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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패치가 없었는데, 탑 탱커 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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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18시 기준 OP.GG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탑 1티어 챔피언은 마오카이, 오른, 뽀비, 제이스, 말파이트, 사이온입니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탑 1티어 챔피언 대부분은 탱커입니다. 승률도 매우 높습니다.

왜 갑자기 탱커가 떠오른 걸까요? 큰 패치가 없었음에도 찾아온 탑 탱커 챔피언의 티어 상승에 대해 알아봅니다. 더불어 MSI 메타에 대해서도 전망해 봅니다.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패치 노트에는 없었지만 티어가 오른 탑 탱커

  OP.GG를 포함해서 챔피언 통계를 보거나, 챔피언 티어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준비 과정입니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사람들은 패치 노트에 적혀있는 챔피언들의 버프와 너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다만, 이로 인해서 몇몇 챔피언들의 픽률이 과도하게 바뀌거나, 분명히 픽률에 변동이 있어야 함에도 패치 노트에 적혀있지 않다는 이유로 변화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패치로 인해 픽률이 크게 바뀐 예시로는 말파이트와 라칸을 들 수 있으며 조정이 있어야 함에도 패치 노트에 적혀있지 않아 픽률에 큰 변화가 없었던 챔피언으론 마오카이와 오른이 있습니다.

- 말파이트 픽률 12.21% -> 9.17% / 라칸 픽률 16.43% ->12.32% - 마오카이 픽률 3.75% -> 4.5% / 오른 픽률 3.66% -> 4.92%


1티어를 차지하고 있는 탱커들. 픽률이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다. 서버를 한국 기준으로 바꿔도 비슷한 티어가 유지된다. (사진은 25일 기준)


글을 작성한 21~24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마오카이의 승률(53.06%)과 오른의 승률(53.31%)을 봤을 때 이들의 픽률이 저평가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오카이와 오른이 꾸준히 좋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픽률에 변화가 없는 이유는 패치 노트에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유저들이 단순히 표본 수가 적어서 생기는 변화로 여기거나, 의미 없는 데이터로 생각하고 픽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마오카이 13.06 패치 기준 승률 51.78% ->13.07 패치 승률 52.25% - 오른 13.06 패치 승률 50.81% -> 13.07 패치 승률 50.84%

특히 같은 탱커인 말파이트의 픽률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마찬가지로 승률이 높고 같은 탱커인 마오카이와 오른의 픽률이 충분히 오를 수도 있는데도 말이죠. 사이온 역시 마오카이와 오른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져 볼 만합니다. (사이온 13.06 패치 승률 51.71-> 13.07 패치 승률 51.85)

물론, 탱커 관련된 패치 내용 없이 탱커 챔피언들의 픽률이 바뀔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탑 메타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탱커가 좋은 메타입니다. 현재 유례가 없을 정도로 탑 탱커가 좋음에도 유저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탑 탱커에게 호재였던 패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음에도, 간접적인 호재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13.04패치부터 이번 13.08 패치 내용을 검토해보며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 탱커에게 웃어준 메타 변화

13.04 패치를 살피기 위해선 이전의 패치 맥락을 감안해야 합니다. 바텀 라인전이 게임 승패를 사실상 결정할 만큼 과도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라이엇은 이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13.04 패치에서 서포터 아이템을 조정함으로써 칼리스타와 같은 극단적인 서포터 챔피언이 등장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처치 시 경험치 조정을 통해 게임의 초반 스노우볼링을 억제하고 역전이 좀 더 쉽도록 조정하였습니다. 이런 패치는 탑 탱커에게 상당히 호재입니다. 바텀 라인전의 영향력이 줄고 초반 스노우볼링이 느려진다면, 당연히 라인전이 약하고 한타 영향력이 높은 탑 탱커들이 가장 큰 수혜자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때 진행된 도란 방패 너프가 커뮤니티나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기에, 이번 패치가 탱커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템 조정보다는 이후 패치로 이어지는 메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13.05 패치에서의 판금 장화 버프도 물론 탱커 입장에서 좋은 버프지만, 착취의 손아귀 조정을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정의 핵심은 전사(브루저)의 사용 효율을 낮추고 탱커의 성장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 동안 탱커가 전사에 비해서 쓰이지 않는 이유는 라인전은 전사 챔피언이 훨씬 강력한데 이를 바탕으로 한 성장력 차이를 고려했을 때 탱킹력도 전사가 탱커보다 좋았다는 점입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라이엇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아이템을 조정해 왔습니다. 드디어 해당 패치를 통해 전사와 탱커가 동일하게 사용하지만, 전사가 훨씬 효율이 좋았던 착취의 손아귀를 탱커에게 보다 유리하도록 변경한 것이죠. 탱커의 실질적인 경쟁자였던 전사 챔피언들의 효율을 낮추고, 탱커가 약점을 보이는 라인전에서 부가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입니다.

