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리그오브레전드

온라인 388

(반말주의) 브론즈들아, 팀을 탓하지 말자.

조회수 19,294댓글 94추천 38

우리나라에 롤 랭크게임이 열린 이래로, 브론즈 티어들이 정말정말 많이 내세우는 주장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나는 잘하는데, 팀운이 없어서 못올라간다."

그리고 좀 더 세분화하자면, 특히 탑솔러들한테 자주 보이는 현상 중 하나로

"나는 잘 컸는데, 팀이 노답이라 게임을 못 이긴다." 같은 멘트도 있다.

 

그런데,

나는 잘하는데, 나는 잘컸는데 를 자주 말하는 사람들을 단편적인 한두 판의 게임말고 좀 더 오래두고 보면, 본인만 흥하고 게임은 지는 경우와 거의 비슷하게 높은 확률로 본인은 망했는데 나머지 4인이 잘커서 게임을 이기는, 속칭 '버스타는' 경우가 정말 자주 나타난다. 언뜻 보기에는 완전히 상반된 케이스 같지만, 사실 두 경우는 근본적으로 같은 상황이다. 어떤 상황이냐 하면 바로,

"내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없다."

좀 더 와닿는 표현으로 다시 말하자면, "나는 캐리력이 없다."인 것이다.

 

내가 망했을 때, 그래도 나머지 4명의 힘으로 승리를 하는건 그나마 나은 경우이다. 상대가 날 말려먹은 이득을 제대로 못굴렸거나 우리편 4명은 본인 할 일을 120% 잘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런데 내가 흥해도 게임을 지는 경우가 많이 나오는건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롤은 팀 게임이기 때문에 내가 본 이득이 나한테서 머무르는게 아니라 우리 팀원들에게까지 퍼져야 더 큰 이득이 되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잘 컸으면 오브젝트를 챙기든, 타 라인에 로밍을 가서 풀어주든, 상대 정글에 시야 장악을 해주든, 뭔가 우리팀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가는 행동을 반드시 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행동을 똑바로 하지 못하고 내가 잘 큰 이득이 그냥 내 라인에서만 머물고 끝난다, 그런 상황에서 나머지 우리 팀원들이 오히려 손해를 봤다, 그러면 게임은 잘 큰 나 1인 vs 잘 큰 적 4인이 되는 것이다. 이기는게 오히려 이상한 구도 아닌가? 내가 망했을 때 팀의 버스를 타는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쳐도, 내가 흥했을 때도 내 능력으로 게임을 캐리할 수 없어서 우리편이 똑같이 잘 해주길 기대야 하는 상황인건 뭐라 쉴드를 쳐 줄 여지가 없는 부분이다. 정말 나머지 팀원이 한도 끝도 없이 망해버려서, 또는 하드 트롤이 있어서 누가 와도 캐리가 안되는 게임도 있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잘 큰 한둘의 힘으로도 게임을 얼마든지 끌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브론즈에서도 본인의 캐리력은 없고 팀을 크게 탄다면 아직 그 티어를 뚫을 만한 실력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팀 으로 지는게 아니라, 팀 으로 이기는 것이고, 그게 아직 나의 실력인 것이다.

 

당장 멀리 볼 것도 없이, 내가 아직도 그래서 브론즈에 있다.

탑 라인은 뭔가 자석같은 매력이 있어서 나를 자꾸 붙잡아두려 한단 말야... 타라인 X까

나는 이젠 랭크는 안돌리고 노말만 하면서, 가끔 상대 라이너로 골드~플래 만나서 이기면

"내가 브론즈인건 랭크를 안하기 때문이다."라면서 다른 방향의 합리화를 시작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