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일까..?
오랜만에 해외여행 다녀왔음. 2번째고 친누나랑 다녀옴. 누나는 여행이 처음이라 나한테 전적으로 맡겼고. 나도 도쿄는 처음이라 이거저거 알아보면서 제일 재밌을 거 같은 루트로 짰음.
(누나가 사진찍는걸 좋아해서 대부분 인증샷 위주긴 했음)
이렇게나 돈 펑펑 쓴 여행도 처음이고, 하고싶은거 다 했고, 신기한 거 많았고, 일정대로 운도 잘 따라줬거든. 근데 비틱질 하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뭔가...뭔가 답답함. 분명 재밌지 않을 이유가 단 하나도 없는데 뭔가 답답한 느낌.
다녀와서 한 것들을 쭉 생각하거나 읊어보면 참 재밌었는데도 신기하게 첫 해외여행보다 들뜨고 그러진 않았음.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고 답답해
다시 읽어보니 이 문장이 눈에 띄네 (누나가 사진찍는걸 좋아해서 대부분 인증샷 위주긴 했음) 여행가서 사진, 추억 남기기에 너무 매몰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거 왜 여행가면 남는거 사진밖에 없다 라는 말이 있기야 하다만 난 요즘 아이돌들 공연보면 드는 생각이 하나 있는게, 넌 아이돌 공연 ‘아이돌 시점’에서 본 적 있음? 그거 보면 관중석에 사람 얼굴 아예 하나도 안보이고 핸드폰만 보이거든? 근데 그게 의미가 없는게 아무리 좋은 자기 개인 핸드폰으로 찍어봐야 방송용카메라나 대포카메라 뭐 그런거에 비할바가 아예 못되는데 본인 눈으로 보는것보다 화질이 반의반도 안되는 핸드폰화면만 들여다보고 오는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거지. 어차피 그거 나중에 다른놈들이 올려주던가 콘서트 영상 올라오거든 요는 어디 여행가서도 밥먹고 촬영하고 어디갔다가 촬영하고, 뭐 하나하나 하는것, 먹는것마다 촬영할게 아니라 내가 어디 놀러갔다. 뭐 먹었다 최소한만 기억나게끔 찍고 걍 거기서 말 그대로 ‘놀러’ 갔다와야 재밌는건데 넌 과연 거기 가서 제대로 ‘놀았’는지 모르겠네
이것도 맞는 말인듯 아무래도 한두가지 이유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닌 것 같고, 복합적이겠지만 큰 뿌리는 자유여행임에도 패키지처럼 갔다는거(내가 원하는 여행은 좀 더 느긋하고 편안한 여행인 것 같고)라, 나도 군대가기 전 마지막 해와여행인거라 좀 아쉽긴 한데 누나가 잘 즐겼다고 계속 말했으니 좋은 가이드 일 했다 치고, 앞으로 어떤 여행이 더 재밌을지 틀을 잡은걸로 만족하기로 했음. 덕분에 생각정리가 잘 되네 고맙다
미드라이즈버프기원뭐 그래 그럼 됐지 군대 고생하고..
님이 존나 재밌게 본 인생 역작 영화 다시보면 그만큼의 감동이 있음? 뭐 몇 영화를 꼽을 수 있겠다만 인터스텔라 예를 들면 처음 봤을때의 카타르시스를 100이라 치면 두번째는 80 세번째는 70 네번째는 60 .. 뭐 그런거지
그런건가.. 너무 기대가 높았던 걸지도 재밌게 놀았으니 만족하는게 맞는데 뭔가 현실감이 안느껴져서 푸념한번 해봤음 고맙다
괜히 ㅇㅇ 안본 뇌 삽니다 하는게 아니잖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