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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크샨 면죄부 개연성 박살난거 때문에 한번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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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롤 공식이 아닙니다.














샤디아는 데마시아 출신으로 옛날부터 일상적으로 싸우며 좋은 전투 실력을 가졌었다. 그녀가 가장 잘 다루던 무기는 활이였다. 난전 중에도 그녀의 화살은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원하는 상대를 정확히 맞혔고, 상대가 어떻게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오면 칼을 빼들어서 싸웠다. 이런 실력 덕분에 샤디아는 전방에서 칼을 맞대며 싸우는 것보다는 후방에서 아군을 지원하는 궁수 역할을 자주 했다. 그만큼 자신이 쏘아 죽이는 적은 셀수없이 봤어도 아군이 죽는 모습을 잘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병사라 하기에는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약한 편이였다.


그녀는 싸움에 별 의의를 두지 않았다. 전쟁은 병사들이 원해서 가는 게 아니다. 그냥 명령에 따르다 보면 승리하거나 후퇴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어느 일상적인 병사들의 사기가 꺾이고 있던 날이였다. 그날 데마시아의 병사들 중 일부는 정의를 운운하면서 마을을 약탈했다. 샤디아는 그 모습을 보고 당연히 징계를 먼저 내렸지만, 그때부터 정의가 과연 무엇인지 회의감을 느꼈다. 


샤디아는 궁금증에 몇번 정의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정확한 답을 해주지는 못했다. 정의는 사람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다른 것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나라, 데마시아가 말하는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결국 그 해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봐왔던 전투 경험으로 정의가 가진 공통점을 알게 된다. 


정의에 반하는 것은 누군가의 적이다. 그래서 적을 죽인다는 행위는 정의를 실현시킨다는 것이였다. 샤디아는 엄청난 깨달음을 얻고 정의를 신봉하며 전쟁에서 정의를 실현시켰다. 샤디아가 참전한 전투는 그녀가 크게 활약한 적은 없었지만 훌륭한 결과를 얻고 승리했다. 패배는 몰라도 전멸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샤디아는 실력 좋은 병사 치고 꽤나 이른 나이에 군대에서 나오게 되었다. 데마시아의 정의도 있었지만 자기 자신의 정의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전쟁에서 떠나고 싶었다. 이제 평화롭게 사나 싶었지만 그녀의 혈기왕성한 몸은 여전히 정의를 원했다. 


그녀는 과거 전장에서 같이 뛰었던 동료들을 불러모아 정의라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룬테라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흔히 악이라 불리는 세력들을 처단하고 다녔다. 샤디아의 이 쓸데없이 오지랖 넓은 행동에 데마시아의 위대한 전사들이였던 친구들은 그녀를 굉장히 한심하게 봤지만 오랜 전투로 공로를 인정받아 군단장의 자리에 올랐던 그녀의 권위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샤디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사건이 발생한다. 여느 때와 같이 샤디아를 필두로 악을 처단하러 호기롭게 나가카보로스라는 신을 믿는 광신도 집단의 소굴로 들어갔다. 그때는 몰랐다. 처단당하는 건 그들이라는 것을..


처음에는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평소처럼 모두 전사였던 샤디아의 동료들이 그녀를 지키는 구조로 전방에서 적을 위협하고, 그녀가 뒤에서 화살을 마구 날리는 방식의 싸움이였다. 하지만 나가카보로스의 광신도들은 자기 몸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쉽게 쓰러지지 않았고, 화살로 쓰러지지 않은 적을 전사들이 칼을 들이대며 싸우다 보니 힘이 부치기 시작했다. 자신이 모은 친구들은 한명씩 죽어나갔고 결국 마지막으로 자신과 동료 한 명만 남았을 때 샤디아는 혼자서 과거에 얻은 투명 망토를 이용해 도망갔다. 


비록 광신도 무리여도 빌지워터의 신과에게 덤빈 대가는 1명 외 전멸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불러왔다. 샤디아는 이전에 전쟁에서 패배한 적은 있었지만, 전멸은 처음 겪어보는 극한의 상황이였다. 심지어 이번에는 병사들도 아닌, 자신이 직접 모은 친구들이여서 빌지워터 바닥에서 몇십분 동안을 반쯤 미친 상태로 앉아 있었다.


