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즌 : 9시즌 말기는 확실한 롤의 전성기였고, 그때 나도 롤을 시작했다. 예전에도 건든적은 있지만 봇전에서 가로막히고 가붕이도 불가능한 피지컬이라 바로 포기했는데 이때 시작하면ㅅ니 서폿이라는 포지션을 알게되고, 당시까지는 좋았던 소나와 서폿에 흥미를 갖게되었다. 아직 실력도 안좋았고, 하필 당시 소나의 성능이 소나타릭 저격 너프로 4티어 정도였기에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런데 놀부 심보 때문인지 오히려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실버를 솔랭으로 시작한지 3개월여만에 달성했다.
10시즌 : 시즌 초에 소나가 대폭 보상 버프를 받으면서 내 티어도 안정적으로 쭉쭉 올랐다. 여전히 쓰레기 취급을 받긴했지만 성능상 9시즌보다는 확실히 좋았던데다 내 실력도 향상해서 금방 플레까지 갔다. 그리고 10.17 패치로 소나럭스로 인한 폭풍 직접 너프로 소나가 장인들도 수습 불가능한 나락으로 가며 나조차 다른 것을 파기 시작했다.
11시즌 : 이때부터였을것이다. 롤이 뭔가 잘못되어간것이. 9~10시즌 당시 유틸폿들이 그렇게 활약을 하는게 싫었는지, 신화템 시스템 도입과 함께 많은 아이템이 사라지고 변경되고 너프당했다. 내가 즐겨쓰던 쌍둥이 그림자, GLP, 성배는 삭제되고, 향로는 그냥 갈 수 없을정도로 가성비가 처참해졌으며 그 밖에 서포터로서 할 수 있는 많은 플레이들이 제약당했다. 이때의 부적응과 슬럼프로 인해 11시즌은 골드로 마무리했다. 우연찮게도 생배, 어뷰징 등의 천상계에서 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시작된 것도 이 시점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나같은 중티어 이하는 별 상관 없는 이야기인줄 알았다.
12시즌 : 소나가 리워크 및 보상버프를 받고 라이엇이 전반적으로 유틸폿과 그 전용 아이템을 밀어주면서 오랜만에 플레를 왔다. 여전히 생배와 어뷰징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중티어~하위티어에 속한 나에게 와닿는 문제는 아니었다. 근데 그때는 몰랐었다. 설마 이때가 10시즌 이후로 그나마 롤이 재미있고 할만했던 마지막 시기라는 것을...
13시즌 : MMR 대폭 개편과 에메랄드 티어가 도입된 영향탓인지 소위 '박치기 공룡'이 지나치게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12시즌까지는 적에게 벽도 많이 느끼고 아군이 그렇게까지 못한다는 생각이 안드는 나였는데 이때부터는 적이든 아군이든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 천상계 사람들에게 질문해도 그건 그냥 2인분 이상을 못해서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들에게는 여전히 생배와 어뷰징만이 문제였던것이다. 확실한건 이때부터 뭔가 확실히 롤이 다른 차원으로 병들어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14시즌 : 신화템 시스템이 드디어 삭제되는 등 라이엇이 어느정도 문제를 인식하고 진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게 너무 늦었던탓일까... 13시즌에 만년 브론즈 등의 심해티어들이 판수박치기와 기형적인 랭크 시스템으로 다~마 이상 티어로 간 영향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천상계든 심해든 모든 티어에서 여태까지와 비교도 안되게 플레이적 피로도가 늘기 시작했다. 소위 '통나무'의 시작이었다. 그전까지의 2인분 이상 해야 티어오른다는 천상계 사람들도 '통나무'를 계속 드는것이 얼마나 힘든건지 왜 중티어 이하 사람들이 통나무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2인분을 왜 힘들어하는지 뼈저리고도 반강제적으로 경험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 '내 말 맞지?' 라는 통쾌함보다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15시즌 : 현재다. 벌써 9월이다. 분명 유저와 라이엇 모두 노력은 하는거 같은데 아직 제자리다. 서폿의 파워는 24시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줄기만 줄지, 늘지는 않았다. 정작 영향력은 계속 커져갔다. 한마디로 영향력 큰 도구였다. 그런걸 누가 재미없어서 왜 하냐... 그나마 재밌는 딜폿과 유틸폿들조차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약해진 자체 파워로 더욱 줄어들었다. 이제는 중티어 이하에서 서폿으로 꼬인 악성 유저가 트위치 서폿, 샤코 서폿, 르블랑 서폿을 들고 타 라인에 알박기 하면서 게임승패와 아군 원딜 관계없이 즐겜하는 서폿 유저들을 안보기가 더 힘들어졌다. 소나를 싫어하던 원딜들이 이제는 소나조차 좋아할 지경으로 멘탈이 나가고, 정글은 정글대로 멘탈나가고, 게임을 정상적으로 굴리면서 하는 판이 나오지가 않는다.
과연 롤이 이렇게되기까지가 우연이었을까? 과연 라이엇만의 문제였을까? 등등의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