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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롤드컵 메타 분석글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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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글 1편 : http://www.op.gg/forum/view/408572

계속 글 올리면 도배 같을 것 같아서 이번 글은 자유게시판에다 써봤습니다. 글을 써다보니 정리가 좀 안되서 난잡해진 감이 있지만.. 읽고 피드백 많이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향로 오브 레전드"

일단 이번 롤드컵의 메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죠. 서포터들이 주로 가는 아이템 불타는 향로의 재발견은 메타 전체를 뒤흔들어놓았습니다. 탑부터 서폿까지 모든 챔피언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죠. 주류 챔피언이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고도 말할 수 있는 잔나의 부상, 리스크가 엄청나게 감소한 하이퍼 캐리형 원딜들의 대활약, 탱커/한타 지향형 챔피언의 대두. 이 모든 것이 '불타는 향로' 하나가 불러온 변화들입니다. 
 그럼 이제 메타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번 메타에서 가장 중요한, 봇 듀오 조합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1. 봇 조합의 변화 : 하이퍼 캐리형 원딜 or 준 하이퍼 캐리형 원딜 정통 향로 or 사파 향로

 앞서 말했던 불타는 향로의 효과에 대해 먼저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라이브 버전에서는 체력 회복이 사라지는 등 너프를 받았지만, 롤드컵 기준인 7.15 버전의 향로는 주문력을 올려주고 힐이나 쉴드의 효율을 올려줌과 동시에, 아군 챔피언을 치유하거나 아군 챔피언에게 보호막을 씌워주면 아군 챔피언의 공속이 상승, 적중시 추가 피해, 그리고 그 피해만큼 체력을 회복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속 기반 원딜러에게 최고의 아이템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아이템 시스템 상 치유 감소 효과도 적용이 되지 않고 공속도 더 증가하고 평타 한 대 당 추가 데미지도 들어가고... 안 그래도 유틸 서포터와 잘 조합되면 캐리력이 강해지는 하이퍼 캐리 원딜러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하이퍼 캐리형 원딜러, 트위치나 코그모 등이 잘 쓰이지 않은 이유는 딜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잘 큰 이후에도 생존력에 조금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포터 유저들이 빠르게 향로를 띄우기만 하면 이 모든 문제점이 사라지다시피합니다. 향로 본체(서포터)를 죽이지 않는 이상 원딜러를 죽일 수가 없다고 말할 정도죠. 그러다보니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형 챔피언이었던 코그모, 트위치 등이 로우 리스크-하이 리턴 챔피언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롤드컵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봇듀오 조합은 후반 캐리력이 강한 원딜, 대표적으로 코그모, 트위치, 트리스타나 등과 정통 향로 서포터, 극 유틸형 서포터인 잔나나 룰루를 조합하는 것입니다. 준하이퍼 캐리 원딜인 바루스, 자야 등과 향로를 활용할 수는 있는 라칸, 타릭 혹은 모르가나, 나미 등의 사파 향로 역시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죠. 현재 서포터와 원딜러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향로와 시너지가 좋냐는 것입니다. '대 향로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이렇게 향로 덕에 원딜에게 힘을 실어주는 메타가 떠오르며 전체적인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LCK 섬머까지만 해도 초반부터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챔피언들이 인기를 끌었다면, 이제는 한타 페이즈까지 무난하게 버티다가 한타에서 활약을 할 수 있는 챔피언들이 1티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타 지향형 운영이 대세가 된 것이죠.

