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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I] 데이터로 본 T1와 RNG의 '우승 후보다운' 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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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27일)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MSI 준결승전이 시작됩니다!

럼블 스테이지 1위 팀 RNG는 북미 지역 대표팀인 EG를 선택했고 2위 팀 T1은 유럽 대표팀 G2를 상대하게 됐죠. 특히 T1은 지난 2019 MSI 준결승에서 G2에게 좌절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경기는 복수를 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2019년 당시 G2에서 활동했던 핵심 선수들인 ‘캡스’ 라스무스 뷘터와 '얀코스' 마르친 얀코프스키가 여전히 팀에 속해 있어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경기 외적으로 재미 포인트가 확실한 상황이니 경기 내적인 이슈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이번 MSI에 쌓인 데이터는 어떤 얘기를 하고 있을까요? /주보국 필자(Amitis),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MSI 2022가 만든 데이터에 Take Notes!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잘 벌고 잘 때려야 진출한다! 골드와 대미지


4강 진출 팀이 갖는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일까요? 답은 골드와 대미지에 있습니다. 최근 대회의 흐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한타'는 골드와 대미지를 빼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 결승전 후보로 T1과 RNG는 이 두 지표에서 매우 인상적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분당 대미지 지표(DPM)를 살펴봅시다.

26일 기준 각 팀의 경기당 평균 대미지 그래프, RNG와 T1의 그래프가 눈에 띈다


RNG와 T1은 경기마다 만들어내는 대미지가 매우 높았습니다. RNG는 2163, T1은 2079의 수치를 가지고 있죠. 그 뒤로 G2가 1898, EG가 1895를 기록했습니다. 대미지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4팀이 모두 4강에 진출한 것이죠. 많은 관계자들이 언급한 이번 대회의 핵심인 '교전 능력'이 그래프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골드 지표를 살펴봅시다. "돈으로 때린다"는 말도 있을 만큼 대미지와 골드는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까요.

26일 기준 팀 별 평균 분당 골드 획득량, T1과 RNG의 막강한 대미지는 골드수급에서 이뤄졌다


골드 그래프도 대미지 지표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결국 치명적인 대미지를 만드는 요인은 아이템이고, 이는 골드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골드를 얼마나 대미지로 녹여냈는지 볼 수 있는 골드당 대미지 전환율입니다.

26일 기준 팀 별 골드당 대미지 환산율, 승리 플랜의 방향이 드러난다


그래프를 살피면 RNG의 경우, 경기마다 벌어들인 골드를 대미지로 바꾸는 환산율(이하 DPG)이 106%입니다. 즉 경기를 굴려나갈 때 다른 팀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골드를 대미지로 바꿔 냈다는 이야기죠. 그렇기에 RNG는 이런 '효율성'을 활용하기 위해 교전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 본인들의 강점을 살려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1의 경우 상대적으로 DPG 환산율이 떨어지지만, T1이 이번 대회에서 추구했던 방향은 철저한 운영이었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는 대신 포탑을 부수는 것에 더 집중했던 겁니다.

교전능력이 부족해서 운영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T1이 방향성을 잡았을 뿐이죠. 단순히 DPG 지표가 낮으니 RNG보다 못한다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킬을 만들어 낼 때 팀원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알 수 있는 킬 관여율 그래프를 살펴봅시다.

26일 기준 팀의 킬 관여율 그래프, 운영지향적인 T1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 눈에 띈다


# 결승전에 마주할 확률이 높은 T1과 RNG


앞서 살펴본 데이터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반드시"는 아니지만, 결승전은 T1과 RNG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두 팀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진 두 팀의 골드와 대미지 관련 지표가 뛰어났다는 이야기기였으니, 조금 더 전략 관련한 부분을 파고 들어 봅시다.

먼저 T1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T1은 이번 MSI에서 ‘운영을 통한 승리 플랜’을 선보인 경우가 많았죠. 특히 이런 부분은 경기 초반부 지표에서 잘 드러났는데요. 바로 ‘타워 방패 채굴량’입니다.

26일 기준 팀 별 경기당 포탑 채굴 획득량, T1은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포탑 방패를 채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강한 라인전 능력'이죠. 흔히 ‘체급’이라는 단어로 더 자주 언급되는 능력치입니다. 즉 경기마다 평균 9개의 포탑 방패를 가져갔다는 이야기는 적어도 '이기는' 라인이 반드시 하나 이상 존재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T1경기를 모두 보신 분들이라면 떠올릴 선수가 있죠. 바로 T1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 선수입니다. 제우스 선수는 이번 MSI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죠. 라인전이 매우 강하고 공격적으로 움직이는데, 상대 팀의 외부 개입에는 잘 당하지 않는 마치 AI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우스는 RNG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국내 해설진의 극찬을 살 만큼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죠.

T1이 흔들렸던 순간에도 건재했던 ‘제우스' 최우제 (출처: 라이엇 게임즈)

26일 기준 MSI 탑 라이너의 10분경 골드 차이. 제우스는 경기 초반부의 '골드 강도'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초반 단계에서 골드 차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대 라이너보다 미니언을 많이 수급하거나, 솔로 킬을 얻어내거나, 포탑 방패를 뜯어야 합니다. 이런 골드 격차를 보면 제우스 선수는 위 세 가지를 경기마다 항상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RNG입니다.

T1의 경우 타워 골드를 채굴하는 부분에 더 집중했다면, RNG는 좀 더 전투적으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바로 초반 운영 단계에서 피해를 가장 크게 입힐 수 있는 다이브 전략입니다.

vs SGB 경기에서 난이도 높은 미드라인 다이브 전략을 성공시킨 RNG (출처: 라이엇 게임즈)


다이브는 상대 포탑이 살아있는 동안, 포탑 대미지를 버텨가며 상대 챔피언을 잡아내는 전략을 말합니다. 보통 라인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쪽이 상대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인데요. 포탑 방패에 집중하는 것과의 차이점은 상대방을 처치해 미니언을 수급하지 못하도록 해 경험치 손해를 입혀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에 있습니다. 아래 두 그래프를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26일 기준 10분 경험치 차이를 가장 크게 벌렸던 팀인 RNG

26일 기준 경기시간 10분에 벌린 골드는 RNG와 T1이 비슷했다


과연 두 팀이 결승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대로라면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3줄 요약 1. 좀 치는 팀들이 진출 2. 경기력이 데이터에 녹아 있었다 3. 결승전은 T1 vs R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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