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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 단편 새로나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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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홀린 듯이 그는 말을 이었다. "눈을 감고 그 감정, 그 '고통'에 집중해. 이 험악한 세상을 살며 네 안에 쌓인 그 아픔이 차오르는 걸 느껴 봐. 너를 집어삼키려고 하겠지.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다시 가라앉을 거야. 굴복하지 않고 맞서면, 그 고통은 네 안에서 빠져나가지. '그게' 바로 네 힘이야."



리비아는 훌쩍이면서 고통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했다. 그때 양쪽 눈 아래에 유리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한바탕 감정을 쏟아 내고 심호흡을 하고 나자, 고통은 사라지고 없었다.



(중략)



그 순간 블라디미르는 리비아를 생각했다. 오늘은 확실히 특별했다. 하지만 소녀의 삶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을 그는 오랜 경험을 통해 알았다. 다른 인간들처럼 살다가 때가 되면 죽을 것이다. 소녀의 이름이나 얼굴, 그와 나누었던 대화는 언제나처럼 잊히리라. 결국은 그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 터였다.



블라디미르는 인간들 사이에서 살고 있었지만, 그 사이에는 커다란 벽이 있었다. 그들은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덧없는 존재였다. 그는 눈물이 담긴 유리병을 만지작거리며 우울감에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그러다 블라디미르는 작업실로 향했다.



그는 감상에 젖었다. 블라디미르는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인간들 중 특별했던 소수의 인연을 잊지 않으려고 애썼다. 오래전에 두 삶이 교차했던 그 짧은 시간을 기억하려고 했다. 지금 간직하려는 기억은 약 천 년 전에 만났던 인간의 것이었다. 마지막 만남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갑자기 그때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 그가 택한 방식은 그림이었다.



(중략)



'이름이 뭐였더라?'



블라디미르는 기억하지 못했다. 마음이 아팠지만, 적어도 얼굴은 남겼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았다. 그림 속 눈의 흰자위가 기억을 지켜주리라.



'고독한 영혼과 같이 그는 먼 곳에서 나를 찾았네.' 블라디미르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우울감이 더 깊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 세상에서 슬픔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기에.











처음으로 블라디가 좀 인간다워보이네... 원래 그냥 싸패모기새끼라는 생각밖에 없었는데 이미지 확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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