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진짜 많이 착각하는게, 본인은 팀 내에서 누가 잘하는 지 판단이 가능하고, 본인들의 티어가 낮은 건 팀원들의 실력이 부족한 것이며, 본인은 부계 대리를 구별할 수 있고, 프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람하는 입장에서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절~ 대 아님.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서폿이 잘하는 걸 아는 사람은 같은 팀 원딜밖에 없다고 하잖아. 왜냐면 같은 라인전을 서니까.
근데 생각해보면 아군 서포터는 기본도 모를 것처럼 게임하는데 왜 자기랑 같은 티어일까? 생각해본 적 있어?
다른 판은 잘한다? 기본도 모른다며. 근데 어떻게 티어를 올려. 덧셈을 못하는데 곱셈을 어떻게 하냐고.
간단해. 니네가 보는 게 전부가 아니야.
니네는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걔네들도 그 티어까지 오면서 얻은 경험과 기억들이 있기 때문에 니네가 보기에 못한다고 느껴져도 걔네 경험에서는 이게 되는 거야. 그리고 실제로 그게 되기 때문에 티어를 올린 거고.
정글을 예시로 들게.
근데 아군 라이너들은 자신들에게 갱을 안 왔다, 옵젝을 못 먹었다, 카정을 치다 죽었다. 이런 눈에 보이는 정보만으로 아군 정글을 판단하거든?
근데 실상은 그 정글들도 대부분 이유가 있고, 그런 플레이를 하는 데에는 다들 이유가 있어.
그렇기 때문에 상대 정글이 잘하는 걸 아는 사람은 게임 내 10명 중에 정글러들밖에 없어.
정글러들만이 정글러가 얼마나 잘하는 지 알아.
와 동선 개 깔끔하다 와 이걸 털어? 와 미쳤다 벽 느껴진다. 이런 걸 아는 사람은 같은 포지션밖에 없어.
이 글을 왜 올리냐면 방금 어떤 게임을 하는데 상대가 줫나 잘하더라고. 동선이 말이 안 되더라. 근데 끝나고 보니까 그 정글이랑 미드랑 대판 싸우고 있었어. 미드가 정글 개 못한다고 개 꼽주고 있더라.
난 이해할 수 없었지.
와 저 정글조차 못한다고 욕 먹으면... 대체 저 미드는 어떤 정글을 원하는 거야?
비단 정글 뿐만이 아님. 예를 들어 미드 라인전을 하는데 우리가 아는 건 우리 미드가 솔킬 따였다 뿐이지. 상대 미드가 얼마나 스킬을 잘 피하는지, 어떤 각을 봤는지는 서로밖에 몰라. 아군들은 각각 라인전 하다가 아군 미드가 따이고 상대 미드가 로밍 왔을 때 즈음에서야 미드 차이가 난다는 걸 알지.
lck도 마찬가지야.
일반인 중에선 프로 정글러들의 동선을 이해할까말까 하는 수준임.
근데 다른 라인을 한다던가, 아니면 아예 게임을 안 돌리는 유저들이 프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이해했다는 듯 지껄이는 걸 보면 어이가 없음.
물론, 아예 눈으로 보이는 것도 있지. 예를 들어 아지르 아예 반대 방향으로 쓴다던가, 카이사가 이상한 곳에서 발사를 한다던가. 그런 건 누구나 알지만......
ps에 올라온 쵸비의 라인전 영상을 보면 감탄이 나올걸? 쵸비가 상대의 스킬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그걸 어떻게 피하는지는 미드라이너들만 알까말까임. 우리가 감탄하는 건 가끔가다 대놓고 죽으라고 쏜 각을 회피한 경우에나 우와아아아~ 하지 대부분 자잘한 무빙은 신경도 안 쓸걸.
롤뿐만이 아님.
이건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야. 체스나 바둑 같은 머리 쓰는 것말고도 축구, 야구 같은 몸 쓰는 종목들도 그래. 왜 골 찬스인데 쟤는 저기 있음? 답답하네! 했는데 사실 그 선수는 공이 그쪽으로 올 줄 알고 있었던 거야. 근데 패스하는 쪽의 실수로 공을 못 받은 거지.
이런 상황에 사람들은 패스를 못한 쪽이 아니라, 패스를 못 받은 쪽을 욕해.
사람들은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자기 분야가 아니면 5할도 이해 못해. 아니, 이것도 많이 쳐준 거지. 2할이나 이해할까?
'니 논리대로면 모든 일에 비판해선 안 되겠네?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건 아님. 예를 들어 경찰이 칼부림 사건 당시 도망쳤다고 '그 경찰의 마음을 이해해주세요~ 다 생각이 있었겠죠.'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 경찰은 시민을 지키는 게 의무인데 그 의무를 내팽개치고 본인만 살려고 한 거니까.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자기 분야가 아니라면 욕하기 전에 '조금만 생각해보자'임. 물론 여기서 글 이렇게 올린다고 많은 사람들이 볼 지는 모르지만.
초간단 요약.
정글 안 해본 자들은 정글을 욕하지 마라. 이 x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