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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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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비아가 먼저인가요, 알이 먼저인가요?

애니비아가 먼저입니다.

애니비아는 제가 라이엇 게임즈에서 처음으로 작업한 챔피언입니다. 당시 인턴이었던 저는 입사 1주차밖에 되지 않았지만 챔피언 개발이 시급했던 터라 단 2주 내에 애니비아 기획을 완료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미 Guinsoo가 1차 기획을 하긴 했지만 아직 작업해야 할 부분이 많았고, 제 기획 방향은 새로운 기술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애니비아는 다수의 단계로 시전되는(Q스킬)을 최초로 사용한 챔피언이었고, 마나를 소모해 껐다 켤 수 있는 궁극기는 당시 기준으로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알로 변하는 설정은 기술적으로 시도된 바가 없어 처음 구현했을 때 엉성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특히 당시 ‘정화’는 캐릭터의 부정적인 디버프를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제 골치를 무던히 썩였습니다.한 번은 플레이테스트 중에 정화를 사용했더니, 다시 알로 변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추적 효과가 완전히 제거되어 애니비아가 불멸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 버그를 없애면 애니비아가 알로 한 번밖에 변하지못하고, 다시 애니비아가 되었을 때 주문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또 이 버그를 없애면 애니비아가 영원히 알로 남아 평상시처럼 이동하고 주문을 사용하는 문제가 생겨났고, 이 버그를 고치니기본 지속 효과는 제대로 기능했지만 애니비아가 사망하자 마자 알로 부활해 알의 모습으로 이리 저리움직이고 주문을 발사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불멸의 상태이기까지 했죠.

소환사의 협곡에서 무한한 마나를 지니고, 마음대로 상대를 기절시키며, 주문을 제대로 조준하기만 하면맵 상의 미지의 장소로 상대를 순간이동시키는 불멸의 알에게 쫓겨본 적이 없다면, 그 누구도 절대 공포를논할 수 없습니다.

스톤하스 리드 기획자 Brackhar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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