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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탑은 후픽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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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솔랭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글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대단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미약함 지식임에도 다들 의견을 나누어주셔서 항상 기쁩니다.

원래 주제는 교환비를 다루려고 했는데, 교환비보다 더 중요한 내용은 다루어야 할거같아 픽순에 대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피드백은 환영하나 공격적인 댓글만 지양해주세요! 시작합니다.

탑,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그 승리에 영향력 거의 없는 트레쉬라인 맞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탑은 후픽을 해야 합니다.

이번엔 앞에서 요약을 한번 드리고, 근거 설명 후 마지막에 요약을 한번 더 드리겠습니다. 읽기 힘드신분이 있는거같아서!

탑이 후픽을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라인전을 해야 함 2. 유충 가치가 여전히 높음 3. 솔랭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체급이 중요함


논제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탑이 5픽 막픽을 해야 하는 이유가 아닙니다. "적어도 상대 탑보다 늦게 나가는게 맞는 이유." 를 설명드리기 위한겁니다.

일단 근거 설명하기 전에, 다음 상황이라면 굳이 늦게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1. 5인자랭일 경우(정글이 상체를 어느 정도는 보겠다고 합의가 되었다면) 2. 내가 할 수 있는 픽이 제한적일 경우, 혹은 모스트가 탱커인 경우 3. 평소 탑에서 잘 나오지 않는 픽이라 상대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경우


1번 같은 경우에는 결국 벨류 높은 탑은 먼저 가져오면 좋으나, 카운터를 맞았을 때 변수를 거의 낼 수 없는 라인도 탑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전부 다 소통을 하고 있고, 정글이 카운터를 맞아 불리한 상황을 본인의 투자로 넘겨주겠다고 하면 탑은 벨류 높은 픽이 무조건 좋습니다. 탑의 제 1숙제는 우리팀이 유충을 먹을 수 있게끔 힘을 확보하는 것,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2번은 당연한겁니다. 제가 픽순이 가지는 의미에서도 다룬 내용이지만, 내 모스트가 제한적이면 늦게 나가는 건 무조건 잘못입니다. 그냥 먼저 나가서 팀이 조합을 맞춰주길 기도하는게 팀적으로 더 도움이 됩니다. 모스트가 탱거인 경우에도 탱커는 이기는 라인전이 목적이 아닌 지지 않는 라인전을 보편적으로 목적으로 두는데다가, 스킬 세팅도 이렇게 하라고 세팅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늦게 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3번의 예시는 탑 니달리, 그리고 뽀삐 정도가 예시입니다. 선픽으로 확 나갔을 때 저게 탑인지 정글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면 오히려 먼저 나가주는 게 좋습니다. 상대가 확실히 라인을 정하지 못한다면 우리팀이 후픽으로 뽑을 수 있는 픽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통칭 사파픽, 혹은 멀티 라인이 가능한 챔프가 가능하다면 먼저 나가주는게 좋습니다.


위 세 가지 전제가 아니라면, 탑은 적어도 상대 라인보다 늦게 나가야합니다. 근거와 함께 알아봅시다.


1. 여기 쓰레기 라인, 갱도, 로밍도 손해다.

탑에 우리팀이 갱오는거? 손해 맞습니다. 미드나 서폿이 들려주는거? 손해입니다. 정확히는 '탑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갱이나 로밍'은 모두 손해입니다. 유충전을 빼고 말이죠. 그래서 탑에게는 언제나 한 가지 조건이 따릅니다. "유충 전까지 최소한 우리 팀이 밀리지 않을 힘을 확보할 것." 근데 바꿔 말하면 유충 전후로는 누구도 안 오는게 제일 좋아서, 자기 혼자서 8분동안 유충전에서 쓸 힘을 확보해야 합니다. 혼자서 하려면 당연히 상대보다 유리한 픽을 가져가는 게 좋겠죠? 그래서 탑이 적어도 상대 탑보다는 먼저 나가야 하는겁니다.

2. 대부분 체급이 높은 챔프는 탑에 있다.

