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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자대배치 받은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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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얘긴 없었다. 형제끼리 다 그렇지 뭐.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다 훈련소 얘기가 나왔다. 이놈이 훈련소 때 어깨뼈를 다쳤었다더라. 엄마 아빠한텐 말하지 말라는 말이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다. 어쩐지 면회 오라는 말이 없더라니.

나도 허벅지에 화상자국이 있다. 함정 점검 중 튄 예열기에 데였다. 진짜 존나 뜨거웠다. 병원도 물집 다 터진 이틀 뒤에나 갔다.

친구 녀석은 시체를 처음 본 뒤 트라우마를 앓았다. 그 뒤로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살만 10키로 빠지더라. 그러면서도 출동은 꼬박 나갔다.

좆같다.

대한민국에서 멀쩡히 태어 났다는 이유로 군대에 끌려간다. 18개월 22개월 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 근데 어디가서 힘들다 말은 못한다. 왜? 남들 다 가니까. 나만 힘들다 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면서 받는 혜택? 뭐 생각나는 거 있니? 밖에선 군바리라하면 그저 경멸, 그나마 있던 군 가산점도 삭제. 월급 오른거? 그 돈 받고 군대 왜 있니 편돌이만 해도 배 이상 버는걸.

이제 막 소방관, 경찰 공무원 하고 있는 친구들 얘긴 또 얼마나 어이없는데 '군 기여금'이란 이름으로 호봉을 인정받기 위해 또 돈을 낸댄다ㅋㅋㅋ 그 염병을 해봐야 '호봉'마저 공짜로 안쳐준단거지.(사실 공짜란 표현도 아이러니지만)

억울했다. 여자 대학동기들은 내 군대 있는 동안 여행을 가든 학점을 더 챙기든 하다 못해 한학기 내내 집에만 박혀서 가족들과 시간 보내든 뭐든 했다. 당연히 내가 군대 있던 시간들보다 유익했다. 괜히 제대하고 나니 더 뒤처진 느낌이다.

바뀌었으면 한다. 군복 입고 까까머리 한 군인들에게 군바리니 뭐니 조롱하는 것도, 남들 다 하는 것이니 생색 말고 지내라는 것도, 어디 다쳤을 때 느그자식 되는 것도, 2년이란 시간을 헌신해서 남는것이 공백 뿐인것도,

주저리 주저리 많이도 썼네 암튼 그렇다. 군대에서 다치는게 얼마나 서러운데 내 겪었던거 그대로 겪고 있을 동생생각하니 뭔가 마음이 허하다.

왜 걱정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사내새끼 군대가는거 당연한건데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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