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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지에 대한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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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랭크를 떠나서 유저들의 도덕을 말하는 거니까 '난 티어 올리면 상관없다'라는 사람들은 진지하게 생각 안해도 됨


롤은 AOS 게임이야.

그리고 5:5로 진행되는 실시간 대전 게임이기도 하지. 

5:5라는 말은 누군가가 게임에서 탈주했을 때 피해를 보는 유저들이 타 게임보다 많다는 것을 뜻해.

1:1 게임(대표적으로 하스스톤)은 상대가 나가면 그냥 이겨. 상대가 나갔다고 해서 기분 나쁠게 없어.  

카트라이더나 테일즈런너 같은 게임도 개인전에서는 문제가 없지.(근데 테일즈런너 해본 사람으로서 협동전에서 나가면 겜 진행 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있음) 

배틀그라운드는 누구 나가도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RPG는 누가 나갔다고 해서 신경쓸 것도 없고... 

그런데 5:5라면 누군가 게임에서 탈주했을 때 같은 팀 4명이 줄줄이 피해를 봐. 게다가 픽창에서 탈주하면 상대팀까지 강제로 게임이 종료되기 때문에 9명이 피해를 봐.  

게임 중에 탈주하는 것은 팀원들의 노력과 실력에 따라서 다시 들어올 때까지 끌고 갈 수도 있고 심지어 끝까지 안 들어왔는데 4:5로 이기는 경우도 가끔 있지. 

그러나 픽창에서 탈주하면 그건 빼도박도 못하고 게임 강제종료야. 다시 게임을 찾아야 하는데다 픽창에서 픽밴을 했던 시간까지 낭비하는 거야. 

픽창에서 탈주하는 걸 롤에서는 닷지(Dodge)라고 부르지. (게임 중에 탈주하는 것도 닷지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 부르는건 사람들 맘이니까) 

사람들이 닷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 뭐 개인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컴퓨터가 꺼졌을 수도 있고 나처럼 픽 버튼을 누르는걸 깜빡해서 닷지하는 경우도 있고... 

그러나 픽창에 들어오자마자 사람들 닉네임을 보고 OP.GG나 FOW.KR 같은 곳에서 전적을 검색해서 아니다 싶으면 X버튼을 눌러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게 과연 바람직한 행동일까? 

 

예를 들어 원딜을 하고 싶은데 원딜 플레이 기록은 별로 없는 A가 있어. 

게임을 잡은 뒤에 사람들이 A의 전적을 검색해. 그런데 A는 원딜을 해본 기록이 별로 없겠지. 

아마 한명쯤은 닷지를 할 거야.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을 포함한 10명의 게임이 강제종료되고 다시 게임 찾는 화면으로 돌아오게 되지. 

10명 모두 게임 찾는 시간이 대략 2분 정도 더 늘어났고

A는 다음 게임에서도 전적을 검색하고 닷지하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서 10분 넘게 게임을 시작하지 못할수도 있어. 

이건 티어를 올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닷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닷지를 한 유저는 분명히 닷지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어. 

결국 그의 선택으로 인해 10명이 동시에 피해를 본 거야. 

나는 이게 티어를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티어를 떼놓고 생각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22명이 모여서 축구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수비수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수비수를 한다고 경기장을 나가버린다면 어떻겠어? 

한번 닷지 정도는 사람들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연속으로 닷지가 나온단 말이야. 그럼 사람들은 말 그대로 고통받는 거야. 

 

닷지는 랭크를 열정적으로 올리는 사람들에겐 일상일지 모르겠지만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면 아주 예의없는 행동이고 큰 불편을 주는 거야. 

절대 좋은 행위라고 볼 수 없는 일을 '과감하게 닷지해라' 심지어 '적극적으로 닷지해라' 라면서 공략글에 써놓는 걸 보면서 저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이 글을 쓴 거고.

거꾸로 보면 사람들이 닷지를 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는 그런 글 때문이야. 

 

사실 저격글이나 여성비하, 패드립, 욕설, 심지어 대통령 모욕까지 현실에서는 100만원을 줘도 못할 말들을 쏟아내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예의를 기대하는 건 너무 지나친 게 아닐까 생각해. 

하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한 노력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너희들에게 거는 이런 기대도 너무 큰 걸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넷상에서 하는 행동의 반이라도 실제 생활에서 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고의트롤이 팀에 있지 않으면 또는 100LP에 거의 다 왔거나 다른 이유로 정말 꼭 이겨야 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웬만해선 닷지하지 말라는 거야. 

너에게는 그냥 한 번의 닷지이지만 같은 팀의 누군가에게는 벌써 4번째, 5번째 닷지일 수도 있잖아. 

이 얘기는 안 했지만 상대팀은 예상도 못 했던 상황이 오는 거고.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도 아까 말한 '닷지해라'는 공략글뿐만이 아니라 어제 5연속 닷지를 당했거든... 


사실 닷지를 없애려면 닷지했을 때의 패널티를 늘리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지만 1:1문의해서 매크로 답변받는거보단 이쪽이 나을 거 같네. 

어쨌거나 이 글을 읽었으면 인터넷 상에서도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지 않고 불편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했으면 해. 물론 닷지도 하지 말고. 

좀 긴데 읽어줘서 고맙다. 

 


* 이 글을 읽고 '롤알못이네 티어 올리려면 무조건 닷지해야지;; 못하는 것부터가 불편 주는건데' 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어. '티어따위 올리지 않는 브실골 인증하네' 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일단 나는 롤알못은 맞아. 30분 넘어가면 내가 서포터여도 시야따위 안먹고 한타만해. 브실골도 맞아.... 하지만 나는 위의 글에서 단 한 번도 내가 브실골이라고 인증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제발 댓글로 욕하지말고 할 말 있으면 그냥 부드럽게 해.. 여기는 인벤처럼 댓글 블라인드 기능도 없어서 갑자기 이상한 댓글보면 드레이븐 합성사진 보는기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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