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중세 시대 어느 나라에……
왕이 왕비를 여읜 후에 젊고 아름다운 왕비를 새로 맞아 들였다.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모든 사람들이 다 감탄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날 신하 하나가 왕비의 모습에 그만 홀딱 반해 버리고 말았다.
왕비가 지나갈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그의 시선이 왕비를 내내 따라 다녀서
친분 있는 다른 신하들의 주의를 받기도 하였다.
그 신하는 왕비를 볼 때마다 그녀를 품에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특히 그녀의 가슴을 볼 때면 도저히 그의 솟구치는
욕망을 어찌 할 수 없어 곤혼스러웠다.
만약에 자신의 생각이 왕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는 당장 교수형에 쳐해질 것이 뻔해서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몸서리가 쳐졌다.
그런데도 그런 생각이 없어지기는커녕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서 욕망을 없애려고 별별
시도를 다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그는 마음의 병을 얻어 시름시름 앓게 되었다.
얼마간 앓다가 그대로 두었다가는 그냥 죽겠다 싶어서
용하다는 의원을 찾게 되었다.
이런저런 증상을 살펴본 의원은 과연
명성대로 그의 병을 알아내었다.
그리고는 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일이 이쯤 되고 보니 신하는 죽을 때 죽더라도
속시원하게 누군가에게 고백이라도 해보고
죽어야겠다 생각하고 모든 사실을 의원에게 털어놔 버렸다.
그러자 의원은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더니 신하에게 말했다.
“내가 당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뭐라고? 그렇게 되면 난 당장 목이 달아날텐데 무슨 소릴 하는 거요?”
“당신의 목이 안달아면서도 당신의 소원을 이루게 해주겠다 이 말씀입니다.”
“그…그게 정말이요? 그렇게만 해준다면 내 의원에게 뭐든 해주겠소?”
“정말이지요? 그렇담 일이 성사된 후에 저에게 1000냥의 금을 주십시오.”
“천냥이라고…..?”
“못 주신다면 없던일로 하지요.”
“아..아니요. 내 꼭 금 천냥을 당신에게 주겠소.”
“그럼 약조하신 걸로 알겠으니 내가 따로 기별 할 때까지
꼼짝말고 집에만 기거하고 계십시오”
그리고 며칠 후, 의원은 왕비의 시녀에게 뇌물을 주고
시녀에게 약을 건내 주어 왕비의 속옷에
발라 놓도록 하였다.
속옷을 입고 잠이 들었던 왕비가 이튿날 일어나 보니
몸이 근질근질 가려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별별 약을 다 바르고 치료를 해도 가려움증이 낫질 않자
왕은 용하다는 의원을 불렀다.
의원은 왕비의 가려움증을 고칠 치료약을
자신이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왕은 의원에게 그 약이 무엇인지 당장 그약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의원은 왕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약은 특수한 성분이 들어있는 타액(침)으로
그 타액은 오로지 아무개 신하의 타액에만 있는데
그 성분이 특이해 혀로 직접 발라야 효과가 있습니다.”
왕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왕비의
가려움증을 고쳐야 하기에 할 수 없이 신하를 불러서
왕비의 가려움증을 치료(?)하게 하였다.
드디어 자신의 욕구를 채운 신하는 천하를 얻은 듯 날아갈 듯 기뻤다.
그런데 약속한 돈을 의원에게 지불하려니 여간 아까운 것이 아니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의원이 돈을 찾으러 왔을 때 신하는
“다 네가 꾸민 짓이니 나는 알바 없다.”면서 의원을 쫒아 내었다.
집으로 돌아온 의원은 속이 부글 부글 끓어오르고
원통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왕에게 사실대로 고했다가는
그 신하뿐 아니라 자신이 먼저 목이 달아날 것이었다.
하도 분해서 유서라도 쓰고 자결을 할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몇 달 후,
이른 새벽 왕의 시종이 신하를 찾아 와서는 왕이 급이 찾는 다고 전하였다.
신하는 혹 의원이 왕에게 고자질을 한 것이 아닌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왕 앞에 급히 불려간 신하는 왕의 얘기를 듣고 기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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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전 왕비에게 옮았는지
거기 앞이랑 뒤가 몹시 가렵구나.
의원의 말로는 너의 혀로
직접 바른 침 밖에는 약이 없다는구나.
이번에야 말로 너의 충성심을 보여줄 기회로다.
자 어서 치료를 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