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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옵붕이가 먹어봤던 가장 맛있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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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8년 11월.

포항에 사는 옵붕이는 겨울철을 맞이해 친구들과 함께 기합찬 낚시를 나갔었다.

그러나 뜬방파제에 입성한지 4시간이 지나도록 낚싯대는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우리는 간절한 바람을 가지며 낚시대의 초릿대가 떨리기를 바랬지만 떨려오는 것은 우리의 몸 뿐이었다.

그러던 7시 30분 즈음. 드디어 뜬방의 끝자락에서 한 아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등어 나온다!!"

뒤이어 반대편 외항 쪽에서도 한 아재의 외침이 들려왔다.

"야! 삼치도 나온다!! 빨리 던지라!!"

그 말을 듣자 우리는 무슨 간식 훈련받은 강아지들 처럼 일사분란하게 채비를 준비하고 인원을 나눠서 낚싯대를 던지고 계속해서 감았다.

해수면의 근처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고등어...놈을 잡기 위해 던진 낚싯대를 하염없이 감는다. 그 순간.

"어?! 야!!"

친구의 짧은 부름과 함께 그곳으로 달려간 나의 눈에는 아름다울 정도로 휘어있는 초릿대가 보였고 그 초릿대의 끝은 마치 힘싸움을 하듯 떨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간이나 물고기와 씨름을 하던 도중, 친구가 올린 고등어를 시작으로 우리의 낚싯대들이 일제히 바다를 향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고 우리의 어망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고등어와 삼치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리고 가득 찬 어망을 들어올리자 근처에 있던 출조를 나온 아저씨들이 다가와 우리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걸었다.

"아지야, 거 고기 좀 줄래? 아저씨들이 손질해가 줄 테이까 같이 묵자."

그 말을 들은 나는 생각했다. 아무리 많이 잡았어도 고등어랑 삼치는 금방 죽는 생선...그렇기에 이 아저씨들에게 몇 마리를 주고 손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몇 분에서 오셨어요?"

거래는 성사되었고, 삼치와 고등어를 각각 세 마리씩 가져간 아저씨는 이내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 무언가가 가득 든 봉투와 접시 하나를 든 채로 말이다.

"아나, 여 쪼매 섞였는데 잘 골라가 무으레이." "아... 감사합니다." "으이~"

짧은 인사를 마치고 돌아간 아저씨를 뒤로 하고 나는 낚싯대를 정리중인 친구들에 돌아갔다.

"야, 아까 아저씨가 회 썰어줬는데 무을래."

그렇게 다시 육지로 가는 배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아저씨가 썰어준 고등어 두 마리와 삼치 한 마리가 담긴 접시를 비우기 시작했다.

11월의 바다에 부는 칼바람과 초장조차 없는 그런 회였지만 나에게는 그 어떤 회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맛이었다.

PS: 사실 나는 초장보다는 간장파라서 일부로 초장 안 받았다. ㅎㅎ 미안 애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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