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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모두를 위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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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롤 공식이 아닙니다.













“인간의 삶은 항상 고통과 맞서는 삶이였다. 그동안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던 것들 중에는 고통이 있었는데, 우리는 고통을 두려워했기에 더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었지만, 인류는 고통을 두려워했기에 평화로운 삶을 살 수는 있었지만 발전이 더뎌 후대에게 편안한 삶을 보장해줄 수는 없었다. 죽음은 킨드레드의 몫이기에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우리의 기술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우리 인류는 고통을 없앰으로써 영광스러운 진화에 동참할 수 있다.”


화학공학의 거대한 별인 어느 자운의 과학자의 어록이였다. 이 자의 말을 들은 다른 과학자들은 이 전령의 말에 영감을 받아 한 사람을 시작으로 고통을 무효화할 수 있는 기술을 여러 분파로 갈라져 저마다의 방식으로 연구했다. 원래 이 말을 한 과학자의 의도는 우리 모두 기계화를 통해 더 밝은 미래를 만들자는 뜻이였지만,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다른 의도로 해석했던 것이였다. 아무튼 이 과학자의 말은 화학공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고통을 없애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자운의 어느 골목에서 기계전령의 말에 감명받은 이상한 과학자 둘이 여느 과학자들과 같이 고통을 없애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전령의 말을 모든 사람의 고통을 없애 세계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자는 말로 해석하고 몸에 부착하는 기계장치, 따지고 보면 전령의 뜻과 그나마 가장 근접한 방식으로 고통을 없애려 하고 있었다.


두 과학자들은 그 전령이나 위쪽 필트오버의 사람들처럼 천재도 아니였고, 돈도 없었기 때문에 연구에 시행착오를 정말 많이 겪었다. 처음에는 비용절감 또는 테스트용으로 사람에게 단순히 온갖 단단한 물질을 다 섞은 갑옷을 입혀 봤지만, 허점이 너무 많아 다른 곳에 팔았다. 어느 날에는 사람에게 자동으로 초록색 약물을 주입해 상처가 빠르게 치료되는 기계를 만들어 보았지만, 생각을 해보니 고통을 막는 데에는 아무 쓸모가 없기도 하고 너무 많이 주입하면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부작용이 생겨 나중에 다른 곳에 쓰기 위해 보관했다. 또 어느 날에는 아예 고통이 생길 여지를 없애기 위해 사람의 머리에 부착해 반사신경이 비정상적으로 뛰어나게 만드는 장치를 연구했지만, 그 방식이 뇌파를 조종하는 식이라 사용자가 미쳐버려 만들던 중 중단했다.


자운 밑바닥에서 온갖 일을 하며 돈을 모으고 또 그 돈을 발명하는 데 탕진하고.. 그런 과정을 반복해도 두 과학자들은 그 위대한 뜻을 이룬다면 부와 함께 명성도 얻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열심히 발명품을 쉴새없이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고통을 완전히 없애는 장치를 만들었다. 탈착이 불가능하고 느끼는 고통과는 관계없이 피해는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것이 흠이지만 이 정도면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던 둘의 발명품 중 가장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은 이 발명품이 세상에 나오면 돈있는 나라의 장군들이나 부자들만 이것을 쓰고 다니며 혼자 완벽한 삶을 사는 불평등한 세상이 될 것이였고, 그들은 그런 세상이 아닌 모든 사람이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미래를 원했다. 그래서 그들은 완벽하게만 보이던 장치의 기능을 어떻게든 반전시켜 자신의 고통을 무효화하는 것이 아닌 근처 생명체들의 고통을 무효화하고 사용자가 그 고통을 모두 흡수하는 장치를 만들었다.이런 새로운 장치를 만든 과학자 둘은 결과를 아주 만족스럽게 봤다.


이것만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자는 장치를 착용한 순간 영원히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적은 자본으로 이 고통을 모두 감내할 수 있는 인류의 구원자를 찾아 나섰다. 우선 그들은 이 장치를 맬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그런 정신나간 장치를 평생 달고 다닐 용기를 가진 사람은 당연히 없었다. 그들은 두 번째로 실험자를 데려오기 쉬운 감옥에 찾아가 수감자들에게 이 장치로 인체실험을 시도했다. 실험을 몇번 진행하자마자 이 장치의 가장 명확한 단점이 드러났다. 성인의 경우 이 장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얼마 안 가 죽어버린다는 것이였다. 이런 치명적인 결함이 등장했지만 이들은 그들의 인생의 역작인 이 발명품을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들은 결국 세계를 구하기 위한 명분으로 어린 양같은 아이, 건강하고 강인한 어린아이를 장치의 제물로 바치기로 했다.


