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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에 대해서 아시나요? (눈아픔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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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문자 해독에 관해서는 해설서의 오류를 지적하는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맨 처음 마야문자서를 샀을 때 왼쪽에는 마야 문자가. 오른쪽에는 간단한 해석이 있었는데. 파인만은 해석을 보지 않고 풀어보겠다고 생각했다. 몇날 며칠을 생각한 결과 그는 이게 화성의 공전주기와 일치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중에 오른쪽 해설서를 보니까 수치가 맞지 않는 부분도 많고, 천문학적인 이해력이 떨어진 사람이 작성한 듯했다고 한다. 이 고문서가 천문에 관한 내용이라, 물리학자인 그는 몇몇 수치들의 내용이 천문에 관련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유리했다고 한다. 고문서에 기록된 일식이나 월식, 혜성 등의 천문기록들은 과거의 연대 추산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결국 이 고문서와 그 해독에 관한 내용으로 동료 물리학자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도 했다. 인문학 강의를 하는데 강사가 과학자인 상황에 이를 계획한 담당자가 인문학 지상주의자였는지 속이 좀 상했다고 한다. 나중에 다른 마야문자책도 해독하려고 샀는데 예전 책하고 은 수치가 나와서 이게 거짓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금고따기는 취미처럼 즐겼다. 당시 기밀시설이었던 로스 알라모스의 높으신 분의 금고를 열고 보안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장난스런 메모를 남기곤 했다. 상세한 장난 내용은 위를 참조. 파인만은 이 금고따는 방법에 대해 한 챕터를 할애해 상세히 말하고 있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기계적 기본 원리에 인간적인 허술함, 거기에 어중간한 보안의식의 조합이 얼마나 취약해지는지 알 수 있다. 지금 보면 초보적인 수준의 비번 털기처럼 보이지만 당시엔 비밀번호라는 것 자체를 일반인이 사용할 일이 거의 없던 시대였던 것을 감안해 보면... 사실 그의 일화를 잘 보면 당시 보안상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당시 사무실에 있던 금고는 1부터 100까지 있는 다이얼 3개를 맞추는 방식이었다. 즉 단순 조합 방법은 100만가지다. 그런데 기술이 딸렸는지 다이얼 숫자에 2 오차가 있어도 열렸고, 이로써 다이얼 숫자가 20까지만 있는 거나 마찬가지가 돼서(숫자 5개가 1개로 줄어든다) 이것만으로도 조합이 8천 개로 떨어졌다. 거기다가 사람들이 보통 일할 때 금고를 열고 지냈는데, 파인만은 이렇게 열린 금고의 다이얼 중 2자리를 자신이 알아낸 기술로 역으로 알아내 노트에 정리해두었다. 이로써 조합은 20가지로 줄었다. 당연히 손쉽게 열릴 수밖에... 때문에 나중에는 아예 "파인만이 사무실에 온 적이 있으면 금고 번호를 바꾸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그 뒤로는 다른 사람의 사무실에 들어가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여기에 더 압권인 에피소드가 있는데 나중에는 고위직 용으로 훨씬 크고 튼튼한(그리고 파인만의 방법도 안 통하는) 금고가 들어왔다. 그러던 어느날 담당자가 없는 사이에 금고를 열 일이 생겨서 연락을 받은 파인만은 그건 열 수는 없다고 했는데 잠시 후 다시 연락이 와서 마침 연구소에서 수리공으로 일하던 사람이 그걸 열었으니 이제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당연히 어떻게 열었을까 호기심이 동한 파인만은 비법을 알려고 그 수리공에게 몇 달 동안 천천히 접근하여 친분을 쌓았고, 그러던 어느 날 비법을 가르쳐 달라는 말을 하면서 정체를 밝혔는데, 오히려 수리공은 놀라면서 금고털이로 유명한 그를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면서 자기는 기술 같은 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대체 어떻게 열었는가 물으니 금고를 구입할 때 맞춰져서 나오는 기본 암호를 썼더니 열렸다는 것이었다. 즉 돈들여 더 튼튼한 금고를 샀는데 정작 비밀번호도 안 바꾸고 써서 금고를 산 의미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더 기절초풍할 사실은 이후 다른 금고도 기본 암호로 열어 보려고 했는데 다섯 중 하나는 먹혔다고...

웨이트리스에게 팁을 줄 때 파인만은 물잔에 물을 가득 채운 뒤 그 안에 동전을 넣고 카드로 물잔을 막고 나서 물잔을 뒤집어 테이블에 세운 뒤 카드를 빼냈다. 그것도 물잔 2개로. 즉, 팁을 얻기 위해서는 물잔을 들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면 물이 쏟아져 나오는 구조를 만든 것이며, 2개를 준비한 것은 하나만 있으면 물이 쏟아지고 끝이지만 2개라면 한 번 당한 뒤 고민할 거라는 계산에서 한 것. 이에 빡친 웨이트리스가 다음 날 따지자, 파인만은 "나 같으면 물바가지를 준비한 후 책상을 기울여 조금씩 조금씩 컵을 움직이고 쏟아지는 물은 물바가지에 받겠다"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그날도 똑같이 뒤집은 컵에 팁이 들어있는 것을 본 웨이트리스는 파인만이 조언한 대로 했지만, 이번에는 빈 컵이었다. 결국 다음 번에 파인만이 그 식당에 가보니 담당 웨이트리스가 바뀌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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