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옵지인 여러분. 저번에 '내가 구상해 본 오른 스킨' 썼던 옵지인입니다.
새벽에 잠은 안 오고 심심해서 챔피언 배경 설정 읽어보다가 삘 와서 스킨 구상한 거 적고 갑니다.
아이번은 설정이 '자연의 친구', '수호자' 입니다. 그렇다면 아예 컨셉을 정반대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다양한 스킨 세계관이 있지만, 대놓고 나 나쁜 놈이오, 하는 컨셉은 많지 않습니다. 친구를 소중히 여긴다는 컨셉을 살리면서 악역, 그것도 기존 이미지가 좀 많이 망가진 아이번을 매력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스킨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마피아 시리즈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마피아라는 느낌이 분명 나쁜 놈이고, 악역이지만 그 포스라던가 느낌이 멋있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바로 여기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모든 마피아 창작물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대부'를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부의 주인공인 비토 콜레오네와 아이번이 닮은 점이 꽤 있어, 멋진 컨셉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죠.
비토 콜레오네는 작중 자신의 가족과 조직, 즉 패밀리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자비로우며 따뜻한 사람이지만, 적, 혹은 적이 될만한 인물들에게는 매우 냉혹하며 손익 계산이 철저하여 조금이라도 낌새가 보이면 제거합니다. 그리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과 마피아끼리의 항쟁에서 유리한 판도를 이끌어내는 전략이 탁월합니다.
아이번은 대면 전투 상황에서의 불리함, 특이한 정글링 방식으로 인해 오로지 '정글 동선 설계'로 먹고 산다고 평가받습니다. 즉, 아이번 플레이어들은 최대한의 이득을 뽑아낼 수 있는 동선과 플레이를 추구하고 성장 격차를 벌려 아군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승리로 이끌고자 합니다(물론 모든 정글러가 그렇지만 아이번은 특히 더 그렇죠). 그래서 아이번을 정말 잘하는 장인 분들을 만나면 쉴새없이 카정을 당하고 동선조차 읽을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빠집니다.
이런 모습들이 어느 정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본인이 직접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지만, 뒤에서 전체적인 판을 그리고, 이길 수 있는 전투라는 상황을 만들면서 아군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서포팅 능력 같은 게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바로 '마피아 보스 아이번' 입니다.
생각하다가 느낌이 빡 와서 예전에 받아두었다가 구석에 박아둔 타블렛을 꺼내서 처음 써봤는데, 상당히 어렵더군요. 이렇게 못 그릴 줄은. 아무튼 한 번 그려본 컨셉아트입니다.
기존 아이번이 가지는 외형적 특징은 바로 나무라는 것, 그리고 크고 각진 얼굴과 손 발, 풀로 된 수염, 큰 코, 긴 팔다리와 신장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대부의 비토 콜레오네처럼 콧수염에 짧게 깎은 턱수염이 있는 단정한 모습을 그리려고 했는데, 그러기엔 아이번의 느낌이 살지 않더군요. 그래서 수염을 구렛나룻까지 이어지는 장비 수염으로 바꿔 그리고, 이를 통해 각진 얼굴을 좀 덮을 수 있게 해봤습니다. 이래도 뭔가 아이번스럽게 못 그린 거 같습니다만 ㅠ
데이지는 마피아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바로 떠올라서 대충 그리려고 했는데 진짜 대충 그렸네요. 정장이 끼어서 터지려고 하는 그런 느낌이라고 봐주십쇼.
다음은 스킬 컨셉입니다.
평타 : 다음 패치에서 아이번의 평타가 원거리로 바뀝니다! 그러니까 평타는 아이번이 한 손으로 피스톨을 쏘는 느낌.
패시브 : 정글 몹들을 돈으로 협상, 매수, 혹은 협박한다는 느낌! 돌아가는 표식은 아이번과 정글몹들이 협상한다는 의미로, 아이번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즉 아이번이 강해질수록 정글몹들이 빨리 타협하고 도망가는 느낌이겠네요.
Q : 그물 총을 쏜다
W : 수풀에 총기류가 조금씩 삐져나와 있는 이펙트. 수풀 생성이라는 특이한 스킬이라 큰 변화가 있으면 안되는 거라...
E : 돈 이펙트, 터질 때 동전 소리가 우수수/ 혹은 폭탄 이펙트, 터질 때는 펑
R : 마피아 데이지를 소환!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어떤가요?
못 그린 그림, 장문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