나는 어렸을 때 자운임에도 불구하고 미소가 끊이지 않는 가족과 함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유년을 보냈었다. 하지만 그 시절이 내가 맛볼수 있었던 행복의 끝이였던 것을 누가 알았으랴. 어느 날, 나는 여느 때처럼 행복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낯선 사람들에게 납치되었다. 그들은 남의 고통을 모두 흡수하는 사이코 같은 기계를 만들어 ‘세상을 고통에서 해방하기 위한 제물’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지나가던 나를 끌고와 그 기계를 억지로 내 등에 붙였다. 그때는 몰랐지만, 타인의 관점에서 보아도, 내 관점에서 보아도 너무 끔찍한 일이였다. 그들은 아직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나에게 아무것도 말하거나 가르치지 않고 기계를 붙인 내 몸에 이상한 실험을 10년 내내 했다. 그렇게 나는 청년이라 불릴 만한 나이에 몸집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내가 성장을 마쳤을 때, 나를 납치했던 인간들은 10년만에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 이미 잊어버린 어릴 적의 이름을 버리게 하고 그들은 내게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10년만에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그 이름은 ‘살바도르’. 좁은 방 안에 반평생 갇혀있던 사람의 눈으로는 세상은 정말 아름답고 넓었다. 하지만 머지 않아 그 세상에 대한 나의 인식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뀌었다. 내가 밖으로 나와서 처음으로 배운 것은 상처가 생길 때의 아픔이였다. 나는 건물을 나오자마자 그 인간들에 의해 큰 박스에 들어가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 장소로 끌려갔다. 내가 박스에서 나왔을 때는 하얀 옷을 입은 누군가 서있었다. 그는 말도 없이 나를 데리고 옛날의 방과 비슷하게 생긴 하얀 방에 들어가게 했다. 그리고 그는 갑자기 어디선가 칼을 들고 나에게 와서 내 팔뚝에 칼을 길게 그었다. 그것이 내가 밖에서 처음으로 느꼈던 것이였다.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은 나의 상처난 팔에 많은 색깔의 액체를 몇방울 떨어뜨렸고 내 상처를 몇 시간 동안 관찰했다. 밤이 되자 나는 다시 어제 갇혀있었던 방으로 돌아와 또 갇히게 되었다.


이런 나날은 셀수도 없이 계속되었다. 내가 간 장소에 있는 사람들은 다 똑같았다. 나에게 고통을 흡수하게 하거나, 나에게 직접 상처를 남기려고 한다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이전에 그 사람들이 나에게 했던 실험 때문에 후자의 경우에는 별 피해를 받지 않았으나 전자의 경우 갈수록 내가 흡수해야 하는 고통의 양이 커졌다는 것은 확실했다. 내가 간 장소도 다 비슷했다. 보통 폭탄같은 무언가 공중에 날아다니는 곳이나 조용한 실험실 안이였고 나의 역할은 그곳에 우두커니 서서 근처의 사람들이 무슨 피해를 받든 내가 그대로 대신 받는 것이였다. 


내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행동은 가지각색이였다. 싸우는 사람들은 덩치가 큰 나를 앞에 세워서 총알이나 폭탄을 막으려고 했고, 과학자들은 내 등에 있는 기계를 두드려 보거나 무언가를 내 몸 속에 주사했다. 이것으로 무언가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았다. 심지어 어떤 사이코패스는 나를 데려오고 내 앞에서 자해를 해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즐겼다. 나는 그렇게 얻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처음으로 만났던 과학자들에게도 무언가를 많이 당했다. 그들은 나의 머리에 시술을 해 내가 정상적인 생각을 못 하게 만들었고 내가 피를 너무 많이 흘리자 나에게 피 대신 이상한 초록색 약물을 나에게 주입했다. 얼마나 많은 양이였는지 그 뒤로 나는 피를 흘리면 붉은색이 아닌 초록색이 나왔고, 이 뒤로 무언가 끔찍한 것을 봤을 때 초록색 약물을 토하게 되었다. 약물이라지만 좋은 성분은 아닌 것 같았다. 내 몸은 갈수록 상처가 더 잘 나게 되었다.


