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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문학] 단편소설. 나와 이즈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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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브론즈나 이즈리얼에 대한 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재미로만 봐주세요. 헤헤.

 

*주의*

 

심각한 티어 부심 관련 주제입니다.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과장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글에서는 그냥 재미로만 봐주세요.

 

*주의*

 

소라카를 사랑하시는 모든 여러분은 이번 화를 본 후 뒷목을 잡으며 작가를 죽이러 올 수도 있습니다. 그 돌 내려놓으시고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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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흑. 흑.”

 

룰루가 훌쩍였다. 그녀는 팔로 다리를 끌어모은 채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자꾸만 흘러나오는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룰루의 눈가는 금세 축축해졌다.

 

“울지마.”

 

그때, 소라카가 말했다. 소라카는 룰루의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룰루는 푹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그것을 느낀 소라카는 싱긋 미소 지으며 룰루의 귀에 이렇게 속삭였다.

 

“브론즈가 울면 기분 더러우니까. 울지 말아줘. 응?”

 

말을 마친 소라카는 줄로 메달은 은색 훈장을 룰루의 코앞에다 장난스럽게 흔들어 보였다.

 

이내, 룰루의 뺨을 타고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흐흑. 으아앙. 흐어어엉.”

 

한번 터진 눈물은 쉽게 멈출 수가 없었다. 룰루는 서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라카가 왜 자신을 괴롭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티어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천대당하는 것이 너무나도 슬펐다.

 

“흥.”

 

소라카는 피식 코웃음을 치며, 팔짱을 꼬았다. 그녀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하아. 멘탈 관리 안 되는 것 좀 봐. 이래서 역시 심해들이란.”

 

소라카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룰루의 옆을 지키고 있던 꼬마 요정. 픽스는 참고 있던 화가 드디어 폭발했다.

 

“@!$^#%*$!”

 

“픽스!”

 

룰루가 말릴 새도 없이, 픽스는 무어라 소리치며 소라카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소라카는 가벼운 무빙으로 픽스의 공격을 피했다. 픽스는 슝 허공을 뚫고 지나갔다.

 

“에잇.”

 

소라카는 손을 뻗어 픽스를 낚아챘다. 소라카의 손아귀에 잡힌 픽스는 열심히 바동거렸지만 소라카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흐음. 귀여운 애완동물이잖아?”

 

“!@**#$#$%**@***?”

 

소라카는 픽스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픽스는 소라카의 손을 따라 몸이 회전할 때마다 하늘이 빙빙 도는 기분을 느꼈다. 이내 픽스는 어지러워하며 픽 쓰러졌다.

 

“픽스! 당장 픽스를 놔줘!”

 

룰루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픽스는 룰루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가족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자신을 브론즈라고 놀리는 것을 참을 순 있어도 픽스를 괴롭히는 것만은 참을 수 없었다.

 

잔뜩 화가 난 룰루를 바라보며 소라카는 기분 나쁜 웃음을 지었다. 이제야 놀려먹을 맛이 생겼다. 소라카는 기절한 픽스를 흔들어 보이며 메롱 혓바닥을 내밀었다.

 

“흥. 싫은데? 불만 있으면 실버로 와서 받아 가던가.”

 

홱 몸을 돌린 소라카는 어디론가 향했다. 룰루는 다급히 그 뒤를 쫓으려 했지만, 어느새 다가온 라이엇 관계자들이 룰루를 저지했다. 한 라이엇 관계자가 말했다.

 

“안 됩니다. 여기서부턴 랭크 티어가 ‘실버’ 이상이신 분만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당장 이거 놔! 픽스! 픽스!”

 

룰루가 애타게 소리쳤으나 소라카는 점점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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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리얼.

 

어느새 브론즈에 온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현지에 적응하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어느새 이즈리얼로 정글이나 서포터를 가는 것도 마다치 않게 되었고,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이즈리얼이 착용할 수 있는 모든 아이템을 한 번씩 사보기도 하였다.

 

“ㅋㅋ이즈님. 오늘도 참 못하시네요.”

 

“티모님만 할까요? ㅋㅋ”

 

어느새 팀원들과도 자연스럽게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이곳에선 늘 즐거웠다. 언제까지나 행복한 날만이 계속될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분위기가 어두웠다. 우리 팀원 중 한 명인, ‘마스터 이’가 제작한 클럽. 우주류 백도어 클럽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변 공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였다.

