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LCK에 '비원딜 바람'이 불 수 있을까?
최근 솔로 랭크에서 심상치 않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바텀 라인에 AD 원거리 딜러가 아닌 챔피언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 하나는 베이가고, 하나는 초가스다. 연속된 버프를 통해 충분히 쓸 만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두 챔피언은 솔로 랭크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LCK 팬들은 두 챔피언들이 곧 프로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논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 무대에서 두 챔피언은 소기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바텀 베이가는 LCK CL 무대에 데뷔해 1승 1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초가스는 3월 9일 진행된 T1과 DRX와의 경기에서 첫 데뷔해 나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며 첫 1군 무대 데뷔전을 승리로 마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너 설마 그 픽을...? 옆에서 초가스 픽을 지켜보는 '케리아' 류민석이 인상적이다. (출처: LCK)
# 사거리 버프 받고 뛰어오른 베이가
베이가가 바텀 라인에서 존재감이 커진 이유는 Q스킬과 W스킬의 사거리 증가다.
13.4 패치를 통해 베이가의 Q스킬은 사거리가 100, W스킬은 50이 버프되며 애매한 사거리로 낮은 평가를 받던 베이가의 평가가 크게 올라갔다. 특히, Q스킬은 파밍과 견제 둘 다 가능한 베이가의 핵심 스킬인 만큼 사거리 버프가 상당히 체감된다는 평가다.
버프 이후의 승률도 상당히 높다. 9일 기준 바텀 베이가는 플래티넘 이상 솔로 랭크에서 54.1%로 승률 1위며, 다이아몬드 랭크 이상 게임에서도 52%로 좋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6%를 넘지 못하는 낮은 픽률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좋은 성적이다.
9일 기준 바텀 베이가의 솔로 랭크 통계
바텀 베이가가 라인 킬을 노리고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E스킬 '사건의 지평선' 덕분에 갱킹 호응이 좋다는 점도 호평받는 요인이다. 생존기가 적은 원거리 딜러 입장에서는 사건의 지평선을 빠져나가자니 스턴에 걸리고, 안에서 버티자니 3초 동안 스킬 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CC기가 있는 서포터의 스킬을 확정 적중시키거나, 정글러와 협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33% 미만의 체력을 가진 적에게 추가 대미지를 주는 궁극기 '태초의 폭발'도 상당히 강력하다. 게임 후반부 스킬을 제대로 적중시키면 상대방의 딜러 챔피언을 말 그대로 삭제시킬 수 있기에, 후방 포지셔닝을 강제할 수 있다.
사건의 지평선을 잘 활용하면 몸이 앞으로 쏠린 상대를 잡아내기 좋다. (출처: LCK CL)
실제로 바텀 베이가는 LCK CL에서 농심 챌린저스의 '지우' 정지우의 선택을 받아 좋은 모습을 보였다. T1 루키즈와의 경기에서 베이가를 선택한 지우는 6만 5천의 딜량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여주며 게임을 이끌었다. 28분경 진행된 용 싸움에서는 정글러의 도움이 있었지만, R스킬과 W스킬 두 개를 적중시키는 것으로 상대 미드 라이너를 사라지게 만드는 마법을 보여 줬다.
다만, 베이가의 라인전이 강하지 않다는 단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우는 3월 9일 진행된 농심 챌린저스와 디플러스 기아 챌린저스와의 경기에서도 베이가를 선택했지만, 라인전부터 시작된 집요한 견제에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패배했다.
라인전에서 집요한 견제를 받은 베이가 (출처: LCK CL)
미드 라인과의 스왑도 고려해 볼 수 있다. LPL에서 베이가는 미드 라이너로 사용됐다. 펀플러스 피닉스와 TT의 경기에서 '유칼' 손우현이 선택했으며, 중요한 순간에서 플레이메이킹을 위해 앞으로 나온 미드 애니를 사건의 지평선과 궁극기를 통해 단번에 처치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몸이 앞으로 쏠릴 때마다 애니는 베이가에게 삭제됐다. (출처: LPL)
# 광역 에어본 스킬의 쿨타임이 무려 6초? 바텀 초가스
최근 버프를 받은 '초가스'도 바텀 라인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다이아몬드 티어 이상 솔로 랭크 승률은 45%로 낮지만, 숙련도와 상황이 받쳐준다면 충분히 쓸 만한 픽이라는 평가다.
초가스의 핵심 스킬은 Q스킬 '파열'에 있다. 1초의 광역 에어본 이후 1.5초의 60% 둔화라는 상당히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쿨타임은 1레벨에 6초며, 주문력 계수는 1.0이다. 사거리도 950으로 상당히 긴 편이다.
파열은 이처럼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긴 시전 딜레이 덕분에 예측하기 쉬우며, 마나 소모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동기가 없는 초가스의 유일한 원거리 기술이기에 적중시키지 못한다면 못한다면 급격히 무력해진다는 단점도 무시할 순 없었다.
그러나 12.22를 시작으로 초가스가 많은 버프를 받았기에 다시금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12.23 패치에서는 패시브의 마나 회복량이 증가했으며, 13.4 패치에서는 Q의 피해량이 증가함과 동시에 마나 소모량이 줄어들었다. '마법공학 벨트'가 대신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초가스가 최근 대세 아이템으로 떠오른 '영겁의 지팡이'와 잘 맞는다는 점도 크다.
연속해서 버프를 받은 초가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덕분에 초가스는 최근 바텀 라인에 다시 얼굴을 비추고 있다. 특히 이동기가 적은 챔피언들에게 강력하다는 평가다. 패시브로 인해 라인에서 버티는 능력이 좋으며, Q스킬의 에어본과 W스킬의 침묵, 궁극기의 폭딜을 통해 갱킹 호응도 뛰어나다. 바텀 초가스는 CC기가 있는 서폿과 궁합이 좋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최근 버프를 받은 세나와도 단짝이라는 평가다. 룬 역시 '유성'을 주로 기용하며 Q를 통한 포킹과 폭딜 능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에 몇몇 선수들을 중심으로 초가스가 연구되고 있다. 데뷔 전 초가스를 많이 플레이한 것으로 알려진 '구마유시' 이민형이 솔로 랭크에서 종종 꺼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3월 21일에는 LCK CL에서 농심 챌린저스의 '지우' 정지우가 선택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초가스를 꺼낸 세트는 패배했지만, 농심 챌린저스는 1, 3세트를 얻어내며 T1 루키즈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3월 9일 진행된 T1과 DRX와의 경기에서는 원거리 딜러 5밴을 당하자 '구마유시' 이민형이 바텀 초가스를 꺼내들며 게임에서 승리했다. 바텀 초가스의 LCK 데뷔 첫 무대다. 경기에서는 세나, 초가스, 그라가스가 서로 스킬을 연계해 '크로코' 이민형의 세주아니를 잘라 내는 모습이 등장했다.
T1이 보여준 초가스를 활용한 스킬 연계 (출처: L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