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의 바람이 차갑게 불어왔다. 야스오는 깊은 숨을 들이키고, 그 차가운 공기를 온몸으로 맞았다. 그동안 수많은 전투 속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이 감정, 다시 리븐을 만나러 가는 이 길이 그에게는 그 어떤 전투보다 힘들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녀를 놓쳤던 그 순간이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까? 그가 떠난 그곳에서, 그가 떠난 그날처럼 서 있을까?
리븐은 해변 끝에서 파도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25살, 그녀는 여전히 단단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그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가 떠난 그날부터, 그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더욱 강해져야 했다. 그때의 아픔은 이제 기억 속에서만 떠도는 그림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븐…”
리븐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익숙하고, 그리운 소리였지만, 그녀는 그 소리를 외면하려 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왜 이제야 나타났어?” 리븐은 차갑게 물었다. “그때, 나한테 뭐라고 했지? ‘너랑 함께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 나는 두려웠어. 네가 나보다 강하고, 너의 상처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 그래서 떠났어.”
리븐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숨을 들이켰다. 그녀의 손목에 쥐어진 검이 더욱 단단하게 느껴졌다.
“네가 떠난 이유는 나 때문이었을까? 내가 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냐?” “아니, 아니야. 그건…” 야스오는 잠시 말을 멈추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그동안 참았던 후회가 담겨 있었다. “내가 너무 겁쟁이였어. 내가 두려워서 떠난 거야. 나를 믿지 못했어. 너를 지킬 자신이 없었거든.”
리븐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눈속에서 여전히 그녀를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마음을 열게 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 왜 이제 와서 돌아왔지? 내가 너를 기다렸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 기다리라고는 말하지 않아. 하지만, 너를 놓지 못했다. 내 안에 계속 너가 있었어.” 리븐은 다시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가까워졌음에도, 그녀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너는 여전히 나를 지킬 수 있을까?” 그녀는 그에게 물었다. “그때처럼 내가 힘들 때, 너는 나를 떠날 거야?”
야스오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가 움찔하며 그를 피하려 했지만, 그는 놓지 않았다.
“떠나지 않아. 그때는 내가 약했지만, 지금은 다를 거야. 너를 놓지 않을 거야, 리븐. 내가 널 지킬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그의 말에 리븐은 잠시 멈췄다. 28살이 된 그가 이제는 정말 그녀를 지킬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손을 조금 더 강하게 쥐었다.
“그래… 믿어볼까?” 리븐은 작게 말했다. “너는 이제 그때처럼 떠나지 않을 거지?” “그렇다. 이제는 내가 널 지킬 수 있어.”
리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눈빛이 마주쳤을 때, 그동안의 갈망과 후회가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으로 변했다.
“하지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리븐이 말했다. “왜 그때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난 거야? 왜 그랬어?”
야스오는 잠시 침묵했다. 그 질문은 그에게 여전히 고통스러웠다. 그는 그때 무엇을 말해야 했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그 당시엔 자신을 떠난 그녀가 잘못된 것 같았고, 자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내가 너무 두려웠어. 내가 너에게 다가갈 자신이 없었어. 내가 너를 상처 입힐까 봐 겁이 났어. 그래서 떠났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리븐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침묵했다. 그 침묵 속에서 그녀는 그의 진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고백을 받았을 때처럼, 따뜻한 감정이 그녀의 가슴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걸 느꼈다.
“그럼, 이번엔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리븐은 부드럽게 말했다.
“응, 다시 시작하자.” 야스오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번엔 너를 놓지 않을 거야.”
그들의 손끝이 더 단단하게 엮였다. 그 순간, 해변을 스치는 바람이 두 사람을 감싸며, 과거와 상처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와우
전 그럼 이만 아리 스오를 하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