13.06 패치는 탱커에게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한 패치입니다. 13.06 패치의 핵심은 원거리 딜러의 대미지와 생존력 너프입니다. 원거리 딜러의 대미지가 낮아지면 원거리 딜러를 제외한 모든 챔피언들이 좋아하지만 특히 탱커에게 가장 큰 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탱커가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구간은 2코어에서 원딜의 4코어가 완성되기 직전인 25분부터 35분까지로, 탱커가 원딜의 대미지를 견뎌낼 수 있는 구간입니다. 원거리 딜러의 너프, 특히 치명적 속도의 효율이 12레벨이 아닌 18레벨 때 최대가 되는 너프는 탱커의 전성기를 상당히 늘려주는 패치입니다.

물론 피바라기와 핏빛 길 너프는 탑 탱커보단 칼챔에게 더 큰 호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3.06 패치에서 드래곤이 너프됐습니다. 라이엇에 따르면 바텀 라인전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패치입니다. 바텀 라인전의 영향력을 낮추고 한타로 게임의 승부가 결정되도록 패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고하게 한 것이죠

(출처: 라이엇 게임즈)  

이러한 패치는 바텀에 하이퍼 캐리형 원딜 챔피언들을 등장하게 만들며 승패가 한타로 결정되게 만듭니다. 결국 한타를 놓고 생각하면 탑 칼챔과 탑 탱커의 벨류 차이는 매우 크며, 따라서 이러한 원거리 딜러의 너프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건 탑 탱커들입니다. 

- 성장형 정글러의 티어 상승, 낮아진 바텀 중요도

13.6 패치와 13.7 패치는 같이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13.6 패치와 13.7 패치의 핵심은 정글이지만 13.6 패치에서 죽음의 무도 아이템 패치가 있었으니 전사 아이템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라이엇은 전사가 과도한 탱킹 능력을 가지고 있단 점을 바꾸고자 아이템 조정을 했습니다. 조정을 요약하자면, 선혈의 포식자를 포함하여 전사 챔피언들이 높은 체력을 올릴 수는 있지만 방어력 및 마법 저항력 부분은 챙겨 가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전사들의 실질적인 탱킹력이 많이 낮아졌으며 전사 챔피언은 탱커에 비해서 대미지는 강하지만 탱킹력은 부족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패치의 핵심은 정글 챔피언 조정입니다. 특히 프로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오공, 세주아니, 바이를 하향하고 성장형 정글이라고 할 수 있는 니달리와 카직스를 상향했습니다.

사실 현재 성장형 정글러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13.05 패치에서 있었던 정글몹 골드 획득량 버프, 렌즈 너프, 정글 미니언 경험치 너프라는 종합 세트 덕분이지만, 당시에는 자르반 4세, 리 신과 같은 전사 챔피언들이 과도한 상향으로 워낙 좋은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에 충분히 견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3.6 패치와 13.7 패치에서 앞서 말한 챔피언들과 더불어 리 신과 자르반 4세가 하향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성장형 챔피언, 특히 AP 챔피언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것처럼 바텀 라인전이 정상화되면서 더 이상 정글러가 하루 종일 바텀을 신경 쓸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성장형 정글 챔피언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운영할 수 있게 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정글 메타의 변화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탑 역할군은 탑 탱커입니다. 간단합니다. 탑 탱커는 1:1 라인전은 약하지만 갱 호응은 뛰어난 챔피언들입니다. 문제는 탑 탱커는 다른 라인에 비해 성장 기댓값이 낮기 때문에 정글 입장에서는 갱킹 우선도가 낮다는 점입니다. 

낮아진 바텀 라인전 중요도와 성장형 정글러들의 등장은 이러한 딜레마를 상당 부분 해결해줍니다. 정글 입장에서는 반드시 바텀 라인전에 개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탑 동선을 설정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갱킹각이 자주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탑 탱커 챔피언의 성장 기댓값이 낮은 점은 성장 기댓값이 높은 성장형 정글러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됩니다.

마지막으로 정글에도 성장형 정글러가 등장하게 되면서 대미지를 넣을 수 있는 챔피언은 너무나도 많고, 이를 받아줄 챔피언이 결국 탑에서 등장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현재 정글에서 가장 뛰어난 1티어 챔피언인 니달리, 카직스, 카서스는 모두 CC기가 부족합니다. 변화된 정글 메타는 탑 탱커 챔피언들에게 압도적으로 웃어 주고 있습니다.

