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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 서늘한 감각!" 그 시절 뱅, 칸, 유칼이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은 늘 둘리 일당에 당하는 불쌍한(?) 인물이다. 하지만 한 패러디 만화에서 그는 생선 뼈를 손에 쥔 채 이렇게 외친다. "서늘하고도 묵직한 감각. 2년 만이구먼" 그렇게 고길동은 잊었던 소드마스터의 기억을 되찾는다.



올해 LCK에도 이처럼 '서늘한 감각'을 되찾은 이들이 있다. 바로 아프리카 프릭스의 '뱅' 배준식, 담원 기아의 '칸' 김동하, KT 롤스터의 '유칼' 손우현이다.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것도 잠시, 세 선수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당연히 그들을 향한 시선 역시 물음표투성이였다. 하지만 세 선수는 보란 듯이 일어서고 있다. 마치 그때 '서늘한 감각'이 그리웠던 것처럼.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그때 그 시절 우리를 설레게 했던 '뱅' 배준식이 돌아오고 있다





뱅은 명실상부 한국, 아니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였'다. 특히 전성기를 함께한 SKT T1 시절 뱅은 너무나 눈부셨다. 함부로 수식어를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뱅의 활약은 빼어났다. 

 
문제는 2019년 북미로 건너간 뒤였다. LCK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리그에 진출했음에도 뱅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심지어 몇몇 이는 뱅을 두고 용돈 벌이하러 미국에 간 거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서포터 전향까지 고려하며 돌아온 LCK, 뱅은 보란 듯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실 뱅의 소속팀 아프리카 프릭스는 케스파컵에서 전패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한 데 이어 LCK에서는 1승 1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신인으로 구성된 DRX에 일격을 맞으며 고전하고 있다. 뱅, '리헨즈' 손시우 등을 영입하며 그렸던 핑크빛 미래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T1 시절 폭발적인 경기력을 뽐냈던 뱅 (출처: 라이엇 게임즈)
 

그 와중에도 뱅의 활약은 눈부시다. 2020 케스파컵, 뱅의 KDA는 6.3으로 세 경기 이상 출전한 원거리 딜러 중 우승팀 담원 기아의 '고스트' 장용준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평균 데스로 범위를 좁힐 경우, 뱅의 수치는 더욱 돋보인다. 뱅은 케스파컵 내내 경기당 평균 0.8회밖에 죽지 않았다. 해당 부문 2위권이 평균 1.4\~1.8임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그렇다고 해서 뱅이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2020 케스파컵에서 뱅은 분당 평균 475의 대미지를 기록하며 3경기 이상 출전한 원거리 딜러 중 6위에 올랐다. 언뜻 보기엔 나쁜 기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소속팀이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결코 손가락질할 수 없는 수치다.

 
뱅은 정규시즌에서도 날 선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18일 기준, 뱅은 리그 전체 원거리 딜러 중 평균 데스 최소 2위(1.2), 분당 평균 대미지 1위(468)를 기록하며 '그때 그 시절' 뱅으로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17일 펼쳐진 프레딧 브리온과의 경기, 다소 위태로워 보였던 아프리카 프릭스의 무게추를 잡아준 것 역시 원거리 딜러, 뱅이었다.

 
지금까지 뱅은 최근 몇 년간 북미에서 부진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그려낼 2021시즌이 과연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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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경기, 무게 중심을 잡은 건 뱅이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칸태식이 돌아왔구나!" '칸' 김동하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너구리' 장하권이 이탈한 담원 기아의 탑 포지션이었다. 특히 너구리가 팀 내에서 맡았던 비중이 상당했던 만큼, 많은 이는 담원 기아가 선택할 새로운 탑 라이너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내비쳤다.

  
그리고 담원 기아의 선택은 칸이었다. 

 
칸은 과거 킹존과 SKT T1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정상급 탑 라이너'였'지만, 지난해 중국 FPX로 이적한 뒤 급격히 흔들렸다. 경기력도 좋지 않았을뿐더러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며 힘든 나날을 보낸 탓이다. 때문에 칸의 담원 기아 합류가 결정됐을 때, 몇몇 팬은 이름값은 높지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칸이 너구리의 공백을 메울 수 없을 거로 전망하기도 했다.



칸의 담원 기아 합류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출처: 담원 기아)



하지만 칸은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키며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단순히 '제 몫을 하는걸' 넘어, 아예 담원 기아의 경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알맞을 정도로 칸의 활약은 눈부시다.



실제로 칸은 2020 케스파컵에서 전반적으로 빼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분당 평균 대미지(541)의 경우 탑 라이너 전체 1위에 해당한다. 물론 담원 기아가 케스파컵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걸 감안해야하지만, 분명 인상적인 수치다. 칸의 캐리력을 믿고 공격적인 챔피언을 쥐여준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셈이다.



이어진 2021 LCK 스프링, 칸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첫 경기 만만치 않은 T1을 상대로 칸이 보여준 경기력은 모두의 찬사를 끌어내기 더없이 충분했다. 칸은 지난 시즌 LCK를 빛낸 '칸나' 김창동을 상대로 피지컬은 물론, 운영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2세트에서 갱플랭크를 활용해 나르를 받아치는 장면은 전성기 칸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 해바라기의 클라이맥스에서 양기는 분노한 오태식을 보며 "오태식이 돌아왔구나, 반갑다"라고 외친다. 지금까지 칸의 활약을 지켜본 팬들의 시선도 어쩌면 이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과연 2021시즌이 끝난 뒤, 칸을 향해 팬들이 외칠 문장은 무엇일까. '칸태식이 돌아왔구나'일까, 아니면 '너구리가 그립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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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자신의 자리를 메운 칸나를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녹슨 조선 제일검이 빛을 되찾고 있다! '유칼' 손우현

'조선제일검.' 2018년 KT 롤스터(이하 KT) 소속으로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유칼에 붙은 별명이다. 당시 유칼은 소속팀의 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MVP급 활약을 펼치며 '쵸비' 정지훈과 함께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 판을 주도할 신인으로 불렸다.



하지만 뱅, 칸과 마찬가지로 유칼 역시 정상에 오른 뒤 급격히 추락했다. 이듬해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한 유칼은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지난해 그리핀과 KT에서도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물론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간혹 나오긴 했지만, 이내 그는 기억을 잃은 선수처럼 어둠을 헤맸다.



2018년 이후, 유칼은 계속해서 어둠 속을 헤맸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하지만 KT는 올 시즌 다시 한번 유칼에 모든 것을 걸었다. 스토브리그 중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KT에 유칼은, 팀을 다시 한번 영광으로 이끌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보였을 것이다.



KT의 도박 수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기억을 잃은 채 방황했던 유칼은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2020 케스파컵, 유칼은 694의 분당 평균 대미지, 32.4%의 대미지 관여율을 기록하며 전체 미드 라이너 중 1위에 올랐다. 심지어 경기당 평균 데스는 0.8에 불과했다. 독보적인 수치다. 죽지 않고 대미지를 넣는 최고의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유칼은 2021 LCK 스프링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뿜어내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 젠지와의 경기에서도 분전한 유칼은 리브 샌드박스 전에서 오리아나, 빅토르를 활용해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빅토르는 케스파컵부터 유칼의 핵심 카드로 자리매김하며 '조선 제일검'의 잊힌 기억을 조금씩 끄집어내고 있다.



모두를 설레게 했던 '조선 제일검'은 과연 찬란했던 그때 그 시절의 유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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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제일검'은 조금씩 기억을 되찾고 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