 

“흐흑.”

 

룰루는 소파에 앉은 채 흐느끼고 있었고 제드는 씁쓸한 표정으로 구석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클럽에 들어오는 것을 본 티모는 인사차 으쓱 어깨를 들어 올렸다.

 

‘무슨 일이에요?’

 

나는 티모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티모는 작은 목소리로 그간 룰루에게 있었던 일들을 전해주었다.

 

“...”

 

나는 경악했다. 낮은 티어 때문에 괴롭힘 받는 것은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내가 그간 다이아 랭크로써 받아왔던 혜택들이 새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흐흑. 이즈님.”

 

그때였다. 룰루가 나를 불렀다.

 

“네, 네?”

 

나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룰루는 고개를 들어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뺨에는 조금 전까지도 울었는지 눈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티어가 낮은 게. 그렇게 큰 잘못이에요? 제가 그렇게 나쁜 짓을 저질렀어요?”

 

룰루가 물었다. 나는 그녀를 위로할 말을 찾아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물론, 룰루님 잘못은 아니죠. 티어는. 음 뭐랄까. 그냥 팀 운이 좋으면 높은 곳에 배치되기도 하고...”

 

역효과였다. 룰루는 버럭 소리쳤다.

 

“나도. 브론즈에 있고 싶어서 있는 게 아니라고! 나도 실버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데!”

 

이내 룰루는 세상을 다 잃은 듯,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차갑게 내려앉았다. 나는 어디서부터 상황을 수습해야할지 몰라 허둥댔다.

 

그때였다. 마스터 이가 팔꿈치로 티모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작게 말했다.

 

‘네가 게임할 때 1데스씩만 덜 했어도, 룰루님 티어는 이미 실버였을걸.’

 

‘웃기시네. 넌 그놈의 유령무희 좀 한 개만 사면 안 되나?’

 

이내 티모와 마스터 이는 서로 옥신각신 다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제드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제드는 어느새 탈주하고, 그의 그림자만이 남아 후룩 차를 들이마시고 있었다.

 

그때였다. 룰루가 내 팔 소매를 잡았다. 그녀는 덜덜 떨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안쓰럽고 처량한 모습이었다. 룰루는 입을 열었다.

 

“이즈님. 나, 이대로 픽스를 영영 못 만나면 어떡해요? 그러면 안 되는데. 빨리 실버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입을 다물었다. 머릿속으로 생각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지금의 상황은 상당히 닮아 있었다.

 

나의 예전 서포터. 나미를 처음 만났을 때와.

 

‘이즈님. 저, 더 높은 티어로 올라가고 싶은데. 제가 너무 못해서 게임을 질까 봐 무서워요. 어떻게 하죠?’

 

그때의 나미도 떨고 있었다. 그녀의 실력은 내가 보증했지만, 너무 겁이 많았다. 그녀는 그동안 심술궂은 원딜들과 같은 팀이 되어, 매 게임 욕설을 들은 나머지 극도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나는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때, 나는 나미를 달래줄 좋은 방법이 떠올랐었다.

 

나는 싱긋 미소 지었었다. 그리고 나미에게 손을 내밀었었다.

 

‘나미님. 저랑 둘이 듀오 하실래요?’

 

얼핏 보면 행복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다. 상위 티어에 도달한 후, 버려지게 된 이즈리얼과 새로운 원딜을 찾아 떠난 서포터. 나미.

 

쏴아아-

 

문득 빗소리가 들려오자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바깥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가 다이아에서 브론즈로 떠나오겠다고 결심한, 그 날과 같은 날씨였다

 

나는 룰루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슬픔에 잠긴 눈을 하고 있었다.

 

또 상처받게 될 지도 몰랐다. 다시 한 번 버림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생각하는 것은 나중의 문제다. 나는 품 속의 동색 훈장을 꽉 쥐었다. 새로운 결심이 마음 한 구석에서 피어났다.

 

“룰루님. 저랑 둘이 듀오 하실래요?”

 

나는 싱긋 미소 지었다. 그리고 룰루에게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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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분량조절 대실패함 생각보다 더 오래 끌지도 모르겠음. 이즈리얼 빨리 룰루한테 리폿당하고 정지먹는거 보고싶다. 참고로 스포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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