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폿님, 기다려보세요."
서폿은 움직이지 않았다.
"서폿님 뭐 픽하실거에요?"
"야스오."
정적이 흐른다. 애쉬를 픽하려던 내가, x표시에 마우스를 옮기며, 말한다.
"서폿님, 야스오도, 마찬가지 미드 챔피언이에요. 챌린저도 아닌데 매드무비만 보고 픽하면 어쩌려는 거에요?"
"야스오."
"다시 한 번 생각하세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이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에요?"
"야스오."
이번에는, 내 듀오인 정글이 채팅을 친다.
"3픽님, 지금 라이엇에서는, 레오나 위한 버프를 해줬어요. 서폿님은 누구보다도 레오나를 잘 하게 될 것이며, 팀의 영웅으로 존경받을 것입니다. 전체 팀은 3픽님이 레오나를 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상대팀도 서폿님의 레오나를 두려워 할 거에요."
"야스오."
우리는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내가, 다시 입을 연다.
"서폿님의 심정도 잘 알겠어요. 오랜 미드 생활에서, 많은 고인물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어요. 그런 염려는 하지 마세요. 우리는 서폿님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서폿님이 팀과 서폿에 바친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못한다 해도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합니다. 서폿님은……"
"야스오."
내 듀오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나는, 증오에 찬 마음으로 서폿을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눈길을, 클라이언트에 구석에 있는 x 표시에게 옮겨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