기분 좋게 재밌는 거 볼려고 들어갔는데 20대면 뭐 해야 한다, 학생이면 꼭 이런 거 해야 한다, 지금 안 하면 후회한다, ㅇㅈㄹ 하는 거 보면 그렇게 기분을 잡칠 수가 없음. 왜 공부하고 있는데 엄마가 공부하라 그러면 빡치는 것 처럼 나 나름 할 거 하면서 사는데 왜 거기에 더 얹어서 뭘 자꾸 하라고 하는 지 모르겠음.
그럼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본인 의견을 가지면 안된다고 말하는 거냐? 그게 아니라 당연히 어떤 일을 하면서 본인이 느낀 점, 배운 점 같은 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함. 어떤 골드 티어 유저가 '오늘 원딜을 해봤더니 포지셔닝이 생각보다 어렵더라, 갱을 이렇게 하면 잘 피할 수 있더라' 하는 건 뭐 상관없음 내가 좆같다고 느끼는 점은 자기가 하는 말이 정답인 것 처럼 강요하는 태도고 그걸 듣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정보가 유입된다는 거. 앞서 말 했던 것 처럼 나는 관심이 있는 분야가 전혀 아니고 조언 같은 거 듣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편식하는 아기한테 자꾸 브로콜리 처먹이려 아가리 앞에서 알짱대는 것 마냥 이런 정보들이 내 의사와 다르게 내 눈앞에 뜨는 게 너무 짜증난다;
적어도 그런 글 쓰기 전에 "모든 사람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생각이 무조건 옳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글이라도 써 놓으면 좋겠음
내가 불편충일 수도 있고 걍 좆같아서 나도 글 한 번 싸질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