셀 수도 없는 상처 가득한 고통스러운 나날이 주마등처럼 빠르게 지나가며 반복된다. 내가 이런 같은 패턴의 날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겪었을까. 10년? 20년? 그 세월이 얼마나 길었든, 나는 확실히 그동안 단 한 번도 미소를 띠며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아무렴. 총알받이나 실험쥐의 삶을 사는 사람이 행복하겠는가. 시간이 지나며, 2명의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던 대기실이 있는 시설에는 이곳에서 매일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은 원래 있었던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모두 단색 코트를 멀끔하게 차려입고 얼굴을 뒤덮는 마스크를 쓰며 이곳에 가끔 들어오는 사람들을 상대하거나 내 몸에 무언가를 부착하거나 약물을 주사하며 상처입은 내 몸을 억지로 회복시켰다. 그들의 나에 대한 태도 역시 다를 것 없었다. 모두 나에 대해서 그저 ‘사업에 필요한 장난감’ 그 이상 그 이하로도 보지 않는 것 같았다. 


사람이 많아진 것에 대해서 꼭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좋은 일’ 이였다. 시설에 들어온 사람들 중, 사뭇 다른 모습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린 양같은 아이였다. 건강하고 강인한 어린아이. 어릴 때의 나와 똑 닮은 모습을 한 아이.. 이곳에서 일하는 누군가의 아이로 보이는 그는 시설 모서리의 대기실에 갇혀있던 나를 처음으로 보고 다가왔다. 그는 여느 사람들의 반응인 내 모습에 대한 의문이나 조롱 대신 나에게 친절한 인사를 건넸다. 그런 인사를 얼마만에 들어보던가. 그 아이의 친절한 말에 나도 역시 오랜만에 따뜻한 화답을 말해줬다. 그 이후로도 꼬마는 매번 시설에 와서 내가 어딘가로 떠나기 전까지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 아이와의 대화는 고통스러웠던 내 인생 속의 유일한 행복이였고 이 대화 중에는 잠시나마 삶의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이런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상한 사람에게 가게 되었다. 그 사람은 나를 총알받이로 쓰는 분쟁 중인 어느 단체의 수장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여유롭게 보였고, 또 나를 실험 쥐 취급 하는 과학자라고 보기에는 차림새가 과학자와 너무 거리가 있어보였다. 요즘에는 과학자에게 가는 빈도가 많이 줄어든 것도 있었고.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그의 집은 돈이 많아 보였다. 집 곳곳에는 용도도 모를 기계들이 즐비해 있었다. 최근에 요상한 일들이 많이 생겼듯이, 그 사람도 정말 이상한 행동을 나에게 보였다. 그 수많은 고용인들 중 나에게 처음으로 여러 질문을 했다. 그냥 던져 보는 질문이나 비꼬는 투의 질문이 아닌 진짜 대답을 원하는 물음을 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였지만 나는 몇 없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답으로 내놓았다. 전에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말로 늘어놓으니 정말 험한 인생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내가 하는 모든 말을 주의깊게 들었고 내 이야기가 끝났을 때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는듯 했다. 그는 내 머리에 있는 흉터를 살펴보았다. 과거 나에게 이 기계를 붙인 사람들이 내 머리에 했던 수술의 흔적이였다. 그는 얼마 가지 않아 내 상태에 대해 깜짝 놀라며 빼곡히 놓여있는 기계 중 하나를 꺼내 그 기계에 무언가를 더 붙인 뒤 나의 흉터 위에 부착시켰다. 기계가 가동되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알 수 없는 생각에 막힌 나의 생각이 또렷해지는 것 같았다. 내 반응을 보고 그는 나를 돌려보냈다. 거의 처음으로 아무 상처를 받지 않고 돌아왔었다.


꼬마와의 대화에서부터 나는 사람이 가진 마음의 따뜻함이라는 것을 다시 기억해냈고, 이상한 과학자의 발명품에서부터 나는 나의 의지를 되찾았다. 이 장치가 내 머리에 달렸을 때부터 나는 창밖에 있는 저 사람들에게서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나의 인생을 밑바닥으로 처박아버린 그들에 대한 분노, 기억 속의 가족을 떠올리며 세상으로 다시 나가고 싶은 자유에 대한 욕망. 나는 이곳을 나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 힘이 있다고 판단, 이곳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머지 않아 떠올렸다. 어느 늦은 밤, 나와 말동무인 꼬마는 웬일로 이 밤중에 깨어 있었다. 작전을 실행하기 최적의 상황이였다. 나는 아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탁을 했다. 


