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의 더듬이가 사라졌다.
그 사실을 발견한 B는 하마터면 마시던 차를 뿜어버릴 뻔 했다. 저 바보털, 탈부착이던가?
“저기, A씨.”
그는 제 머리 꼭대기쪽을 콕콕 손짓하며 물었다.
“여기 있던 머리카락 어디갔어요?”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지.”
“그 왜, 있잖아요. 더듬이...라고 해야하나?”
굳이 말하자면 새싹에 가깝겠네요. B가 손짓 발짓을 해가며 설명했다.
그리고 그 말에 A는 드물게 웃음을 터트렸다.
다만 B에게 바로 대답을 주지는 않았다. 그의 웃음소리가 나지막하게 잦아들 때 쯤, 아직 김이 폴폴 나는 차를 두어번 불어 입에 가져가 대고는, 한모금 작게 홀짝인 뒤에야 물어본 사람이 무안해질 정도로 짤막한 답을 내놓았다.
“차로 끓여먹었습니다.”
?
듣고도 이해가 되지 않아 B는 순간 동작을 멈추었다. 당황한 나머지 아마 숨 쉬는것도 잊어버렸으리라.
“새싹이잖습니까.”
A는 여유롭게 차를 한모금 더 마셨다.
“공자께서 지금 마시고 계시는 차도 그 새싹으로 우린 것 입니다만.”
“...네?”
그리고 B는 자신의 찻잔에 갈색 새싹이 동동 떠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
.
!
헉, 하는 헛숨을 들이키며 그가 눈을 뜬 곳은 침대 위. 침실은 새벽의 희붐한 빛조차 아직 비치지 않고 있었다.
‘꿈...이였나?’
B는 제 옆에서 곤히 자는 연인의 머리를 쓸어보았다. 두 갈래의 사랑스러운 더듬이는 아직 그대로 있었다. 그는 안도감에조용한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이불을 덮고 A의 품속으로 꾸물꾸물 들어갔다.
. . .
어떤데?
A가 여자 B가 남자쪽인데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