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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문학] 단편 공포 소설. 달콤한 컵케이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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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공포지 미스터리쪽에 가까워요 이런 장르는 처음 써봐서 조금 어색하실 수도 있어요 무섭게 안 느껴져도 그러려니 해주세요

 

룰루 일러스트가 다 쳐웃고 있는 것 밖에 없네요 찌푸린 표정인거 하나 있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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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그곳은 나무로 된 어두운 방이었다. 작게 난 창으로 달빛이 비추었지만, 그조차 언제 구름에 가려 사그라질지 모른다.

 

방 안에는 낡은 침대와 작은 탁자 하나가 전부였다. 발걸음을 옮기자 나무로 된 낡은 바닥에서 끼익 소리가 났다.

 

나는 탁자 위의 종이쪼가리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새끼거미 한 마리가 타다닥 소리 내며 잽싸게 도망쳤다.

 

“...”

 

나는 힐끗 거미를 쳐다보았다. 도망치는 그 모습이, 마치 ‘픽스’와 닮아있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가장 소중했던 친구. 하지만 그 또한 나를 막을 순 없다. 지금 나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따로 있으니까.

 

툭. 툭. 나는 종이쪼가리의 윗부분을 손으로 털어냈다. 까맣게 쌓여있던 먼지가 흩어지자 사진과 글귀가 보인다.

 

그것은 빛바랜 신문이었다. 신문의 가장 위쪽에는 원통형 모자를 쓴 보안관. 케이틀린의 사진이 보였다.

 

사진 아래에는 신문 기사의 글귀가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이번 자운의 독성 설탕 사태 때문에, 케이틀린은 어린아이와 요들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컵케이크’와 각종 과자를 불법으로 규제하는 법안을 내놓았고, 이는 정식으로 통과되었다.’

 

꼬깃. 신문을 구긴다. 파르르 어깨가 떨려온다.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렇겐 못하지.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난 짤막하게 내뱉었다.

 

“날 막지 마. 픽스.”

 

*********************

 

룰루-

 

나는 눈을 떴다. 그곳은 나무로 된 어두운 방 안이었다.

 

낡아서 해진 이불을 젖히고 몸을 기울여 일어나자 눅눅한 곰팡내가 확 올라온다.

 

나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에는 내가 앉아있는 낡은 침대와 작은 탁자가 하나. 그리고 벽에 걸린 섬뜩한 사진이 전부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여긴 어디지?”

 

공포를 달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분명 나는 요정 친구인 픽스를 쫓아 숲 속의 낡은 폐가로 들어왔다. 그 후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이 방 안이었다.

 

“일단 나가볼까...”

 

나는 침대에서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 울퉁불퉁하고 거친 나무 바닥의 표면이 발바닥에 닿자 소름이 끼치는 끼익 소리가 울려 퍼졌다.

 

타닥- 타다닥-

 

그때였다. 작게 난 창문을 성난 나뭇가지가 마구 두드렸다.

 

“흡!”

 

두려움에 질린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분명 바람의 짓이겠지만, 어둠을 배경으로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그 모습은 마치, 가느다란 뼈가 창문을 똑똑 두드리는 것 같아서 더욱 기괴하게만 느껴졌다.

 

“어서 나가자.”

 

나는 홱 몸을 돌렸다. 급하게 문으로 향한다.

 

철컥. 낡은 문고리를 돌리자, 뒤에서 기분 나쁠 정도로 섬뜩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키헷. 키헤헷.”

 

분명히 바람 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뒤를 돌아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방을 나와 쾅 소리를 내며 문을 닫자, 마음이 조금 안정되었다.

 

“휴우.”

 

짤막하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벽을 짚은 손을 의지해 답답하리만치 어두운 복도를 조금 걸었다. 그러자 각각 위층과 아래층으로 향하는 층계가 보였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거미줄로 뒤덮여 있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꾸륵꾸륵 무언가를 쥐어짜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려온다.

