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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형 정글러들이 강해진 이유 "상상 속의 트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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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18시 기준 OP.GG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정글 1티어 챔피언은 카직스와 니달리입니다. 이 두 챔피언의 공통점은 최근 패치에서 상향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 두 챔피언의 또 다른 공통점은 없을까요? 성장형 정글의 특성에 대해 생각해보며 이 두 챔피언의 공통점을 찾아봤습니다. 미리 요약하자면 "상상 속의 트런들"입니다.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기본 스펙 버프와 함께 1티어에 등극한 카직스와 니달리


현재 OP.GG 기준 1티어 정글 챔피언을 양분하고 있는 건 니달리와 카직스입니다. 이 두 챔피언의 공통점은 13.8패치 때 기본적인 체급이 버프됐다는 점입니다. 카직스의 경우는 Q-공포 감지 기본 스킬 버프를, 니달리는 기본 방어력 및 성장 방어력 성장 버프를 받았습니다.

수치만 따지면 그렇게 큰 버프는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챔피언 티어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났습니다. 13.07패치와 현재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니달리의 경우는 픽률이 5.5% 정도 늘었으며 밴률은 27% 가량 올랐습니다. 카직스의 경우는 픽률이 12.5% 올랐으며 13.07패치 당시에는 밴이 거의 없었지만 현재 버전에서 무려 43.1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캐니언' 김건부를 비롯한 프로 선수들도 솔로 랭크에서 두 챔피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MSI에서도 등장했죠. 최근 프로 선수들 경기에서 성장형 정글들이 잘 등장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눈여겨볼 변화입니다.


# 기본 스펙 버프가 성장형 정글의 티어를 높인 이유


라이너들에 비해 정글 포지션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동선이 유연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라인 개입이 수월하다는 점입니다. 성장형 정글이 가진 캐리력도 이러한 정글의 장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정글러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시간’입니다.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프로 선수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5월 6일 진행된 국민일보의 인터뷰에서 프레딧 브리온의 정글러 '엄티' 엄성현 선수는 이번 시즌 블루 진영이 유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유로는 블루 정글러가 바텀 동선을 잡을 경우 레드 정글러가 어떤 동선을 짜도 10초 정도 빠르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엄티 선수는 레드 정글러가 어떤 동선을 짜건 블루 정글러가 10초 더 빠르게 갱킹을 오기 때문에 바텀 선수들이 갱킹 압박을 받고 이로 인해 게임이 힘들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상대 정글러가 항상 우리 정글러보다 빨리 온다는 사실은 라이너들에게 큰 부담을 줍니다.

2023 MSI에서 아래 3캠프를 먹은 후 곧바로 바텀으로 향한 비에고 (출처: 라이엇 게임즈)


이처럼 정글러와 라이너가 본질적으로 다른 부분은 상대와 시간적인 자원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라이너들의 경우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시간을 벌 수 있지만, 일정 시간마다 오는 미니언 웨이브의 특성상 벌 수 있는 시간의 한계가 있습니다.

미니언은 같은 장소에 30초마다 주기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미니언 웨이브를 빠르게 처리하더라도 결국은 손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30초 미만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글몹의 리젠 시간은 2분 15초 정도로 미니언 웨이브에 비해 훨씬 깁니다. 카운터 정글링을 통해 손실 없이 시간을 사용할 수도 있죠.

그렇기에 라이너는 완전히 허무하게 죽지 않는 이상 골드 자원과 시간적 자원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정글러들은 시간적 자원이 점점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시간 자원을 정글러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골드 자원의 격차도 크게 벌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정글 차이가 나기 시작하죠 (출처: OGN)


그리고 성장형 정글러의 무서움은 초반 성장이 정글링 속도를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시간 자원의 격차가 더 빠르게 벌어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정글 캠프 정리가 빨라지면 그만큼 활용할 시간도 많아지죠.

덕분에 성장형 정글러가 초반에 킬을 먹기 시작하면 상대팀의 모든 라이너는 아군 정글러보다 빠르게 이곳저곳에 개입할 수 있는 상대 정글러를 의식할 수 밖에 없고, 게임도 자연스럽게 힘들어집니다. 이런 정글러의 특징을 명쾌하게 요약한 '씨브이맥스' 김대호 감독의 명언도 있죠. 바로 "상상속의 트런들"입니다. 천상계 유저들이 초반에 정글러가 킬을 먹는게 좋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트런들이 12레벨일 때 그라가스가 10레벨이면 트런들이 궁 안쓰고 이긴다니까? 그리고 트런들이 미드 갱을 안 해도 벌벌 떤다니까? 그 상상 속의 트런들이 갱을 해주고 있어. 너 갱 안 다녀도 돼. 잘 크면은 상상 속의 트런들이... 상대방은 계속 생각해. 트런들이 왼쪽에서 나오나, 오른쪽에서 나오나? 그냥 그걸로 게임이 이겨진다고. 네가 2레벨이 뒤쳐지는데 위협적이겠어? (출처: DRX 유튜브)

  이 뿐만 아니라 정글러가 가지고 있는 매우 큰 장점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롤>의 특성 상 잘 드러나지 않는 정글러의 장점은 자신이 원하는 교전을 선택해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롤>은 한타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1:1 또는 2:2 교전을 하는 게임입니다. 챔피언 간의 상성이 분명 존재하는 게임에서 상대를 고를 수 있다면 당연히 매우 유리한 교전을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교전을 승리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정글러는 시간의 여유가 라이너에 비해 많을 뿐만 아니라 교전의 질적인 면도 라이너에 비해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CC기 혹은 탱킹 능력이 부족한 성장형 정글러가 초반 교전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도 이렇게 자신이 약점을 감추고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교전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성장형 정글의 핵심은 초반부터 성장세가 매우 빠르고, 초반에 유리한 교전을 성공시킬 경우 더욱 빠르게 성장하며 협곡에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다른 챔피언에 비해 기본 스펙 버프가 크게 느껴지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대표적인 예시가 카직스와 니달리인 것이죠.

만약 다음 패치에 성장형 정글 챔피언이 기본 능력치 버프를 받는다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사용해보시는 것이 어떠신가요? 남들보다 빠르게 1티어 챔피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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