한밤중 갑자기 시설에 침입자 경고가 울렸다. 그 경보는 설치하고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울린 것이였다. 시설에 남아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며 가장 넓은 입구 쪽에 모여 침입자에 대비했다. 그들은 살바도르의 대기실에 들어가 그를 같은 방으로 데려왔다. 만약 침입자가 그들을 공격한다면 살바도르의 능력으로 받아줄 수 있게 말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는 그들 사이에 몇 분 째 우두커니 서있었다. 하지만 그런 멍청한 연기도 거기까지였다. 사실 침입자는 원래 없었고, 꼬마는 나의 부탁에 응해 경보를 울렸었다. 이것은 모두 나의 탈출을 위한 계략이였던 것이였다.  나는 그 고마운 손님에 의해 생각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 이후, 1주일 만에 이 기계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종료하는 방법을 터득했었다. 복수를 위한 준비가 이미 모두 된 상태였던 것이다. 나는 태도를 바꾸어 과학자, 아니 원수 중 하나를 커다란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 사람은 머리에 큰 상처를 입어 기절했다. 당황한 사람들은 곧바로 무기의 표적을 나에게 고정해 나를 마구 공격했다. 정말 강력한 무기였지만 이러한 무기를 자주 맞아본 나의 입장에선 복수를 위해서라면 이정도 공격은 기꺼이 버틸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과학자들이 나에게 달아줬던 회복 장치가 발동해 그들이 장전을 할 때쯤에도 나는 큰 상처가 생기지 못했다. 나는 그들을 향해 마구 주먹질을 해봤지만 평생 직접 전투를 하지 않았던 탓인지 잘 맞지 않아 자원을 매우 많이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공격을 받고 약물로 다시 회복하는 것을 꽤 오랜 시간 동안 반복했다. 하지만 나의 등에 지고 있었던 회복 약물이 동나버렸고 결국 나는 그들의 공격을 그대로 맞기 시작했다. 온몸 곳곳의 피부가 찢어지며 부풀어 오른 상처가 터졌을 때 전혀 기억 못했던 변수가 작용했다. 과학자들은 내 몸에 출혈을 막기 위해 피 대신 이상한 약물을 넣었었고 그게 피와 결합해 닿기만 해도 치명적인 독극물로 변화했던 것이였다. 그 피를 빙자한 독물의 파도가 방 전체에 튀겼다. 이 피에 맞은 사람들은 모두 몸이 끔찍하게 녹아버렸고 결국 그 넓은 방에는 나 혼자 남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던 것은 이게 아니였다. 원래는 그곳에 있던 두 원수 과학자들만 죽이고 나머지는 모두 쓰러트리고 나갈려고 했지만 어쩌다 보니 그 두 과학자들을 빼고 모든 사람들을 죽여버렸다. 나는 사람들의 죽어가는 모습이 생각보다 너무 잔인하고 역겨워 문으로부터 한 발짝 남은 거리에 주저앉아 정신없이 초록색 독물을 토해냈다.


몇 시간 만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시계를 보니 벌써 아침이였다. 몸 속에 있는 독을 얼마나 많이 토했는지 내 종아리까지 물이 차올랐었다. 몇 시간 전 죽었던 사람들의 시체는 이곳에 뭐가 죽었나 싶을 정도로 형체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사람들을 보며 나는 다시 죄책감이 들었다. 거기 있었던 사람들 중에 그 아이의 아버지도 있었을 텐데..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이로써 자유를 얻었다. 수십 년 동안 고된 일을 겪어 왔으니 과거와는 다르게 세상은 그렇게 아릅답게만 보이지는 못했다. 나는 희미하게 기억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자운 구석에 있었던 그리운 나의 집. 그곳에 있었던 나의 사랑하는 가족. 


