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리만치 따뜻한 날씨이며 단풍 하나 없는 푸른 단풍나무들은 그 누구 하나 나에게 시월이 왔다고 알려주지 않았다
언젠가 추운 겨울이 온다
스스로 절대 잊지 말자고 여러 번 다짐했던 사실은
뜨거운 가을바람에 모두 날아가 버렸다
주변의 눈치만 보며
다른 이들이 먼저 붉게 물들기만을 기다리는 단풍은
저도 모르는 새에 겨울이 되어 산 채로 얼어붙을 것이다
지금부터 붉게 물들면 늦지 않음에도
두려움과 공포에 질려 떨기만 하는 나뭇잎 한 장을 보며
어리석다고 비웃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