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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이즈님-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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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의 상위 1%의 티어. 다이아몬드.

 

다른 이들이 꿈꾸고 소망하는 티어. 가끔 예티라고 욕도 먹지만, 눈부신 하얀 테두리를 받을 수 있는 티어.

 

벤치에 앉은 케이틀린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저희가 듀오한 지도 꽤 오래 지났죠? 그때 실버 승격전 이후로 죽 같이 게임했으니까요.”

 

“네. 그러게요.”

 

그 물음에 벤치 뒤에 서 있던 룰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

게임이 끝난 후 이즈리얼이 실종된 실버 승격전.

 

승격전을 무사히 이긴 룰루는 무사히 픽스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즈리얼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즈님...”

 

“룰루님. 굉장히 게임 센스가 뛰어나시던데, 혹시 저랑 듀오해 주실 수 있으세요?”

 

그때, 망연자실한 룰루를 향해 케이틀린이 손을 내밀었었다. 이즈리얼이 사라지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던 룰루는 멍한 정신으로 케이틀린과 함께 게임을 이어갔다.

 

케이틀린은 분명 친절했고, 게임을 항상 승리로 이끄는 훌륭한 실력 또한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룰루는 그럴수록 이즈리얼과 함께 했던 게임이 그리워졌다.

 

룰루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이즈리얼의 전적을 검색했다. 하지만 그는 몇 주 동안 게임에 접속조차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온갖 걱정이 그녀의 마음을 갉아먹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시간은 흘러갔다.

 

그 동안 케이틀린과 룰루는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갔다. 골드의 수문장들을 뚫었으며 플래티넘의 대리꾼들을 지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일은 역시 바로 설인인. ‘예티’와 싸웠던 일이었다.

 

그들은 플레티넘에서 다이아로 가는 유일한 관문을 지키고 있었다. 예티는 태생이 포악해 그곳을 지나려고 하는 플레이어들을 마구잡이로 헤쳤으며 동족 학살마저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케이틀린의 피지컬과 룰루의 뛰어난 게임 센스로 결국 예티를 극복하고 올라섰다. 이제 룰루를 향해 티어가 낮다고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룰루는 마음 한 구석이 자꾸만 아렸다. 눈을 감으면 이즈리얼의 웃는 미소가 그려졌다. 그래서 룰루는 결정했다.

 

“저, 케틀님...”

 

룰루는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말을 해야 하는데, 무언가가 목구멍을 꽉 막고 있는 것처럼 답답했다. 차마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알고 있어요.”

 

그때, 룰루를 대신하여 케이틀린이 말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나뭇잎이 바람을 따라 살랑인다. 케이틀린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맑고 투명한 구름이 흘러가고 있었다.

 

“룰루님. 다시 브론즈로 가실 생각인거죠?”

 

룰루는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모자를 푹 눌러썼다. 힘겹게 목소리를 짜내어 겨우 말한다.

 

“네...”

 

“...”

 

케이틀린은 피식 미소 지었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왜 그렇게 표정이 굳었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티어로 가는 거잖아요. 표정 풀어요.”

 

“조, 좋아하는 사람이라뇨! 물론 친구로서 좋아하긴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으.”

 

괜스레 얼굴이 붉어진 룰루는 말꼬리를 흐렸다. 문득 그들의 뒤에서 탐 켄치가 뒤뚱뒤뚱 걸어 나왔다. 탐켄치는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흠흠. 인사는 그쯤 해두고, 빨리 가지. 나 원 참, 다이아가 브론즈로 가고 싶다고 부탁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로군. 곧 랭크 보상도 받을 수 있는 세기말에 도대체 브론즈로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뭐야?”

 

“헤헤.”

 

룰루는 멋쩍게 웃었다. 룰루는 케이틀린을 향해 꾸벅 인사했다.

 

“케틀님. 그동안 고마웠어요. 다음에 또 같이 게임해요.”

 

“그러도록 하죠. 연락 자주 해요.”

 

케이틀린은 벤치에 앉은 채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곧 이어 룰루와 탐 켄치의 주위를 어둠이 감쌌다.

 

사아아-

 

다시 한 번 바람이 불었다. 룰루와 탐 켄치는 이미 떠났지만, 케이틀린은 가만히 앉아 있었다.

 

“붙잡고 싶지 않았어? 표정이 뻔히 보이는데.”

 

문득 케이틀린의 뒤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보랏빛 머리칼을 가진 여성, 모르가나. 그녀는 투명한 눈동자로 케이틀린을 지그시 응시했다. 그러자 케이틀린은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럴 리가요.”

 

케이틀린은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흘러가는 구름은 그들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바텀 라인을 향해 달려가는 이즈리얼과 제어 와드를 쥔 채 그 뒤를 쫓고 있는 룰루를 말이다.

 

FIN.

 

***

 

처음엔 하향 폭풍을 먹은 이즈리얼이 서포터한테 버려지고 넘나 슬퍼했다가 다른 서포터를 만나 점차 밝아지는 내용을 담아내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어느새 이런 괴작이 탄생해버렸네요 생각할 땐 재밌을 것 같았는데 (여담으로 시 공 좋 아)

 

그동안 봐주셔서 다들 감사했어요 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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