조금 뒤, 샤디아는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 이렇게 앉아 있으면 자신을 위해 희생한 친구들의 목숨을 낭비하는 것이다. 샤디아는 신을 잘 믿지 않았지만, 친구들의 복수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었고,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신의 도움이였다. 샤디아는 즉시 신에게 빌었다. 킨드레드든 탐켄치든 무슨 신이 도와주든 상관 없으니까, 친구들의 복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고 눈을 뜨니, 샤디아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수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그것을 건져내 확인했다. 그것은 활의 형태를 한 정체불명의 무기였다. 샤디아는 그 무기에 화살을 끼우고, 이 무기가 무엇인지 시험할 대상을 찾았다. 마침 근처에서 어떤 아이들이 길고양이를 괴롭히다 그만 죽여버렸습니다. 정의를 실현해야 할 시간이 된 것이였다. 샤디아는 아이에게 화살을 쏘았다. 화살을 맞은 아이는 죽었고, 같이 고양이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도망갔다. 그리고 굉장히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죽어있던 고양이가 다시 살아 움직이게 된 것이였다. 그때 샤디아는 이 무기의 힘을 알게 되었다. 사람의 삶을 돌려놓을 수 있는 힘..


이 무기면 자기 친구들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 샤디아는 며칠동안 이 무기를 들고 친구들을 죽인 놈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가카보로스 소굴 안에서 날뛰었습니다. 그녀는 무기에서 나오는 새하얀 화살을 난사하며 불리할 때는 투명망토를 이용해 시선을 돌리고 다시 나타나 공격했습니다. 그렇게 샤디아는 혼자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을 죽이고 친구들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되돌아왔지만, 그들의 상태는 조금 이상했습니다. 면죄부는 죽은 자를 완벽하게 부활시키는 것이 아닌, 그저 그들의 시체에 영혼을 다시 되돌려놓는 것이였기 때문에 그들은 언데드같은 끔찍한 모습으로 부활했습니다. 살아난 친구들은 오히려 샤디아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냥 우리를 쉬게 뒀어도 됐는데 왜 하필 이런 흉측한 모습으로 살려줬냐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났다고 말입니다. 그들 중 한 명은 그래도 감사인사를 전하며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그 장소를 나갔습니다. 결국 샤디아는 자신의 손으로 친구들을 한 번 더 죽이게 됩니다. 면죄부로 살린 친구를 면죄부로 죽였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백골로 나타날지는 구태여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면죄부는 다른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이 죽인 모든 사람들의 원혼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였습니다. 샤디아는 여태껏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샤디아는 그동안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평등하게 죽였습니다. 대부분 독립된 삶을 갓 시작한 병사들이였죠. 그 원혼들이 하는 말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학살자, 살인자라며 샤디아에게 쉴새없이 욕을 하는 영혼,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믿기 싫어서 그칠 생각도 없이 우는 영혼, 죽은 자신의 안위보다 자신이 알던 지인과 가족부터 걱정하는 영혼 등 정말 많았습니다. 이 수많은 영혼들을 보게 된 샤디아는 오랫동안 싸움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사람을 죽이게 된다면 면죄부로 인해 또다른 사람의 영혼을 보게 될 것이고, 만약 자신이 면죄부에 죽게 되면 그 셀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조리 언데드로 부활한다는 거니까요. 


샤디아는 이 죄를 반성하기 위해 자신이 세운 이기적인 정의가 아닌 진정한 정의, 세계를 위한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녀는 유리아스라는 자신의 지인에게 갑니다. 유리아스는 얼마 전에 빛의 감시단이라는 그림자 군도의 해로윙과 대적하기 위한 단체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감시자들이 몇 없던 초창기에, 부활이라는 능력을 가진 샤디아는 빛의 감시단의 큰 전력이였습니다. 원래 유령인 해로윙을 상대하기 위해 샤디아에게도 유물 권총을 줄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샤디아의 면죄부는 유령에게 공격이 가능했습니다. 따라서 빛의 감시자가 해로윙에 죽어도 샤디아가 부활시켜 목숨을 유지할 수가 있었습니다. 샤디아는 그림자를 죽이는 것에는 큰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원래 유령이니 면죄부의 영혼에 들어갈 일도 없고, 검은 안개를 죽이는 것은 곧 영겁의 세월 동안 고통받았던 그들을 해방시켜주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샤디아를 포함한 초창기 빛의 감시자들은 늙거나 죽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대장인 유리아스도 검은 안개가 도망가는 바람에 샤디아가 부활시키지 못했습니다. 결국 샤디아는 나이가 들어 빛의 감시자에서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샤디아는 요즘에도 종종 자신들이 죽인 영혼들에게 고통받습니다. 그리고 자신 역시 언젠가 그들을 죽인 대가를 받아 결코 편안하게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데마시아에는 해로윙이 찾아오는 주기가 점점 더 잦아졌고, 언젠가 그녀의 무기를 누군가 계승해 이 룬테라에 내려진 저주를 끊을 것입니다. 적어도 노인이 된 샤디아는 그렇게 믿고 있죠.



차라리 이렇게 부연설명이라도 해줬으면 개연성이 그나마 나아지지 않았을까 면죄부는 도대체 어디서 굴러온 아이템일까? 아크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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