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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나까지 환자 버리면 중환자들 나락으로 떨어져”…의료현장 지키는 의대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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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이요? 주 100시간씩 일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도상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쟁 중에도 응급실을 떠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자리를 지킬 겁니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병원을 이탈한 지 6주가 지나고 대신 병원을 지키던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내기 시작하자 환자들 사이에선 ‘이러다 정말 의료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이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지키며 일하도록 하고 다음 달 1일부터는 외래 진료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새벽까지 당직을 서고 쉰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이경원 교수는 먼저 “국민들께서 느끼는 불편에 대해서 송구스런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이기도 한 그는 다만 “외국에서도 의사가 파업한다고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닫는 경우는 없다”며 “한국에서도 대학병원이 중증환자를 두고 응급실이 문을 닫는 일은 없을 것”고 약속했다. 비응급·경증 환자 치료에 다소 지연이 생길 순 있지만 중증·응급 환자는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는 것이다.

이도상 교수는 일선 병원에서 주 52시간에 맞춰 진료 축소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학병원은 2차 병원에서 처치가 어렵다고 온 중증 환자가 많다. 이들을 외면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게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진료를 멈출 수 있겠느냐”며 “쓰러질 때까지 진료 현장을 지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장인 박익성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 달 20일 전공의 병원 이탈 후 응급실을 번갈아가며 지키고 있다. 박 교수는 “예전에는 당직 근무를 하더라도 집에 있다가 응급 수술 상황이 생기면 병원에 출근했다. 그런데 지금은 주 1, 2회 병원에서 당직을 서며 꼬박 밤을 샌다”고 말했다. 그는 “주 근무시간이 80~90시간 가량 되지만 환자를 돌보는 일은 의사의 본업”이라며 “환자를 내팽개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와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의사들은 이달 15일 “조속하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겠다”는 성명을 냈는데 사직서 제출 여부와 상관 없이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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