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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티전 T1이 유리한 이유 (나름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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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에 앞서 징동의 팀 플레이 스타일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징동은 흔히 카나비, 룰러 두 명의 쌍끌이로 돌아가는 팀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판은 카나비가 깔고, 나이트, 룰러가 딜을 다 넣는 팀 구조라고 보는게 더 맞다고 보는데 이는 작년 T1의 플레이 스타일과 유사하다.

나는 실제로 이 스타일을 벤치마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봄. 실제로 DRX전 제외 페이커의 사일러스, 아칼리는 템트리 갖춰지면 상대 라이너 딜로 압살하면서 순간적으로 끊어가는 스타일로, 구마유시는 미친놈마냥 클러치 플레이하는 스타일로 운영했는데 지금 룰러와 나이트가 딱 생각나는 방식임. (거기에 오너와 카나비의 플레이 방식이 전반적으로 유사한 부분도 큼.)

그렇다면 지금의 T1의 플레이 스타일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드와 정글이 메이킹을, 탑은 이후 지속적인 CC와 딜을, 바텀은 서폿은 케어 혹은 공격, 원딜은 사거리로 패거나 정글의 역할을 대신하는 플레이 방식이다.

이게 참 징동 입장에서는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지는게 징동 선수들과 달리 T1은 각 라이너들이 다른 선수들의 역할을 스와핑하는 게 가능함.

카나비가 육식을 뽑는다? 렐로 카운터해서 한타와 교전 시 압살이 가능하다는 소리임.

또 그렇다고 메이킹을 한다? 오너가 괜히 리신, 니달리로 악명이 높은게 아님. 뽀삐로도 세주아니 뒤지게 팼는데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음.

이러한 문제가 있다보니 정글과 가장 접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미드는 상황에 따라서 장기 교전을 이끌어 가거나 CC기가 무장된 챔피언으로 고정되는 게 현재의 나이트 플레이 스타일인데 페이커의 시야 플레이와 오너의 갱 능력 때문에 라인 관리가 제대로 안될 가능성이 큼.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나이트의 챔프폭이 현재 스탠딩 메이지나 AP 암살 쪽으로 굳어진 상태이기 때문임. 애초에 이런 종류의 챔피언들은 라인관리가 좀 빡셈. 피통도 적은데 막상 갱 당하는 순간 스킬 타이밍 다 꼬여서 라인 관리 타이밍 놓치면 밑도 끝도 없이 말리거든)

물론 페이커도 이런 메타의 단점을 가지는 픽을 현 롤드컵에서 주류픽으로 쓰지만 페이커와 나이트의 차이점은 다양한 챔프폭을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거임. (난 개인적으로 이번에 페이커 라이즈 등판 가능성 있다고 봄. 바텀을 초반부터 작살낼 가능성이 높은데, 라이즈가 이런 플레이에는 텔, 궁으로 무한 반복이 가능하고 사이드도 빨리 미는 편임.)

탑은 솔직히 변수가 많음. 진짜 칼대칼로 갈 수도 있음.

그렇다면 최대의 관심사, 바텀은 어떨까?

여기부터 밴픽의 중요성이 두드러짐.

일단 징동은 사거리가 긴 원딜과 메이킹 서폿을 죄다 밴할 가능성이 높을거고, T1도 DPS 높은 원딜을 밴할 가능성이 높음. (사실 거의 확정이라고 봐도 됨.)

이유는 간단함. 룰러의 클러치 플레이를 카운터 치는 방법은 ㅈㄴ 긴 사거리로 원딜이나 옆의 서폿을 뒤지게 패는게 답이거든.

KT전을 본 사람들은 룰러의 카이사 플레이를 봐서 알겠지만 룰러는 기본적으로 상대 원딜의 투사체의 방향을 보고 그대로 반대로 움직이는 심리전이 가능한 원딜임.

실제로 리그에서도 한타 상황에서 무작정 딜로 뭉갤 수 없는 구도라면 다른 라이너들이 상대를 패는 걸로 시작해서 포지션에 구멍이 나기 시작하면 그 사이를 귀신같이 들어가서 원딜, 서폿을 자르고 게임을 터트리거나 원딜은 리타이어 직전까지 몰아붙여서 말려 죽이는 방식을 주로 선택함.

근데 구마유시는 사실 그딴 거 ㅈ까고 그냥 A 클릭으로 가까이 오는 놈들부터 냅다 패는 전형적인 우지형 원딜의 플레이 방식을 선호함. (물론 줄타기도 상대 탑이나 정글의 CC기 사거리 차를 이용해서 즉발이 아닌 이상 흘려내는 게 가능한 스타일임.)

일단 여기서 현 시점 룰러와 구마유시가 괜히 22때 라이벌 소리 들은 게 아니라는 걸 눈치 챘을거임.

룰러 입장에서는 구마유시를 어떻게든 잘라놔야 자기가 활약할 수 있는데 구마유시도 그 상황을 너무 잘 아니까 낚시하듯이 미끼 플레이를 할 수도, 아니면 제우스, 케리아한테 역할을 넘기고 자신이 역으로 먼저 들어가서 룰러를 마크하는 것도 가능하거든.

서폿의 입장에서 이 구도를 본다면 미싱은 케리아한테 절대적으로 불리함.

미싱은 리스크가 높은 플레이를 강요받지만 케리아는 그럴 걱정이 없거든.

결론을 말하자면 징동은 매 순간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강요받는 시리즈가 될거고, 티원은 상대의 약점을 발견하면 물어뜯는 게 가능한 상황이란 거임.

괜히 전문가들이 T1 승리 예측하는 게 아님.

KT 징동 1세트때 리스크가 한번 터지니까 징동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했으니까 당연히 T1이 더 유리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음.

원래 T1이 이런 리스크 운영과 라인 배치로 상쇄하는게 패시브라서 체감 난이도를 서로 다르게 가져가는 팀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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