나는 어렴풋이 기억하는 집의 위치를 찾아 몇 시간 동안 자운 구석을 헤멨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기억하는 나의 집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집은 다시 보니 6명의 대가족이 살기에는 조금 작았다. 우리 가족은 내 기억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형과 누나는 어른이 되면서 어딘가로 떠난 듯 했고, 집에는 엄마, 아빠, 그리고 내 동생만이 있었다. 나는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그들이 나를 보고 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비명 뿐이였다. 그들은 나를 처음 보는 사람 마냥 물건을 던지며 쫓아냈다. 나는 경황 없이 집에서 황급히 뛰쳐나왔다. 그제서야 나는 이미 괴물에 더 가까워진 내 몰골을 보게 되었다. 내가 받던 모든 취급이 이해가 되었다. 내가 이렇게 추한 모습이였구나. 이런 모습을 가진 나는 그 누구에게서도 공감을 받을 수 없었구나. 


나는 그 이후 하루종일 자운을 정처없이 떠돌았다. 사람들이 놀라지 않게 최대한 조용한 길로. 집은 잊어도 됐다. 어차피 나의 변한 모습을 보고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걸 말해도 믿어줄 사람은 당연히 없다. 나는 그 과학자들에게 납치된 지 수십 년 만에 집에 돌아왔다. 그것도 이런 징그러운 모습으로. 가족들은 나를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들은 결국 나를 잊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다. 나 하나 없어도 뭐가 달라지지는 않겠지.. 다음 날, 나는 나에게 거리낌 없이 친절하게 말을 걸어줬던 꼬마가 얼마나 편견 없고 선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 시설에 제발로 돌아왔다. 오늘도 와있을 아이를 찾아서. 하지만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당연히 꼬마도 없었다. 시설의 상황에 조금 실망하며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나는 무언가 번쩍 떠올랐다. 혹시 그 아이가 무슨 일을 당한 게 아닌가? 그냥 오지랖 넓은 상상일 수도 있어도, 충분히 말이 되었다. 이곳은 자운에서도 상당히 외진 곳이였다. 근처에 사람이 사는 집은 얼마 없었기 때문에 아이는 집에 돌아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디로 갔을까? 자운에 있는 이상한 조직이 잡아갔을 수도 있고, 진짜 멀쩡히 집에 돌아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경우는 시설 어딘가에 남아 있었던 두 과학자가 아이를 납치해 간 경우다. 내가 탈출함으로써 그 두 놈들은 유일한 돈벌이가 없어졌고 나와 같은 또 다른 비극을 만들려 했을 것이다. 그 근처에는 아이가 있었을 것이고, 그 정신나간 놈들이 아이를 납치한 후 할 일은 안봐도 뻔하다. 생각을 마친 후, 나는 그놈들에게 마저 못한 복수를 이룰 겸 아이를 찾아 나섰다. 나는 어딘가에 있을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상은 너무 험난해. 그러니 내가 찾으러 갈 때까지 무사히 있어줘. 제발.





스킬 일람 P: 고동- 아군에게 다가갈 때 이동속도가 증가합니다. 아군 또는 자신의 체력이 낮을 수록 패시브의 이동속도가 증가합니다.

Q: 독성 파도- 기본 지속 효과: 상대에게 피해를 100 받을 때 마다 주변에 마법 피해를 줍니다. 만약 한번에 100 이상의 피해를 받았다면 (받은 데미지÷ 100)배의 피해를 추가로 줍니다. 사용 시: 1초 동안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며 2번에 걸쳐 마법 피해를 입히고 독극물 지대를 만듭니다. 독 지대에 적이 올라가면 지속 마법 피해를 입히며 이동속도가 감소합니다.

W: 과공감- 지난 5초 동안 받은 피해와 이동 방해 효과의 75%만큼의 피해를 적 1명에게 줍니다. 근처에 적이 많을 수록 재사용을 할 수 있습니다. 단, 같은 대상에게 5초 안에 이 스킬을 다시 사용하면 피해는 들어가지만 방해 효과는 주지 않습니다. 이 스킬로 반사한 모든 이동 불가 효과는 기절로 전환됩니다.

E: 연명- 7초 동안 서서히 최대 체력의 50% + 잃은 체력의 25% (+ 주문력 계수)를 회복합니다. 대신 초과된 회복량이 있으면 그만큼 체력이 서서히 감소합니다.

R: 감내- 기본 지속 효과: 이 스킬이 사용 가능할 때, 자신 제외 아군의 받는 피해가 30% 감소합니다. 하지만 자신은 받는 피해가 증가합니다. 사용 시: 근처 모든 챔피언의 방어력을 5초간 30% 떨어뜨리고 떨어뜨린 방어력의 합만큼 보호막을 얻습니다. 이 스킬을 사용하고 방어력이 떨어진 아군은 받는 피해가 70% 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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