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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2년동안 짝사랑하면서 전교 4등 찍은 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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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살짝 어그로성이긴 한데 읽어보면 그렇게까지 어그로도 아님 가독성을 위해 한줄씩 띄워서 쓸게

벌써 4년전이네

난 중1 1학기때까지 운동만 했었음

중1 들어가기 전에 태권도 4단 준비중이었고, 고2인 지금 대충 스펙 보면 태권도 3단 유도 1단에 탁구부에서도 주장 단 적 있고, 야구도 시대회 준우승 캐리한적 있음. 그냥 운동에 미친놈이었다고 보면 됨

중학교 들어가서는 아예 진로를 이쪽으로 빠르게 잡고

생각없이 운동만 하고 있었는데

허리디스크 확진 판정을 받았어

그것도 내 생일에.

막막했지

운동밖에 모르던 놈이었는데

이제 뭐해먹고 사나

한 두달인가 피방에서 거의 살았던 거 같애

그러다 엄마랑 몇번 싸우고 나서

집 앞에 있는 수학학원에 등록을 함

첫 수업때 잔뜩 쫄아서 교실 들어갔는데

니네 사람한테 후광비치는거 실제로 본 적 있냐

난 그때 처음 봄

내 이상형이 키작고 손작은 귀염상인데

100% 일치했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애인데

그냥 첫눈에 반한거지 뭐

근데 위에서 말한대로 진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애라

적응할때까지 말 한마디도 못 붙였음 ㅋㅋ...뭐 첫 3개월은 내가 아예 학원에서 말을 안한 시기이기도 하지만

적응되고나서는 다른 애들하고도 친해지고, 그 애하고도 말 한번씩은 섞고 그랬음

매일 걔 생각만 나고 미치겠더라 진짜

근데 문제는 내가 그때 진짜 개씹찐이어서

옷도 진짜 쳐죽일만큼 못 입고 말도 존나 어버버하고 머리고 좆같이하고 다니고 그랬음

반면에 걔는 얼굴도 예쁘고 귀엽고 공부도 잘 하고

걔네 중학교가 좀 널널한 편이라 방학때는 염색하고 오고 그랬던 애였음

한마디로 거의 다른 세계에 살던 애였다고 생각하면 돼

그래도 어떡하냐 첫눈에 반했는데

말 그대로 진짜 "짝사랑" 을 하기 시작함

10년지기 남사친/여사친 짝사랑하다가 연애했다?

개 잡소리야 그건 썸을 10년 탄거임

진짜 짝사랑이 뭐냐면

수업때 그 애 뒤통수에 구멍뚫릴듯이 쳐다보고

어쩌다 가끔 뒤돌면 다른 데 보는 척하고

수업이 월수금이었는데 가끔 화목에도 보충하러 나오는 거 알고

학원 월화수목금 나오고

어쩌다 한번 나한테 인사해주면 집가는 내내 실실 쪼개고

나는 혼자 좋아서 미치겠는데 상대쪽에서 반응 전혀 안오는

그런 짝사랑을 2년 가까이 했음

이와중에 학원 매일 나간건 의외로 도움이 되서

중위권에서 허우적대던 성적 중3때 전교 4등까지 올렸다


중3이 되고

다른 학원친구들하고는 대화의 반이 욕일 정도로 친해졌지만

걔한테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걸겠더라

시간이 지나니까 익숙해져서 안 떨고 잘 말하긴 했지만

꼴에 중학교 짬밥 먹었다고

머리 기르고 나름대로 멋부리고 다니던 시기였음

물론 남들이 보기에는 걍 어중간한 병신이었겠지

아무튼 지 혼자 존나 자신감에 쩔어있다가

학원에서 떡볶이 먹는 날이었나

그날따라 나한테 잘해주더라고

다음 수업때 끝나고 둘만 있는 타이밍 봐서 고백해버렸다

당연히 차였지 ㅋㅋㅋ

"아니"라는 답을 정확히 들은것도 아니고

"뭔소리야 그게" 하고 쌩 가더라



멍한 나 뒤로하고 학원 차 올라타서 문 닫으려다 말고

00아 잘가! 하면서 손은 왜 흔들었는지

미워하지도 못하게.



그날 내가 짝사랑하던 거 알던 엄마한테 말하고

한시간동안 미친놈처럼 울었다

엄마는 나 토닥여주면서 에휴 못난놈 이러는데

진짜 가슴 찢어지는 줄 알았음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머리도 기르고 옷 입는 법도 좀 알아서

여소도 몇번 받아보고 첫 연애도 했는데

여자를 돌같이 보는 경향이 생겨서

전여친이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한달도 못가서 깨졌고

소개받는 애가 내 스타일이 아니면 거절하고 그랬음

그와중에 내 과거 아는 애들은 내가 얼굴 볼 때냐고 그랬지만 ㅋㅋㅋㅋ



그 애는 내가 다니는 고등학교 애랑 사귀고 있음

많이 친하지는 않는데 잘생기고 착한 애라서

자기 짝 잘 찾아간거 같아서 다행임




얼마전에 그 애가 학원 놀러왔었음

난 이제 별감정 없어서

장난도 치고 농담도 걸고 그랬음

처음부터 이렇게 자연스럽게 할걸 그랬다


그 애가 선생님한테 앞으로 자주 온다고 인사하고

딱 뒤돌아서 갈 때

그 애가 나 찰 때 한 말이 생각났음




" 뭔 소리야 그게 "




뭔 소리긴

내가 너 존나 좋아한다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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