유충이 굉장히 중요하기에, 유충 타이밍만 되면 서폿까지 탑에 올라와 유충전을 벌이죠. 하지만 유충은 상체 오브젝트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대부분의 탑은 유충전을 자연스럽게 참전하게 됩니다. 이 때, 인원수나 힘에 대한 변수는 대부분 탑챔프에게서 나옵니다. 탑의 진짜 쥐꼬리만한 장점을 하나 짚자면, 대부분의 인원수를 극복하는 체급챔프 대부분은 탑챔프라는 점입니다. 유충의 가치가 낮아지지 않는 이상, 탑에서 체급 좋은 브루저는 여전히 좋다는 거고, 체급 좋은 브루저는 대부분 가위바위보를 많이 합니다. 또한 유충의 젠 시간이 뒤로 밀린 덕분에, 탑이 오히려 더 그동안 섬세하게 라인전을 하여 강한 타이밍을 당기는 난이도는 낮아졌고, 초반에 미끄러지는 변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즉, 탑 후픽이 가지는 이점은 녹서스 테마때보다 더 커졌습니다.


3. 그래서 혼자 먹은 탑을 초중반에 막아낼 수 있음?

탑이 진짜 쓰레기 라인인거 맞고 영향력 적은 라인인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무시가 가능할 정도로 힘이 없는 라인은 아닙니다. 혼자서 경험치 먹고, 대부분 타워링 좋고, 유충 메타에서 난전도 어느 정도 참여한다고 전제하면 초중반 힘이 얘네보다 쎈 라인은 없습니다. 골드는 둘째치고 혼자서 먹기때문에 초중반 레벨이 대부분 높은데, 롤에서 레벨이 주는 이점은 정말 어마무시하다는 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탑갱이 맛없는 이유가 탑라인이 외진데 있어서인 것도 있지만, 탑이 갱승당할 변수가 가장 높은 라인이라서도 있습니다. 탑 챔프는 대부분 체급이 높으니까요.


대부분 박치기하는 탑을 보고는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 탑은 영향력이 없는 라인이야. 근데 후픽 할려고 해. 망나니들이잖아?' 라고요. 근데 여러분, 모기도 말라리아 모기는 물리면 죽고요. 박치기 공룡도 머리가 단단하면 아무튼 바위는 부숩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롤은 다섯명이서 하는 게임입니다. 영향력 적은 라인이라고 그냥 아 몰라 지던가 말던가 해버리면 당연히 승률은 안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영향력 적은 라인이기 때문에 자기 혼자서 이겨야하는 게 당연하고, 대부분의 탑라이너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는 탑들은 압니다. 망한 탑은 차라리 안 오는걸 선호하고, 상대 정글이 많이 오면 올수록 내 기분이 좋습니다. '너가 여기서 나랑 놀면 놀수록, 네 하체는 사용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거든요.

후픽으로 힘이 확보되기에, 상대 갱이나 로밍은 각이 예쁘다면 오히려 다 잡아버릴 각도 봅니다. 우리 팀의 왕따이면서 상대방과는 화끈한 일대다 놀이를 즐기는 라인, 그렇게 팀의 승리에 한발짝 다가가게 도와주는 라인.

뇌에 근육밖에 없지만 근육으로 팀의 승리에 견인하는 라인. 그게 지금의 탑입니다.


여러분들이 만난 망나니와, 진짜 탑솔러들은 다릅니다. 진짜 탑라이너들에게는 후픽을 해야만 하는 사연이 있고, 그 사연 임무를 누구보다 잘 완수하려 노력합니다.

당장 지금 탑에서 좋다는 쉔도 선픽으로 뽑으면 힘듭니다. 바텀 궁싸개 하는 시간에 타워 다갈려나가서.


요약하겠습니다.

유충 벨류 여전히 높고 라인스왑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티어대에선 결국 탑이 유충 싸움의 키를 쥐고 있으니 탑은 적어도 상대보다 늦게 나가는 게 좋다.

이상입니다.(이상합니다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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