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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편의점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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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젊은 나이에 편의점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청년이다.

오픈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거진 하루에 한 번 꼴로 진상들을 만나며

사람을 대하는 직종은 어디에나 있지만 그들 모두가 극한직업임을 깨닫고

여러분은 이런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남기며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진상의 종류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트페



말 그대로 카드 혹은 현금을 던진다. 나에게 던지는 것이 아니라 땅바닥에 툭, 던진다.

그 정도로 기분이 나쁘면 서비스업 힘든거 아니냐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던져지는 카드를 보고 있노라면 내가 거지가 된 기분이다.

주로 젊고 어린 친구들 보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그러시는데

그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 하다.

나도 트페마냥 골드카드를 인중에 던져 손님을 기절시키고 싶지만

정화쓰고 반격할까봐 차마 그러지는 못하므로

여러분은 늘 카드를 공손히 전해주거나, 요즘은 직접 꽂는데가 많으니 셀프를 실천하길 바란다.



2. 미니언들

우리 친구들은 보통 우루루 와서 음료수 하나, 라면 하나, 삼각김밥 하나, 혹은 문상하나, 이렇게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꾸준히 구매력을 행사해주는 좋은 친구들이다.

다만, 먹고 나서 음식을 제대로 치우지 않는다거나 뒤처리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라면)

나갈 때는 20킬먹은 적 헤카림마냥 다 휩쓸면서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데

그 참상을 보고있자면 얼마 전 다이아 승격전 3회 연속 실패하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던 나의 심정이 된다.

편의점은 먹고 나가면 치워주는 식당이 아니기에

비치된 냅킨으로 흘린 것 정도는 닦아주는 매너를 발휘해보도록 하자.

  • 문상사는 친구들 보면 내가 가끔 어디 쓰냐고 물어보는데

롤에 쓴다 그러면 티어 어디냐고 항상 물어본다.

리신 신스킨 산다던 중학교 2학년 리신장인 친구야.

브론즈는 탈출했는지 궁금하구나.

3. 민짜

너네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학생임이 티가 난다.

남자든 여자든 본인은 당당하게 얘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담배 이름을 말할 때 목소리에 불안함이 섞여 나오니

웬만하면 나의 눈길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민증 사진찍어서 가져오지좀 마라.

니가 다른 사람 걸 찍었는지 어쨌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잘 보면 닮았다면서 얼굴 표정 이상하게 만드는 친구도 있었다.)

니가 성인이 되고 나면 니 폐를 죽창내든 말든 신경 안 쓸 것이니

어른이 되고 오는게 좋겠다.

(물론 가끔 조이처럼 겉모습은 어린데 민증검사하니 나보다 한창 누나이실 때는 조금 민망하다. 기분은 좋으셨을 테니 귀찮게 해드린 것은 봐주도록 하자.)

  • 담배 그림 스위쳐

담배 그림 바꿔달라는 손님이 은근 있다.

목에 구멍 뚫린 그림은 싫고

발기 부전 그림은 괜찮다고 한다.

나는 그 이유를 당신의 물건이 이미 제 기능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여

기꺼이 바꿔주긴 개뿔 그림이 싫으면 피지마라 개xx들아

4. 신지드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들어 오자마자 우당탕탕 하며 커피를 쏟는 손님.(젊은 남자였다)

나는 속 깊은 한숨을 티내지 않게 내쉬며

"제가 치울테니 편하게 고르세요~"라 말하고

걸레를 가져와 닦는 도중,

조용히 살게 없다며 나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보며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맘 같아선 당장 달려가 리신 풀콤보를 조지고 싶었으나

독에 빠진 미친 과학자를 따라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옛 말이 떠올라

눈물을 삼키며 끈적거리는 독, 아니 커피를 닦았다.
(신지드 독은 시간 지나면 없어지기라도 하지 졸라끈적거림 슈벌거)

사고를 쳤다면, 예의상 물 하나라도 사고 나가자.

5. 창조경제학자

별 건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오시던 나이 지긋하신 분이 계셨는데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900원을 건네며 천 원 짜리로 바꿔달라는 것이었다.

에? 내가 모르는 새에 경제와 거래의 보편적 관념이 바뀌었나?

라는 생각으로 그건 좀 어렵겠다고 하니

장사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며

온갖 폭언을 퍼붓고는 나가셨다.

나는 편의점을 하려면 900원을 1000원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 정도는 기본소양으로 갖춰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조용히 문 잠그고 울었다. 제발 그러지들 좀 마라.

6. 트페

아까 트페가 있었는데 또 트페? 중복아님? 할 수 있는데,

이번엔 사기꾼이다.

나는 항상 긴 시간을 근무하는 터라

엎드려 졸고 있는 때가 많다.

근무태만인건 안다.
(가끔 이걸로 사장이 보면 뭐라 한다며 요즘 직원 쓰기 무섭다고 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내가 사장인데 그럴수도 있지 뭐. 내가 가게를 닫고자든 열고자든 뭔 상관이래)

아무튼 그 날도 한가한 낮 시간에 잠에 취해 빌빌대고 있는데

40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마이콜 닮은 남자분이 오셔서

담배 한 보루를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담배를 꺼내며 드리려는데

갑자기 허둥지둥 대며 자기가 카드를 두고왔다고

담배 먼저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무리 친절한 사장님을 지향하는 사람이어도

한 두푼도 아니고, 사만 오천원짜리를 먼저 줄 순 없었기에

그렇게는 안된다고 했더니,

"에~ 내가 여기 사장이랑 친한데~ 금방 갖다 줄게~."

나는 처음에 잠에 취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나도 모르게 자다가 나이 많은 친구를 사귄 것인가?

아님 진짜 나랑 친구였나? 친구들 중에 마이콜은 없었는데?

라는 오차를 거쳐 이 사람이 사기꾼임을 깨달았을 때 즈음,

"통화 시켜줄게~"

라는 마이콜의 말을 듣고,

"제 번호 아세요..? 제가 여기 사장인데.."

를 시전하자, 횡설수설하며 트페가 궁쓰고 도망가는것 마냥

조용히 사라졌다.

여러분도 편의점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으니

아무무마냥 구석에서 찐따같이 울지만 말고

우리 모두 편의점을 해보도록 하자.



- 소개한 것 말고도 수많은 인간 군상들이 있지만,

종이에 여백이 부족하여 적지 않겠다.(슬 귀찮다.)

여러분은 모두 매너있는 고객의 모습으로

나에게 나타나주길 바라며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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