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가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팀 순위 경쟁만큼 팬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해당 시즌 라인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올프로입니다. LCK 스프링 정규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올프로 역시 윤곽이 잡혀 나가고 있지만, 원거리 딜러 부분은 아직 확실히 예측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 이유는 올 시즌 메타상 바텀의 승패가 게임의 승패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으며, 상위권 팀에 좋은 활약을 펼친 원거리 딜러 선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순위 경쟁도 치열하다 보니 우열을 가리기 더더욱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친 상위권 팀 5명의 원거리 딜러의 지표를 살펴보며, 이전 올프로 투표 양상을 바탕으로 어떤 선수가 역대급 경쟁을 이겨내고 올프로에 선정될 수 있을지 예상해보고자 합니다.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기존의 올프로 투표 양상
작년 올프로 팀은 분명 팀 순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퍼스트 팀이 그런 경향이 강했습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하는 팀이 존재했기 때문이죠. 이번 시즌도 T1이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확정지었기에 퍼스트 팀 경쟁에서는 T1 선수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권 팀들간의 순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점에서 2021 LCK 서머를 생각나게 합니다.
2021 LCK 서머 시즌 당시의 올프로 투표 양상을 보면 팀 순위 보다는 선수 개인의 활약을 중시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팀의 승리에 기여도가 높았을 때 올프로 투표에서 유리한 모양새였으며, 반대로 팀의 승리에 기여도가 낮다면 불리한 모양새였습니다.
올프로 퍼스트팀이 근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퍼스트 팀에 선정된 기인, 피넛, 쇼메이커, 덕담, 케리아 선수 모두 팀내 승리 기여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은 선수들입니다. 팀 내에서 승리 기여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던 쵸비 선수는 플레이오프에 들지 못했지만 서드에 선정됐습니다.
(출처: LCK)
문제는 현재의 바텀 메타입니다. 이후 지표를 통해서 추가 설명을 하겠지만 현 메타는 바텀 주도권이 곧 게임의 승패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팀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포지션은 결국 원거리 딜러이며 이런 맥락 하에서는 팀의 성적과 원거리 딜러의 성적을 결코 분리해서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원거리 딜러들이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높다 보니 오히려 팀 순위와 선수 개인의 기여도를 나누어 보기 어려워진 것이죠. 팀 성적과 개인의 팀 기여도를 나누는 기준 자체가 원거리 딜러 한정으로는 약간 모호한 상태다 보니 투표 기준을 선정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 데이터로 보는 원거리 딜러들의 활약상
데프트 선수는 모든 지표 부분에서 1,2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KDA 부분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마유시 선수의 경우는 GPM과 15분 골드 격차 부분에서, 바이퍼 선수는 DPM 부분에서, 페이즈 선수는 KDA과 킬 부분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에이밍 선수의 경우엔 대중적인 지표는 아니지만 팀파이트 대미지 지표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446.99로 원거리 딜러 부분 1위)
이 지표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신뢰도가 높은 지표는 '15분 골드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 LCK에서 원거리 딜러가 15분 골드 격차를 앞선 경우 게임을 승리할 확률은 대략 72.4%입니다. (142/196)
현재 메타를 고려해 보면 당연한 결과이면서도 확실하게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거리 딜러가 15분 골드 격차를 1,000골드 이상 앞설 경우에는 87.1%의 확률(54/62)로 게임에서 승리했습니다.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게임에서 승리한 셈입니다.
여기서 데프트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확실하게 안정적인 15분 지표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1000 골드 격차를 허용한 적이 단 한번 밖에 없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구마유시 선수는 데프트 선수와 비슷한 지표를 보여주면서도 +1000골드를 무려 13번이나 기록하는 괴력을 보여줬습니다. 이처럼 강한 라인전이 인상적입니다.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딜 교환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과감하게 점멸까지 사용하며 라인전과 게임 판도를 유리하게 이끌었던 구마유시 (출처: LCK)
바이퍼 선수의 경우는 -1000 골드 격차를 단 2번밖에 허용하지 않았음에도 팀의 득실이 적다는 점에서 불운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1000 골드 격차를 비교적 적게 기록한 점도 후반을 바라보는 팀 운영의 영향을 감안해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데프트 선수와 구마유시 선수는 남은 경기와는 상관없이 올프로에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퍼스트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표면에서는 데프트 선수가 조금 더 앞서지만 팀 성적 및 강한 라인전 능력에선 구마유시 선수가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LCK)
남은 자리에서는 페이즈 선수와 바이퍼 선수 그리고 에이밍 선수가 경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페이즈 선수의 경우는 팀 내 비중이 비교적 낮다고 평가받고 있는 점이 최근 투표 추세를 봤을 때 아쉬운 부분입니다.
게다가 다른 후보들 모두가 베테랑이기에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다만, 신인이라고 하더라도 최근 올프로에 선정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투표에 있어서 2라운드 비중이 좀 더 높은 느낌이기에 이 부분은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바이퍼 선수의 경우는 팀 내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최근 투표 추세에 부합하며, CS 격차를 비롯한 몇몇 지표를 참고했을 때 불운했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페이즈 선수에 크게 밀리지 않는 라인전 지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팀의 성적이 비교적 하락세라는 점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한화의 핵심을 맡고 있는 바이퍼 (출처: LCK)
에이밍 선수의 경우는 라인전 지표는 다소 경쟁자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15분 라인전 지표를 앞서나갔을 경우 '단 한 번' 밖에 지지 않은 점이 인상적입니다. (18/19)
또한, kt의 최근 상승세가 좋고 안정감을 찾은 에이밍 선수의 폼도 매섭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 가산점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에이밍 선수는 13일 기준 평균 데스에서 1.2, 분당 CS에서 10.2를 기록해 두 부분에서 원거리 딜러 중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3월 16일 경기에서 올프로 경쟁자인 데프트 선수와 구마유시 선수, 페이즈 선수와 바이퍼 선수가 서로 맞붙는다는 점입니다. 한 경기가 시즌 전체의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 올프로를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충분히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합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원거리 딜러가 궁금하다면 3월 16일 두 매치를 주목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