통계적 근거도 어느 정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탑 탱커 챔피언 뽀삐, 오른, 사이온, 말파이트, 마오카이는 현재 1티어급 정글이면서 성장형 정글인 니달리, 카직스, 카서스, 이블린과 함께 모두 5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자체적인 성능이 좋은 챔피언들의 조합인만큼 참고 수준이라고 봐야 하지만, 탑 탱커라는 역할군 자체가 메타에 부합한다는 해석을 내놓을 수는 있는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탱커에게 호재라면 어째서 그 동안 탱커가 저평가받았는지를 궁금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패치 내용은 분명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탱커 메타를 주도한 것은 아이템이지 이러한 간접적 패치로 인한 간접 버프 및 메타 변화가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패치의 영향은 탱커 챔피언과 전사 챔피언을 구분하며 발생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탱커는 전사에 비해서 CC는 좀 더 강력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모든 면에서 좋지 못한 역할군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전사 아이템 패치를 통해 탱커 아이템과 전사 아이템이 확실히 구분되면서 탱커와 전사 역할군 또한 구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탱커가 드디어 전사를 제치고 메타에 따라 티어가 높아질 여지가 생겼습니다.

<롤>이라는 게임에서 티어를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메타이며 탑 탱커는 현재 메타에 가장 부합하는 역할군이 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높은 승률을 기록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패치에서 탑 탱커들이 상한가를 쳤기 때문에 다음 패치에서 조정을 피할 수 없겠지만, 드디어 전사가 아닌 탱커가 메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점만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 MSI에서도 탱커들의 활약이 이어질까?

  이번 LCK 결승에서 양 팀 모두 탱커를 고른 4세트를 제외하면, 좀 더 탱커에 가까운 탑 챔피언을 고른 팀이 승리했습니다. 그렇지만 플레이오프에 사용된 13.5 패치나 13.6패치가 탱커 메타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LCK 플레이오프의 경우는 크샨테, 나르, 그라가스가 제일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며 LPL의 경우는 케넨, 크샨테, 잭스, 사이온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최상위권 팀들의 경기에서는 라인 주도권 및 사이드 운영 주도권도 고려하기 때문에 한타에만 강점을 가진 순수 탱커보다는 다재다능한 챔피언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LEC)  

13.08 패치의 솔로 랭크에서 탱커들의 승률이 높은 이유는 현재 메타가 한타로 승패가 결정되며 원거리 딜러의 너프로 탱커가 활약할 여지가 더욱 커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탱커의 약점인 라인전도 바텀 라인전 메타가 끝나고 성장형 정글러가 유행하면서 개선되었습니다.

프로 경기에서도 이러한 메타 자체는 다르지 않지만, 문제는 프로 레벨에선 탱커의 약점을 훨씬 더 잘 공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바텀에서는 반반 라인전을 목표로 하는 하이퍼 캐리형 원딜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반 스노우볼의 핵심은 상체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탑 라인 주도권이 어느 정도 중요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프로 경기에서는 딜러가 탱커를 충분히 뚫을 수 있는 시간까지 기다려주는 경우가 많으며, 거리를 재는 능력이 뛰어난 최상위권 원딜들이라면 점멸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탱커의 궁극기보다 오히려 진입각에 따라 반응하기 어려운 케넨, 그라가스, 나르의 궁극기가 위력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탱커보다는 다재다능한 챔피언이 좀 더 우선시되며, 탱커는 밴픽 전략이나 구도가 맞춰져야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파이트의 점멸 궁극기에 4인이 모두 점멸로 반응하는 유명한 장면 (출처: LCK)  

이번 MSI에도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MSI의 바텀 쪽 메타는 거의 고정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체의 밴픽이 중요할 것입니다. 정글 챔피언들의 티어를 빠르게 정하는게 중요해 보이며 이를 받쳐줄 미드와 탑 챔피언들도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 탱커인 말파이트, 사이온, 마오카이, 오른보다는 다재다능한 크샨테와 뽀삐가 탱커 챔피언 중에서는 제일 선호될 것으로 보이며, 탱커는 아니더라도 한타에서 강력한 영향을 가진 그라가스와 케넨이 자주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탱커들이 등장할 때 마다 이를 잡아먹기 위해서 등장하는 나르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5 패치 때와 비교했을 때 정글 성장 메타의 변화가 극명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비교적 탱커에 가까운 탑 챔피언들을 선호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탑라이너들이 칼챔으로 팀을 캐리하며 승리하는 꿈을 꾸지만, 현실적으로 팀의 승리를 위해서는 탱커도 잘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솔로 랭크에서의 탑 탱커 강세가 이번 MSI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여전히 프로 경기에서는 다재다능한 전사 챔피언들이 강세일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3줄 요약 1. 이런저런 패치가 진행되며 2. 탱커 챔피언 티어가 3. 상당히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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