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녀석을 담은 상자를 가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임종을 본건 저밖에 없었어요. 급하게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제가 가장 가까웠습니다.
엄마가 뒤늦게 병원에 와서 정말 많이 우셨습니다. 산책 못시켜줘서 아픈거 빨리 알지 못해서 병원에 혼자 둬서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습니다. 14년을 함께 해오면서 느끼고 있었어요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잘 책임지고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네요. 생명을 책임진다는 건 정말 무거운 일입니다. 정작 가장 힘들어할 때 아무 것도 못해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녀석을 만나서 키운건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정말 힘들지만 함께한 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소형견을 키우시는 분들은 쿠싱증후군을 주의하세요. 개는 아픈걸 숨길 수 없을만큼 악화되어야 티가 나니 그 전에 징후를 눈치채야 합니다.
제가 많이 힘들어서 여기에라도 주저리주저리 털어놓아 봅니다. 우울한 글 써서 죄송하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