 

어둠 속에서 금방이라도 누군가의 손이 튀어나와 나의 목을 조를 것만 같았다.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하지만 픽스를 찾아야만 한다. 나는 끝없이 밀려오는 공포를 꾹꾹 억누르고 발걸음을 옮겼다.

 

“흐흑.”

 

그때였다. 아래층에서 누군가의 흐느낌이 들려왔다. 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소리의 주인이 픽스일지도 모른다는 한 줄기 희망이 내려왔다.

 

“픽스! 픽스!”

 

나는 소리치며 층계를 뛰어 내려갔다. 괴기한 그림이 전시된 긴 복도를 달린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모두 사납게 눈을 부라리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기분 나쁜 눈빛에 숨이 조여 온다.

 

나는 애써 그것들을 무시했다. 복도의 끝에 도달하자 흐느끼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나는 문을 열어젖혔다.

 

벌컥-

 

그곳은 식당이었다. 긴 테이블에는 온갖 달콤하고 맛있는 과자와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평소라면 당장에라도 달려가 집어 먹었겠지만, 지금은 그것들을 보자 왜인지 모를 거북함이 느껴진다.

 

“흐흑...”

 

그때, 또 한 번 들리는 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테이블 끝에는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나는 걸음을 옮겼다.

 

“마, 맛있다. 정말 맛있어.”

 

소리의 주인은 바로, 금발의 머리칼을 소유한 미모의 여성. 잔나였다. 그녀는 두 손으로 컵케이크를 집어 들고 끊임없이 입 안에 욱여넣으며 억지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달콤한 과자들을 먹고 있음에도 그녀가 조금도 즐거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잔나의 두 뺨에는 눈물이 쉼 없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욱.”

 

왠진 모르겠지만, 그 모습을 보자 구역질이 나오려고 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끔찍한 기억이 튀어나오려고 했다.

 

그녀의 손. 나를 향해 뻗는 그녀의 손이.

 

“허억!”

 

나는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침이 목에 걸려 콜록 기침이 나왔다. 나는 잔나를 향해 물었다.

 

“잔나? 이런 곳에서 뭐 하고 있는 거예요? 저랑 빨리 여기서 나가요.”

 

“나, 나는 과자들을 먹어야 해. 다, 달콤하고 맛있는 과자들. 나, 나는 정말로 행복해.”

 

잔나가 덜덜 떨며 말했다. 의아해진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잔나는 식겁하여 몸을 움츠렸다.

 

“지, 지금 먹을게! 제발!”

 

잔나는 절규했다. 그녀는 우악스럽게 손을 뻗어 파이 조각을 움켜쥐었다. 당황한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잔나는 파이 조각을 입에 마구 쑤셔 넣었다. 그녀가 파이를 베어 물자 피같이 붉은 잼이 뚝뚝 떨어졌다.

 

잼이라기엔 너무 묽은 그것은 탁자를 타고 바닥에 흘러내린다. 곧 잼은 나의 발바닥을 적셨다. 공포에 질린 내가 소리쳤다.

 

“잔나! 지금 뭐 하고 있어요! 우리 당장 여기서 나가요! 제발. 너무 무섭다고요!”

 

급기야 울음이 터져 나온다. 내가 간곡히 부탁하지만 이제 잔나는 들은 척도 하는다. 상태를 보아하니 더는 설득이 소용없는 모양이었다.

 

“...”

 

나는 몸을 돌렸다. 걸음을 재촉하며 식당에 난 맞은편 문을 향한다. 식당 바닥에 피 묻은 발자국이 찍혔다.

 

그러던 중 나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나는 힐끗 어깨너머로 잔나를 쳐다보았다. 이유를 알 순 없지만 잔나는 또다시 흐느끼고 있었다.

 

나는 다시 앞을 향해 걸어가 문고리를 돌렸다. 이곳은 무언가 잘못됐다. 빨리 픽스를 찾은 후 잔나를 다시 데리러 와야겠다.

 

****

 

더 안 쓸지도 몰라요 너무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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