2. 한타 지향형 메타로의 변화

향로의 등장과 더불어 스노우볼링을 중시하던 메타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스노우볼을 통해 격차를 벌려놓아도, 후반 한타 한 방에서 하이퍼 캐리형 원딜이 어느 샌가 성장해온 후 향로를 등에 업고 미쳐 날뛰는 그림이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이죠. 스노우볼을 굴리다가 조금만 실수해도 역전당하기가 너무 쉬워진 것입니다. 그래서 초반부터 스노우볼을 열심히 굴리던 극스노우보링형 운영보다는 한타에 유리한 챔피언들을 픽한 후 '침대 축구'처럼 원딜이 성장할 때까지 시간을 벌다가 한타 한 번에 명운을 거는 식의 운영이 주류로 자리잡았습니다.
 탑 - 정글의 초식 챔피언들의 득세가 이와 연관이 있습니다. 물론 정글은 이것과는 별개로 잿불거인의 효율 때문에 이전에도 초식 정글러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니 향로 때문에 초식 정글러들이 유행을 탔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초식 정글러는 한타에 무게를 두는 픽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기에, 향로로 인해 더 올라간 한타의 중요성이 어느 정도는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탑 라인에서의 마오카이, 초가스 등의 탱커들이 엄청난 빈도로 등장한 이유는 역시 향로 떄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Khan 선수처럼 여전히 잘 활용하는 선수도 있습니다만, 후반 한타 한 방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현 메타에서 스플릿 운영, 초반 라인전 주도권을 활용하는 스노우볼링 등을 무기로 하는 브루져류 챔피언들이 빛이 바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통계를 보아도, 역시 한타에서 힘을 발하는 마오카이나, 초가스 등의 하드 탱커 챔피언들이 브루저들보다 더 고평가되고 있습니다. 

3. 미드 라인의 변화

 미드 라인은 조금 변화 양상이 복잡합니다. 제 생각에 현재 미드 라인 챔피언의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은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봇 라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챔피언인가? 2. 한타에서 원딜/혹은 향로 본체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가?
 봇 라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로밍형 챔피언은 극스노우볼 메타에 이어서 여전히 인기가 많습니다. 탈리야, 갈리오, 라이즈 등의 픽이 이 쪽에 강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이는 이전처럼 스노우볼을 빠른 속도로 굴리며 속도전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 원딜의 성장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우리 원딜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로 목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스노우볼링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한타에서 원딜 보호 등에도 능한 챔피언들입니다. 이런 점들이 종합되서 로밍형 챔피언은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빈다. 앞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쉔 역시 이런 로밍형 미드라이너처럼 궁극기로 운영에도 도움이 되고 한타에서도 쓸 만하다는 이유에서 탑 라인에서 선호되고 있죠. 
 2. 한타에서 원딜 혹은 향로 본체(서포터)에게 폭딜을 꽂아넣어 견제할 수 있는 챔피언의 대표주자는 역시 신드라와 오리아나입니다. 순간 폭딜이 엄청난 궁극기를 활용해서 한타가 시작하자마자 상대 한 명을 삭제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하는 챔피언들이죠. 원딜이나 서폿은향로 덕에  어디까지나 한타 유지력이 강해진 것이지 누킹에서까지 안전해진 것은 아닙니다. 이런 점을 노려서 순간 데미지가 큰 챔피언들이 어느 정도 활용되기도 합니다. 피즈나 르블랑 등의 암살자도 비록 리스크가 크긴 하지만 이러한 이유에서 조커픽으로라도 기용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롤드컵의 메타는 이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원거리 딜러가 강한 팀이 엄청난 한타력을 보이게 되었고 원거리 딜러의 기량이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현재 8강에 진출한 팀 중 원딜이 약한 팀은 단 한 팀도 없습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롱주에는 프레이, RNG에는 우지가, SKT에는 뱅이 있죠. 그만큼 지금은 원거리 딜러의 세상이고 원거리 딜러가 그 어느때보다 엄청난 캐리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룹 스테이지 내내 메타가 고착화되었다, 너무 후반을 지향하면서 드러눕는 플레이 일변도라 재미가 없다하는 말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현재 향로는 너무나도 사기적인 효율을 보이고, 향로를 사용하지 않고 이를 카운터치려는 시도가 오히려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에 8강 경기에서도 크게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래도 다전제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한 두 경기에서는 이 메타를 전면으로 부정하려는 시도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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